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는 조용한 예식을 원했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예식을 준비해 오히려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혼배미사를 올리기 전까지 준비 과정은 '웨딩 작전'이나 다름없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아침부터 바빴다. 출장으로 헤어·메이크업 팀을 불렀다. 양가 가족과 신랑, 신부가 비밀리에 헤어·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오전 10시부터는 서울 가회동 성당에 경호원을 배치했다. 북촌은 평소에도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장소. 경호원은 해외 관광객과 취재진이 접근할 수 없도록 오전 내내 성당을 배회하며 주변상황을 살폈다.
비와 김태희는 오전 11시께 하객들에게 예식 장소를 문자로 알렸다. 결혼식을 세 시간 전에 장소를 말해준 것. 결혼식 날짜와 시간은 미리 지인들에게 말했지만. 장소에 대해선 함구했다. 정보가 새어나갈까봐 당일에 장소를 밝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정오부터는 하객들이 입장했다. 가회동 성당은 최대 400명의 하객을 수용할 수 있지만, 비와 김태희는 가족 포함 각 100명 미만의 하객을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의 하객들이 성당에 들어갔다. 오후 2시엔 혼배미사를 올린다.
두 사람이 이처럼 극비리에 결혼을 준비한 건, 불안정한 시국 상황을 고려해서였다. 비는 앞서 지난 17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훌륭한 남편이자 남자가 되려 합니다. 그녀는 제가 힘들 때나 행복할 때나 변치않고 늘 제 곁을 지켜주며 언제나 많은 것들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제 신뢰가 쌓이고 사랑이 커져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며 '결혼식과 시간은 현재 시국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말씀 못 드린 점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