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사운드와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매료시켜 온 밴드 터치드가 데뷔 약 5년 만에 자신들의 솔직한 어둠과 깊은 진심을 담은 첫 정규 앨범 ‘극야’를 들고 돌아왔다.
최근 첫 정규 앨범을 선보인 후 서울 마포구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터치드(윤민, 김승빈, 존비킴, 채도현)는 앨범 발매에 대한 후련함과 함께, 그동안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두었던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겨울처럼 차갑고 어두운 감정을 다룬 앨범을 내놓았지만, 터치드가 마주한 음악적 여정은 오히려 뜨겁게 피어오르는 여름의 입구에 서 있다. 리더 김승빈은 “성급하지 않게 오래 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60살, 70살이 될 때까지 대중의 기억에 오래 남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깊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 15일 공개된 ‘극야’는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아 밤이 지속되는 자연현상에서 착안한 앨범이다. 2021년 데뷔 후 30여 곡을 발표하며 단단한 팬덤을 구축한 터치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상실과 고독, 울분 등 각자가 품은 저마다의 밤을 총 12곡에 촘촘히 담았다.
에너지 넘치는 대표곡 ‘하이라이트’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터치드가 180도 다른 어두운 결의 앨범을 내놓게 된 계기는 보컬 윤민의 깊은 슬럼프와 번아웃이었다.
윤민은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있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내려오면 외로움과 우울함이 컸다. 전날 밤까지 울다가 다음 날 무대에 올라 ‘행복하시죠?’라며 소리쳐 노래하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음악을 시작했는데 정작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에 ‘이렇게는 오래 음악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고민을 멤버들에게 털어놓자, 팀원들은 선뜻 윤민의 손을 잡았다. 채도현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쯤 이야기를 나눴다. 프론트에 서는 멤버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함께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돌아보며 “앞으로도 순간순간 느끼는 우리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낼 것”이라고 했다. 존비킴 역시 “처음엔 내면 어둠의 농도가 달라 반대도 했지만, 팀 안에서 이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며 “결과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앨범이 됐다”고 말했다.
멤버들이 전곡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한 이번 앨범은 대중의 눈치를 보기보다 자신들의 진심과 감정을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사진제공=엠피엠지 뮤직
메인 타이틀곡 ‘폴른 엔젤’은 어린 시절 순수했던 존재가 자라면서 세상의 기대와 실수 속에 날개가 뜯겨나가며 추락하는 듯한 울분을 담았다. 반면 또 다른 타이틀곡 ‘이 별’은 한국어 ‘안녕’의 중의적 의미를 담아 떠나간 이와의 추억을 홀로 간직해야 하는 속상한 마음을 다루며, 저 하늘의 별에 함께한 추억을 묻고 그 별의 이름을 ‘우리의 안녕’이라 지어주는 마음을 곡에 녹여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블루’로 밴드 최초 대상을 수상한 후 2020년 5월 결성된 터치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첫발을 뗐다. 이후 이후 2021년 1월 싱글 ‘새벽별’로 본격 데뷔한 이들은 각종 경연 대회 우승은 물론, 2024년 보컬 윤민이 MBC ‘복면가왕’에서 9연승을 기록하며 인지도를 대폭 높였다. 이제는 국내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나설 만큼 입지를 다진 터치드는 올 초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에서 자체 최대 규모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나아가 터치드는 해외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K밴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 공연을 마쳤으며 하노이, 타이베이 등 아시아 지역과 일본 페스티벌 출격을 앞두고 있다.
채도현은 “해외 무대에서 전 세계적인 K문화의 열기와 관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도 “다른 나라 밴드들과 차별화되는 K밴드만의 무기를 찾아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전했다.
윤민 역시 “차근차근 단독 콘서트 규모를 키워가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목표는 크게 잡으라는 말처럼 미국 슈퍼볼 축하 공연 무대에 오르는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터치드는 제3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2026 KGMA’) 무대에 오른다. 오는 11월 7일과 8일 개최되는 이번 시상식에서 터치드는 둘째 날 출격해 독보적인 사운드와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