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내내 속으로 되뇌인 말이지만, 최예림(27·휴온스)은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선수다. 2017년 7월에 입회해 238번의 대회에 나섰지만 준우승만 9번을 했던 최예림은, 계속되는 '2등 징크스'를 끊어내기 위해 마음을 비웠다. 첫 우승에 사로잡히면 되는 것도 안 된다. 최예림이 택한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그렇게 최예림은 239번 만에, '9전 10기'에 성공했다.
최예림은 6일 경기도의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오픈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최예림은 2위 임희정(26·두산건설)을 1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동안 최예림은 우승 없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준우승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무승 선수 중 누적 상금이 가장 많은 선수(31억7433만원·전체 23위)이기도 했다. 올해 앞선 21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 한 차례(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에 3위만 두 차례를 하며 대상포인트 5위에 올랐다. 지난주 열린 KG레이디스 오픈에서도 3위에 올랐다.
최예림. KLPGA 제공
닿을 듯 말 듯한 우승 트로피, 최예림은 그럴 때마다 마음을 비웠다. 전날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최예림은 "우승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정말 많지만 각오는 늘 똑같다. '나는 이미 우승을 한 선수다'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플레이한다"고 전했다.
마지막 날 전반 홀에서만 3개의 버디를 몰아친 최예림은 2위와의 격차를 5타 차 이상으로 늘리며 여유 있게 우승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홀에 크게 흔들렸다. 막판 임희정이 '노보기'로 맹추격하는 사이, 최예림이 후반 홀에서 보기 2개를 기록하면서 한 타 차로 좁혀진 것.
최예림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티 샷을 러프로 보냈지만 침착하게 두 번째 샷을 그린 위로 올린 뒤 파 세이브 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최예림은 "이전에도 우승을 놓친 기억이 있어서 긴장이 많이 됐지만, 타수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내 플레이만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김민솔(20·두산건설)은 8언더파 단독 3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서교림(상금 13억2177만원) 을 제치고 시즌 상금 랭킹 1위(13억6663만원) 자리를 탈환했다. 최예림이 6억5995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