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 임진효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어쩜 이렇게 얌체 같고, 얄미운데 정이 갈까. ‘연애박사’ 시청자에게 눈에 밟히는 인물을 꼽으라면 ‘김세진’ 석 자는 꼭 나올 것이다. 고(故) 안판석 감독의 리얼리티에 최적화된 배우, 임진효가 맹활약 중이다.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는 박사과정생 박민재(추영우)와 석사과정생 임유진(김소현)이 로봇 연구실에서 만나며 펼쳐지는 청춘 로맨스다. 임진효는 극중 임유진과 연구실 신입 동기인 김세진 역을 연기했다.
박민재의 옆에 착 붙어서 임유진의 속을 제대로 긁는 인물이기도 하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출신이란 자부심으로 뭉쳐, 타과 출신인 임유진을 무시하고 마주칠 때마다 신경전을 벌인다. 러브라인도 아닌데 임유진으로부터 “걔는 무슨 장희빈”이란 볼멘소리를 들을 정도로 뜻 모를 경쟁 구도로 웃음을 준다.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 임진효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무난하거나 느끼해질 수 있던 캐릭터를 임진효의 연기가 맛깔나게 살린다. 박민재 앞에서 눈치 없이 임유진에 대해 “걔가 먼저 시비를 걸고 자꾸 짜증나게 하잖아요”라고 생활형 짜증을 픽 낸다. 안 풀리면 더벅머리를 손으로 싸매고, 은근슬쩍 박민재와 임유진의 기류를 정찰하고 견제하는 눈빛 하나하나가 “실제 공대생을 데리고 온 정도”란 반응을 불렀다.
숨을 쉬는 듯한 연기는 안판석 감독 세계관의 리얼리티를 높인다. 안 감독은 전작 ‘졸업’의 신임 영어강사 신대백 역과 ‘협상의 기술’의 사모엘펀드 이사 테오 역에 이어 ‘연애박사’의 김세진 역도 임진효에게 맡겼다.
제작사 KT 스튜디오 지니 김현정 EP는 일간스포츠에 “임진효 배우는 안판석 감독님이 원석처럼 발견해 작품을 거듭하며 성장시켜 온 배우”라며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그 인물이 궁금해지고, 어느 순간 빠져들게 되는 묘한 흡인력과 마성을 지녔다”고 말했다. ‘연애박사’의 김세진은 처음부터 임진효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캐릭터란 비화도 전했다.
김세진 역의 첫 인상에 대해 임진효는 소속사를 통해 “나중에 들었는데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다들 세진이가 여자 역할인 줄 알았다고 하셨다. 그 정도로 대본 속의 인물 색깔이 굉장히 강했다”고 밝혔다.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 추영우, 임진효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임진효에게도 김세진이 박민재에게 갖는 호감은 물음표였다. 이에 함께 고민한 안판석 감독이 돌려준 “사람이 좋은데 굳이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해석은 느낌표가 되었다.
이를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 풀어냈다며 임진효는 “어쩌면 보기 싫을 수도 있는 얄미움들을 상대 배우들이 적당한 반응들로 잘 받아내주니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보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연애박사’ 합류 과정에 대해선 안판석 감독과 주고받은 두터운 신뢰를 전했다. 임진효는 “‘졸업’ 오디션으로 감독님과 인연이 생겼고, 나머지 두 작품은 ‘네가 할 역할이 있다’며 먼저 불러주셨다”며 “감독님 작품은 출연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 아마 배우가 아니라 와서 청소 좀 하라고 해도 갔을 정도로 내게 많이 커다란 분”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 임진효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안판석 감독은 ‘연애박사’를 남기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지만, 그와 시너지를 낸 임진효를 향해 ‘새로운 신스틸러 배우의 탄생’이라며 반응이 뜨겁다. 온라인상 시청자들은 “제2의 박정민이 될 것 같다” “이분 나오는 장면 기다려진다” 등 임진효의 ‘뜰 예감’을 가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진효는 “실감이 잘 안 난다. TV에 많이 나오니 할머니와 아버지 누나가 조금 좋아하시는 정도”라며 “걱정도 조금 있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주변에게 감사하고, 덕분이고 그렇다”고 웃었다.
아울러 “큰 계획보다는 그런 감사를 토대로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잘 살아서 그걸로 열심히 연기 하려고 한다”고 소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바람을 덧붙였다. 임진효의 다음이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