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7-8로 패했다. 역대 KS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3.8%(31/42)에 이른다.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최종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KS 진출을 확정했지만, 이로 인해 흐트러진 선발 로테이션의 여파가 1차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휴식일 등을 고려할 때 1차전 등판이 어려웠던 외국인 투수 듀오 크리스 페덱과 아리엘 후라도를 대신해 최원태가 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두 번째 투수 양창섭마저 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사사구 4개로 아슬아슬한 투구를 이어갔다.
3일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장찬희의 투구 모습. 삼성 제공
특히 양창섭은 0-5로 뒤진 4회 말 2사 1·2루에서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삼성 벤치가 선택한 팀의 세 번째 투수는 신인 장찬희였다. 장찬희는 PO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탓에 프로 데뷔 첫해를 보낸 신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미뤄졌던 포스트시즌(PS) 데뷔전이 KS 무대에서 찾아왔다. 그것도 만루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담담하게 공을 던졌다. 장찬희는 2사 만루에서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실점 없이 넘겼다. 5회 말 2사 후 한승택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으나 6회 2사 1루에서 교체되기 전까지 아웃카운트 6개를 책임졌다.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 피홈런 하나는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만루 위기에서 보여준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보여주며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올 시즌 데뷔해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장찬희. 삼성 제공
경남고를 졸업한 장찬희는 2026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박진만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41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 4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삼성으로선 장찬희의 등장은 반가운 '수확'이다. 선발진 운용에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신인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장찬희가 자신의 존재감을 이어가며 삼성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