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KBS Drama’ 캡처 배우 하석진이 주말만 되면 시청자들을 울리고 있다. 재벌 집안에 유명 레스토랑 오너 셰프, 인물까지 출중한데 사랑하는 여자 앞에만 서면 어린아이가 된다. 그의 열연 덕분에 주춤했던 KBS2 토일드라마 ‘사랑이 온다’는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화제성까지 두둑하게 챙겨가며 ‘하석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랑이 온다’는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 후속작으로 하석진을 포함해 그룹 EXID 출신 안희연, 배정남, 윤유선 등이 출연한다. ‘깨진 가족의 파편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한 상을 차려내기’를 주제로 한 드라마에서 하석진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너 셰프 김무진 역을 맡아 한규림 역의 안희연과 러브라인을 그린다.
사진=IS포토
사실 드라마 극초반까지만 해도 혹평이 적지 않았다. 다소 진부한 신데렐라 서사와 여주인공 안희연의 어색한 연기 톤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그때도 중심을 잡으며 시청자 이탈을 막아낸 것은 하석진이었다. 그가 울기만 하면 반응이 터졌다. 헤어진 지 8년 만에 나타난 한규림이 다른 남자와 가정을 꾸렸다고 오해했을 때도, 한규림이 다시 찾아와 “보고 싶었다”며 마음을 고백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기라기보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에서 실제 커플의 이별을 직관하는 듯한 생생함이 화면을 뚫고 전해졌다.
안희연의 연기 역시 회차를 거듭할수록 무르익었고, 두 사람의 케미는 시청자들을 웃게 하다가도 가슴을 두드리며 함께 눈물짓게 만들었다. ‘무진·규림’ 커플의 서사를 담은 ‘사랑이 온다’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은 공개될 때마다 조회수 50만 회를 거뜬히 넘기며 뜨거운 화제성을 방증하고 있다.
시청률 수치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다. 1회 11.7%로 무난하게 출발했던 ‘사랑이 온다’는 6회에서 15%대에 진입하더니, 12회에서 16.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50부작의 초중반부임을 감안하면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작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의 자체 최고 시청률(15.9%)은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사랑이 온다’는 국내 OTT서비스인 쿠팡 플레이에서도 톱5에 꾸준히 랭크되고 있다. 한 OTT 관계자는 “‘사랑이 온다’는 전통적인 주말극의 문법을 따르는 작품인 만큼 중장년층 시청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OTT에서도 생각보다 유입 반응이 좋다”며 “특히 주연 배우들의 관계성과 멜로 서사가 본격화되면서 회차를 따라가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V 시청률뿐 아니라 OTT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 조사에서도 ‘사랑이 온다’는 TV-OTT 통합 부문과 TV 드라마 부문에서 모두 톱10에 올랐으며, 하석진 역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하석진 /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그간 하석진은 차가운 지성미와 세련된 비주얼을 무기로 ‘엘리트 전문직’과 ‘실장님’ 캐릭터를 전담 마크하던 배우였다.
‘혼술남녀’의 까칠한 스타 강사부터 ‘1%의 어떤 것’, ‘자체발광 오피스’ 속 스마트한 남주까지, 예능 ‘문제적 남자’와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우승으로 다진 공대 오빠·뇌섹남 타이틀은 그에게 지적인 브랜드 가치를 더해준 고유명사였다. 여기에 전작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는 조선의 왕 이규 역을 맡아 광기와 서글픔을 넘나드는 변신을 이뤄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활짝 넓혔다.
이번 ‘사랑이 온다’를 통해 5060세대들까지 사로잡으며 인지도를 확장, 본인을 감싸고 있던 스마트한 껍질을 깨고 나왔다. 그가 극중에서 흐느끼며 울 때마다 시청자들에게 유독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석진은 데뷔 연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신인처럼 늘 뜨겁다”며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거나 감정선을 잡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이 온다’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터라, 회차를 거듭할수록 하석진 표 감정 연기가 깊어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