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37)은 드라마 보다 영화에서 늘 더 과감한 시도를 한다. 영화 '미씽:사라진여자'에 이어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에서도 엄마 역할을 맡았다. 남편과 떨어져 호주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인물이다. 결혼도 안 한 배우가 연속 두 작품에서 엄마 캐릭터를 맡는 건 쉽지 않다. 이미지 때문이다. 특히 공효진처럼 로맨스코미디와 멜로에서 주연을 하고, 광고계 러브콜을 많이 받는 배우들은 기혼 캐릭터 자체에 거부감이 크다. 하지만 영화 '러브픽션'에서 겨드랑이 털까지 붙이고 연기한 공효진이다. 엄마 캐릭터는 고민할 거리조차 안 됐다. '싱글라이더'가 운명처럼 다가왔고, 시나리오 자체가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촬영하면서 호주 유학시절이 많이 떠올랐을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정말 까맣게 호주 유학시절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가 호주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그랬어?'라고 되물어볼 정도로 기억이 잘 안났다. 사춘기라서 그랬나.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 그래서 그런지 호주에서 있었던 일이 너무 기억이 안나서 엄마한테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싱글라이더' VIP 시사회 때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아빠는 '미씽'때도 많이 우셨다. 이번 영화는 찍어놓고 보니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기러기 아빠였던 우리 아빠 이야기도 포함돼 있고. 유학하면서 그때 느꼈을 외로움도 묻어있고. VIP시사회 끝나고 아빠가 '효진아 아빠 너무 슬퍼서 울었어'라고 하시는데 뭔가 짠 했다. 30~50대 남자들은 쓸쓸한 정서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드라마 혹은 영화 고르는 기준이 있나. "드라마에선 시청자들이 좀 더 원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를 할 땐 나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많이 관대한 편인 것 같다. 내가 결정하는 드라마에 대해서도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좀 다른 것 같다. 덜 관대하신 것 같다. 내가 나오는 영화들의 스코어가 그걸 말해주고 있지 않나. 영화를 하고나면 '왜 포스터는 그렇게 찍었어요' '왜 겨드랑이 털이 나오는 장면을 찍었어요' 등의 얘기가 나오더라."
-다음 작품 계획은. "또 영화로 고르고 싶긴 하다." -또 엄마 역이 들어온다면. "글쎄. 하지 않을 것 같다. 아이와 촬영할 때 내가 포기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아이와 촬영할 때 아이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내 컨디션과 감정은 항상 두 번째다. 다음엔 온전히 내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현장에서 촬영을 하고 싶다."
-어떤 엄마가 되고 싶나. "친구들을 보면 결혼과 육아는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꿈을 꾸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친구나 언니들한테 무슨 학원을 그렇게 보내냐라고 하는데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들이 '낳아보지도 않고 그런 말 하지 마'이다. 내가 엄마가 된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4~5세부터 서핑을 가르치고 싶다. 정말 멋진 아이로 클 것 같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