삼성 강민호가 9일 대구 LG전에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41)가 흙투성이 유니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한 경기에서 세 차례나 슬라이딩을 해 왼 무릎 통증으로 교체된 뒤였다. 그는 "프로 입단 후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건 처음"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삼성은 지난 9일 홈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승률 0.614(51승 2무 32패)를 기록한 삼성은 LG(52승 33패·0.612)를 0.002 차로 따돌리고, 하루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이 전반기 1위를 차지한 건 2015시즌 이후 11년 만이다. 강민호가 9일 대구 LG전 6회 말 결승 2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강민호는 더욱 감격적이다. 프로 입단 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2018년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그는 "프로 입단 후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웃었다.
이날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민호는 전반기 1위를 위해 몸을 내던졌다. 2-3으로 뒤진 4회 말 상대 유격수 플라이 실책으로 출루한 그는 후속 김영웅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고, 심재훈의 우익수 뜬공 때 태그업해 3루에 벤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 이어 양우현의 다소 짧은 중견수 뜬공 때 과감하게 홈으로 질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LG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 번복 없이 일찍 결론이 났다. 그는 "죽어도 홈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해서 달렸다"며 "모든 선수들이 모든 체력을 쏟아부으면서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 강민호가 9일 대구 LG전 4회 말 홈에서 득점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강민호는 6회 무사 1루에서 LG 약셀 리오스의 시속 156㎞ 직구를 공략해 좌익선상을 빠져나가는 1타점 결승 2루타를 쳤다. 이어 김영웅의 중견수 뜬공 때 다시 한 번 태그업을 시도했고, 역시나 벤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김성윤의 적시타 때 5-3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추가했다.
강민호는 7회 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장승현으로 교체됐다. 삼성 구단은 "강민호는 (주루 과정에서) 왼 무릎 통증을 호소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고 밝혔다. 삼성 강민호가 9일 대구 LG전에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불혹을 넘긴 강민호는 전반기 6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6 6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도 0.339로 좋다.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개인 통산 골든글러브만 6차례나 품에 안았지만, 아직 우승 경험은 한 번도 없다. 2024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KIA 타이거즈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강민호는 "전반기를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모두 푹 쉬고 후반기에도 좋은 분위기로 함께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민호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전반기 최종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