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 아너’ 허남준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물이 늦게 들어와도 노 저을 기회를 만들기 나름이다. 2년 전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유어 아너’가 최근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 후 역주행 1위를 거뒀다. IPTV 독점 공개를 내려놓은 KT스튜디오지니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으로 거둔 성과다.
‘유어 아너’는 지난 2024년 지니 TV를 통해 공개됐고, ENA를 통해 TV 방송됐다. 배우 손현주, 김명민, 김도훈, 허남준이 빚은 몰입도 높은 서스펜스물로 최종회서 자체 최고 시청률 6.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방영 중엔 KT스튜디오지니의 당시 유통 전략상 자체 IPTV인 지니 TV가 유일한 공개 창구였기에 ‘다시 보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2년이 흐른 뒤, 지난달 20일 ‘유어 아너’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공개 6일 만에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른 3일까지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유어 아너’ 포스터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이에 ‘유어 아너’ 배우진과 제작진은 소감 릴레이로 기쁨을 나눴으며, 연출자 유종선 감독은 “이 역주행의 계기를 마련해 줬을 허남준과 팬들에게 감사를”이라고 전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유어 아너’의 역주행에는 2년 새 달라진 출연 배우들의 인기가 작용했다. 그러나 이게 흥행 요인의 전부는 아니다.
먼저 KT스튜디오지니의 유통 전략 변경이 판을 깔았다. 당초 KT스튜디오지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를 위한 혜택을 제공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자 지니 TV 독점 공개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유료방송 플랫폼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는 상황 속 지난해 유통 전략을 개편하면서 다른 OTT와 제휴를 늘렸다.
‘아너: 그녀들의 법정’, ‘허수아비’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지난해 방송한 강하늘, 고민시 주연 ‘당신의 맛’은 방영 기간 중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공개됐으며, 올해는 ‘아너: 그녀들의 법정’은 쿠팡플레이, ‘허수아비’는 티빙, ‘닥터 섬보이’는 디즈니플러스 등 작품의 성격과 타깃 시청층에 따라 각기 다른 OTT를 통해 공개했다. ‘그대에게 드림’ 경우, 주연 배우 황인엽과 혜리의 해외 팬덤을 고려해 현지 점유율이 높은 OTT 라쿠텐 비키, 뷰(Viu) 등에도 판매했다.
동시 방영작이 아닌 ‘유어 아너’ 또한 공개 시기와 플랫폼 구독자의 성격이 시너지를 냈다. 허남준을 크게 도약시킨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가 올해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TV쇼(비영어권) 1위를 수성한 바 있지만, ‘유어 아너’의 경우 글로벌 공개작은 아니다.
‘들쥐’ 등 장르색 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작과 국내 구독자의 선택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인데, ‘유어 아너’가 넷플릭스에 자리 잡은 서스펜스 장르 선호 ‘빌트인 시청자’를 사로잡기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어 아너’의 넷플릭스 공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유어 아너’의 사례는 단지 깜짝 역주행이 아닌, 양질의 콘텐츠 기획력이 선행됐고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노를 직접 저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유어 아너’처럼 소구점이 충분한 기 방영작들의 공개 플랫폼도 확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을 확인했다.
KT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좋은 이야기와 연기는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플랫폼과 채널을 통해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