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은 지난 10일 첫 방송된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1, 2회에서 미국 WWP 통신의 경성특파원이자 조선계 미국인 유필립 역으로 등장했다. 하와이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활동하다 경성에 온 유필립은 유소란(김현주)과 부부로 위장해 비밀스러운 계획을 함께하며 이야기의 한 축을 이끌었다.
경성역에서 유소란과 재회한 유필립은 환한 미소로 반가움을 드러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만큼, 부부로 위장한 상황에서도 진심은 숨기지 못했다. 집 주춧돌에 새겨진 ‘희원’이 ‘기쁨의 정원’이라는 뜻임을 전하며 이곳에서 오래도록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복을 입혀 태워달라는 유소란의 부탁에는 고개를 끄덕인 뒤 조용히 ‘희원’ 두 글자를 바라보며 말을 삼켰다. 이무생은 밝은 기대가 먹먹함으로 바뀌는 순간을 표정과 시선에 담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유필립의 냉철한 면모가 드러났다. 유소란을 보호하면서도 경찰의 추궁에 침착하게 대응했고, 외신기자라는 신분을 활용해 상황을 풀어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무생은 흔들림 없는 시선과 단호한 말투로 인물의 판단력을 드러내며, 다정한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특히 유소란을 향한 애틋함에 그녀의 아픔을 마주한 괴로움이 더해지며 감정의 깊이를 더했다. 유소란의 몸에 남은 흉터를 보고도 괴로운 마음을 감추려 애쓰는 모습, 아이를 잃은 사연을 들은 뒤 어깨 한 번 토닥이지 못한 채 손을 내리는 모습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유필립의 마음을 보여줬다. 이무생은 미세한 표정 변화와 머뭇거리는 손짓으로 위로하고 싶지만 선뜻 닿지 못하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기자로서 조선의 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는 유소란의 부탁 앞에서는 한층 절제된 감정 표현이 돋보였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으면서도 같은 미래를 바라볼 수 없는 유필립의 슬픔을 눌러 담은 눈빛으로 전하며 여운을 남겼다. 외신기자로서의 단단한 태도와 유소란 앞에서 드러나는 조심스러운 감정의 대비는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앞서 이무생은 ‘당신이 죽였다’, ‘경성크리처 시즌2’, ‘지배종’, ‘하이드’, '마에스트라', '더 글로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