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트로피를 품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상식 후 넷플릭스를 통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이 아니어서 실망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나는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 살라 그란데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은사자상 수상했다. 한국영화의 첫 은사자상으로,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황금사자상) 이후 14년 만의 베니스 트로피다.
이 감독은 “상도 상이지만 이번 영화제는 (‘가능한 사랑’이) 처음 관객과 만난 자리”였다며 “관객의 반응, 영화를 본 관객들의 어떤 표정들, 얼굴들이 내게 더 중요했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 그 감정들이 오고 가는 그 느낌이 나에게 아주 큰 힘을 준다”고 털어놨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배우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네 배우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일정을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10일 개막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됐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이번에 시상식에 같이 있지 못해서 섭섭하다”면서도 “배우들이 토론토에서 동영상으로 시상식을 봤더라. 매우 기뻐했고 나와 문자도 나눴다”고 전했다.
영화가 공개된 후 배우들에게 쏟아진 연기 찬사에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영화를 본 많은 사람이 배우들이 이 영화에서 보여준 앙상블을 칭찬했다”며 “우리 배우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또 고맙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이어고 있는 응원과 축하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 감독은 “한국에 계신 많은 관객이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지켜보고, 우리 영화가 어떤 반응을 얻게 됐는지 궁금해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계시더라”며 “그 점에 대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는 ‘가능한 사랑’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만나고 또 소통하고 공유하고 공감할지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며 “관객을 만날 그 순간을 지금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은사자상 수상이 영화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큰 힘이자 격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이 영화가 나와 관객, 그리고 영화 자체로도 의미가 있기를 바란다”며 “‘가능한 사랑’도 관객에게 의미 있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이 상은 내게 그런 힘과 격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의 삶을 소재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마주하면서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 과정을 그린다.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오는 23일 국내 극장 개봉을 거쳐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