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파인 제공
초고령화 진입과 뇌혈관 질환 등 후천적 신경 손상 환자의 증가로 일상생활 동작(ADL)을 돕는 재활 및 보조공학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단순 동작 대체를 넘어 환자의 잔존 신체 기능을 보존·강화하는 능동형 보조기기가 의료·재활 로봇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식사나 옷 입기 등 섬세한 동작이 요구되는 상지 재활 영역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을 접목해 환자의 잔여 근력을 증폭시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보조공학기기 전문기업 리파인(주)은 상지 기능 장애인의 일상 자립을 돕기 위해 피지컬 AI 기반의 하이브리드 보조기 ‘하이브리덱스(HybridEx)’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덱스는 무전원 중력 보상 메커니즘을 적용한 팔 지지 장치에 능동형 전동 로봇 손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착용자의 팔에 남아 있는 잔존 근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유도하면서, 부족한 중력 대항력과 파지력을 기계적으로 보완해 물건을 집거나 들어 올리는 일상 동작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도록 돕는다. 사용자의 재활 수준과 손 기능 손상 정도에 맞춰 로봇 손을 탈부착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가정은 물론 직업 복귀 현장까지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카메라와 비전 센서, 인공지능을 융합한 ‘피지컬 AI’ 환경 적응형 제어에 있다. 기기가 주변 사물의 종류와 형태, 위치를 시각적으로 감지·분류하면 AI가 해당 물품의 용도에 맞게 최적의 악력과 손동작(파지 형태)을 자동 결정해 물리적 움직임으로 구현한다. 사용자가 물건마다 기기 설정을 수동 조작할 필요가 없어 실사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아울러 근전도(EMG)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미세한 근육 신호와 움직임 의도를 측정하고, 이를 맞춤형 재활 훈련 콘텐츠와 실시간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구축을 마쳤다.
국내외 보조·재활 로봇 산업은 최근 보행 중심의 하지 보조기기에서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상지 미세제어 영역으로 연구개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인 상지 보조기기가 무겁고 단순 반복 동작에 그쳤던 반면, 글로벌 헬스테크 시장에서는 센서 퓨전 기술과 온디바이스 AI를 접목해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직관적으로 읽어내는 경량 웨어러블 슈트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신체와의 일체감과 직관적인 제어 알고리즘 확보가 상용화의 핵심 분수령으로 꼽힌다.
리파인은 축적된 상지 생체 데이터와 임상 피드백을 기반으로 소프트 웨어러블 하지 로봇인 ‘스텝부스터(StepBooster)’ 개발을 병행하며 전신 보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리파인 고창용 대표는 신체 보조기기가 단순한 외골격을 넘어 사용자의 자발적 움직임을 촉진하는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상하지 보조 하드웨어와 재활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제하는 로봇 제어 플랫폼을 구축해 스마트 보조공학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고창용 대표. 사진=리파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