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최불암이 영면에 든 가운데 각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故)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그를 추모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대표작인 ‘전원일기’에서 호흡을 맞춘 김혜자, 유인촌, 고두심을 비롯한 배우들이 빈소를 찾았다. 22년간 부부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혜자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 안 든다. 죽으면 또 만날 텐데 마지막이라고 하지 마라. 마지막은 없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 회장의 아들 용식을 연기했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 불렀다”고 고인을 추억하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네 등 뒤에 있는 창문을 열면 행복이 있을 것’이라던 생전 말씀처럼 따뜻하게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건은 아들 하정우의 결혼을 12월 앞두고 있어 불참하게 됐다고 빈소를 찾은 백일섭을 통해 전해졌다. 백일섭은 고인에 대해 “금방 죽을 줄 몰랐다. 더 살아야 했다”며 “90세는 넘겨야 하지 않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생전 김용건, 이계인과 함께 최불암을 자주 만났다며 “넷이 정기적으로 저녁 맛있게 먹고 자주 만났다”고 추억을 공유했다.
그런가 하면 고인과 각별했던 원로 배우 오지명은 “고인 최불암 선생하고는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는데 이 친구가 먼저”라고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미안해. 아주 내가 괜히 미안하다. 내가 먼저 죽어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윤여정, 고두심, 나문희, 김혜수, 송일국, 정한용, 정준호, 김흥국, 임형주 등이 조문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고현정, 차인표, 채시라, 최명길 등이 추모물결을 이어갔다.
연예계뿐 아니라 정재계에서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 전 국무총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를 막론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야구선수 박찬호도 빈소를 찾았다.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문화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오랜 세월 국민의 사랑을 받아오신 선생님. 정의를 지키는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우리 곁에 함께해 주신 선생님의 모습은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씀처럼, 선생님은 연기를 넘어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셨다”며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기렸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오는 2일 오전 7시 40분 엄수된다. 오전 9시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를 거행한 뒤 고인과 45년간 인연을 맺었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이동해 마지막 작별 인사를 갖는다.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