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킬리안 음바페. AP=연합뉴스킬리안 음바페(왼쪽)와 마오쩌둥 얼굴을 합성한 사진. SNS 갈무리
'차세대 축구황제'라 평가받는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8·레알 마드리드)가 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주석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 밈(meme)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오쩌둥을 농담 소재로 활용했다는 거다. 중국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해당 소식이 퍼져나가자 음바페와 광고 계약을 했던 기업이 여론을 의식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음바페는 프랑스 토크쇼 '더 브리지'에서 가장 웃긴 인터넷 밈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나를 가장 웃게 하는 밈은 한 남자의 영상이 담긴 것인데, 중국의 독재자였던 거 같다"라고 답변했다.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영상을 보면 음바페가 말을 흐리는 순간 마오쩌둥을 연상하는 이미지에 음바페의 얼굴을 합성한 밈이 등장했다.
평소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음바페를 독재자(The Dicator)라고 부르는 농담에서 활용한 밈이다. 축구계에서 자기주장이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바페에게 밈이 붙는다. 음바페를 권위주의적인 지도자에 빗댄 여러 합성 밈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바 있다. 음바페도 이번 합성 밈을 알고 있다는 듯, "친구들과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음바페는 마오쩌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음바페가 마오쩌둥을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마오쩌둥은 중국 건국자다. 여전히 중국에서는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 BBC는 중국인들은 음바페가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얻으면서도 중국 대중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데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광명일보는 '중국의 위대한 지도자를 모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췄더라도 선을 넘어서는 안 되며,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경솔하게 행동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온라인에서 많은 관심을 받더라도 존경심을 넘어서는 안 된다'라고 논평을 내놓았다. 중국중앙TV(CCTV)는 스페인 라리가 중계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한 상점에 전시된 음바페 광고. AFP=연합뉴스중국의 한 거리에 전시된 음바페 광고. AFP=연합뉴스
여론의 악화는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날 중국 음료업체 둥펑과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 멍뉴는 음바페와의 모든 협력 관계를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치즈 제조업체 먀오커란둬(밀크그라운드) 역시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언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논란에 견해를 밝혔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보도를 확인했다"며 "중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언행은 중국 사회 각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 10개 중 5개가 음바페와 관련한 주제였다.
중국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관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후원 계약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드와이트 하워드는 2023년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함께한 영상에서 대만을 국가로 지칭해 중국 SNS에서 비판받았다. 휴스턴 로키츠 단장 대릴 모리는 2019년 홍콩 시위를 지지해 NBA 후원 계약 중단과 중국 내 경기 중계 중단 사태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