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호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포스터에 황정민, 조인성 선배 다음에 제 이름이 있는 걸 보는데 꿈같고 소름이 끼쳤어요.”
배우 정호연이 영화 ‘호프’로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정호연은 최근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내 얼굴을 이렇게 큰 화면에서 본다는 게 너무 꿈같고 신기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가 있지 않으냐. 지금이 딱 그런 기분”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15일 개봉한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에 외계 생명체가 출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처음 (나홍진) 감독님께 미팅 제안을 받고 하늘을 나는 거 같았어요. 처음에는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근데 감독님 눈빛이 너무 강렬한 거예요. 뭘 해도 제 인사이트를 꿰뚫어 보실 거 같은 느낌이라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미팅은 저녁 식사로 이어졌고, 정호연은 이날 ‘호프’의 시나리오까지 건네받았다. 그는 “손에 들려있는 시나리오가 세상 어떤 금은보화보다 값졌다. 집에 가는 길 내내 가방에도 안 넣고 품에 안고 갔다. 집에 가서도 진짜 내 것이 됐으면 좋겠는 마음에 제목 밑에 이름부터 적었다”며 활짝 웃었다.
배우 정호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정호연이 얻게 된 역할은 호포항 순경 성애다. 강한 책임감과 소신을 가진 인물로, 출장소장 범석(황정민)과 함께 외계 생명체를 쫓는 극의 핵심 캐릭터다.
“감독님이 성애의 코어는 ‘선의’라고 했어요. 성애는 선의에서 출발한 직진 본능이 있는 인물이죠. 또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아이고요. 이런 부분은 실제 저와 닮기도 했어요. 저도 평소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사는 편은 아니거든요. 목표가 설정되면 달려가는 추진력은 좋은데, 고뇌와 철학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죠(웃음).”
정호연은 이번 작품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6개월 동안 총기 훈련을 이어가며 소총과 유탄발사기 사용법을 익힌 것은 물론, 웨이팅 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4kg가량 늘렸다. 또 드리프트와 카체이싱 장면을 위해 수동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총기신은 장전 속도에서 연습량이 보여요. 탄창을 밑에서부터 꺼내서 장전하고 조준하는 게 쉽지 않아서 연습을 많이 했고, 개인적으로 걸림이 없는 느낌이라 행복했죠. 드리프트, 카체이싱 연습도 많이 했어요. 실제 건물에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 리스크가 큰 걸 제외하고는 거의 제가 했어요. 영화를 보면서 뿌듯했죠.”
배우 정호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정호연은 ‘호프’로 영화인의 꿈의 무대인 칸국제영화제도 찾았다. ‘호프’는 지난 5월 진행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고, 정호연은 등장과 동시에 객석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끌어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 일을 계속해도 된다고 응원해 주고 밀어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정호연의 이 같은 인기는 2021년 방영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기인한다. 2011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오징어 게임’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작품의 흥행과 함께 정호연은 단숨에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고, 국내외 할 것 없이 러브콜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다작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실제 정호연의 필모그래피에 새겨진 작품은 ‘오징어 게임’과 애플TV 시리즈 ‘디스클레이머’(2024), 그리고 ‘호프’까지 단 세 편(예능 제외) 뿐이다.
“제가 지금 겪는 모든 일은 배우로 지낸 시간, 경험, 노하우에 비해 큰 일이죠.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요. 다만 잘하고 싶으니까 욕심과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는 듯해요. 그래서 급하게 작품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저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려고 하죠. 증명하기보다 제가 가진 것 안에서 한 스텝씩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에요.”
그러면서 정호연은 “이것(성취)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감사한 기회를 받았는데 누가 마다할 수 있겠느냐”며 “다만 더 중요한 건 ‘앞으로 좋은 기회들을 어떻게 잘 풀어낼 것인가?, 더 오래 잘 유지할 것인가?’이다. 그것이 숙제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는 야무진 각오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