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있지의 히트곡 ‘마피아 인 더 모닝’ 속 가사다.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뜻하는 이 가사는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3에도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코미디언 김원훈은 배우보다 더 배우 같은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내고, 배우 백현진은 코미디언마저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 천연덕스러운 코미디 감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직장인들’은 DY기획 직원들의 일상을 그린 오피스 시트콤이다. 출연진은 대략적인 상황과 핵심 대사만 전달받은 채 대부분의 장면을 애드리브로 채워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대본보다 순간적인 재치와 순발력이 중요한 만큼 출연진 개개인의 역량이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이번 시즌의 핵심 동력은 단연 김원훈과 백현진이다. 사진=쿠팡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김원훈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김원훈 주임’을 연기한다. 여느 직장인처럼 가슴 한편에 늘 ‘이직’을 품고 살면서도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불만도 많은 현실적인 인물이다. 특히 지난 8화에서는 결국 퇴사를 결심한 뒤 회의 도중 “도대체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냐”며 눈물을 쏟아내 화제를 모았다.
그간 능청스러운 대사와 쉴 새 없는 티키타카로 웃음을 책임졌던 김원훈은 이 장면에서 순식간에 감정의 깊이를 더했다. 웃음을 걷어내고 서러움을 폭발시키는 그의 열연에 시청자들은 “개그의 기반은 연기라는 걸 이 편에서 제대로 보여줬다”며 호평을 보냈다. 실제 해당 장면이 담긴 유튜브 쇼츠 영상은 조회수 160만 회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원훈에 대해 “구독자 400만 명을 보유한 ‘숏박스’의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라며 “평소 ‘숏박스’ 대본을 구상할 때도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해왔다.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웃겨야 할 때는 확실하게 웃기는 강약 조절이 탁월했다. 이런 감각이 ‘직장인들’에서도 제대로 빛을 발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진=쿠팡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백현진은 꼰대 기질과 묘한 허술함이 공존하는 ‘백현진 부장’을 맡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주친 직원에게 눈치 없이 다가가 “주말에 뭐 했냐”고 묻는가 하면, 상하이 대학 출신이라는 직원에게는 “그러면 혹시 설운도 선생님의 ‘상하이 트위스트’도 좋아하냐”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김원훈이 “부장님, 그냥 상하의 벗으세요”라고 받아치면 웃음은 배가된다. 진지해서 더 웃기고, 얄미우면서도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것이 백현진 부장의 매력이다.
백현진의 진가는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에 있다. 상대방이 어떤 말을 던져도 좀처럼 당황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대화를 끌고 가며 예측 불허의 웃음을 만들어낸다. 특히 실제 직장 어딘가에 있을 법한 꼰대 상사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그려내면서도, 허를 찌르는 애드리브로 코미디언들과 팽팽한 웃음 대결을 펼친다.
사실 백현진은 연기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까지 섭렵한 다재다능한 예술가다. 1997년 어어부 프로젝트의 1집 ‘손익분기점’으로 데뷔한 그는 음악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드라마 ‘모범택시’, ‘무빙’, ‘감사합니다’ 등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미술가로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도 펼쳐왔다. 사진=쿠팡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그의 남다른 개성은 무대 위에서도 드러났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돌핀팬츠를 입고 ‘모과’를 열창한 무대가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파격적인 의상 역시 백현진이 직접 선택했다는 전언이다. 이 무대는 ‘직장인들’ 시즌3에서 ‘창피한 부장’ 에피소드로 재탄생하며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백현진은 방송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매번 진지하고 신중한 자세로 녹화에 임한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상대방의 애드리브를 받아치는 순발력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2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제작진이 백현진 부장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시즌3 고정 출연이 확정됐을 때도 큰 격려와 응원을 보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의 활약은 화제성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화제성 조사기관 펀덱스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TV·OTT 통합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김원훈과 백현진은 각각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직장인들’ 시즌3는 총 1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가운데, 매주 예측 불허의 웃음과 뜻밖의 감동을 선사했던 김원훈과 백현진이 마지막까지 어떤 여운을 남길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