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 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의 가을야구가 한 경기 만에 막을 내리며 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WC) 1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에이스 곽빈은 1회 오스틴 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곽빈'다운 모습을 보였다. 추격의 기회는 있었지만, 타선이 좀처럼 응답하지 못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면서 끝내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두산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마운드의 안정감이었다. 김원형 감독이 부임 후 중점적으로 다듬은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을 냈다. 곽빈과 최민석이 국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고,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과 잭로그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두산은 팀 선발 평균자책점(ERA) 3.79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불펜도 안정적이었다. 김택연과 이영하가 경기 후반을 책임졌고, 김정우와 타카다 타쿠토도 제 몫을 했다. 팀 불펜 ERA는 3.97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3점대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중심 타선을 이끄는 베테랑 양의지. 두산 제공 문제는 타선이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팀 타율 0.267로 리그 7위, 팀 홈런 114개로 9위에 그쳤다. 팀 내 최다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양의지가 각각 23홈런, 79타점을 올렸지만 리그 전체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크다. 홈런 1위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42홈런, 타점 1위 샘 힐리어드(KT 위즈)가 139타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베테랑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정수빈은 타율 0.254(467타수 118안타), 7홈런을 기록했고, 양석환은 타율 0.217(161타수 35안타), 6홈런에 그쳤다. 양석환은 부상과 부진 속에 5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1군 등록 기간보다 말소 기간이 길었다.
두산 베어스에서 유일하게 규정 타석 3할 타율을 기록한 김민석. 두산 제공 박준순과 김민석, 안재석, 박지훈 등 젊은 야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점은 수확이다. 이들이 경험을 쌓으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아직 타선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기에는 꾸준함과 생산력이 부족했다.
수비도 불안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팀 실책 103개를 기록했다. 5강 진출팀 가운데 실책이 세 자릿수에 달한 팀은 두산이 유일했다.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해 내야 안정화를 꾀했고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지만, 젊은 내야수들이 승부처에서 실책을 범하는 등 수비의 세밀함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 두산 제공 결국 정규시즌 내내 두산을 괴롭혔던 문제는 WC에서도 되풀이됐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WC 1차전 패배 후 "일 년 내내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공격에서 활로가 막히는 모습이 오늘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감독으로서 창피한 경기"라고 말했다.
점수를 주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건 결국 점수를 내는 일이다. 탄탄한 마운드만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한 경기 만에 끝난 가을야구는 두산이 다음 시즌 도약을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