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팀 쾌거는 유소년 시스템의 열매
일간스포츠

입력 2015.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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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칠레에서 연일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U-17 월드컵 B조 최종전에서 잉글랜드와 득점 없이 비기며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 남녀 축구 통틀어 FIFA 주관대회 45회 참가 사상 조별리그 무실점은 처음이다. 16강전은 29일 오전 8시 열린다. 최진철팀의 쾌거는 대한축구협회가 심혈을 기울인 유소년 육성 정책의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육성 철학도 '원팀'
 
U-17팀 최진철 감독과 김경량(43)·김정수(40) 코치, 차상광(52) 골키퍼 코치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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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협회 소속 전임지도자다. 전임지도자 제도는 2000년 도입됐다. 이들은 협회와 직접 계약하고 협회 소속으로 활동한다. 올림픽팀 전 사령탑이었다가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광종(51) 감독이 1세대 전임지도자다. 이 감독은 U-17과 U-20 월드컵 8강에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의 성과를 냈다.

최 감독은 2012년부터 전임지도자를 시작해 작년 4월 U-17팀을 맡았다. 축구협회 김종윤 기술연구팀장은 "전임지도자들은 선수들을 코흘리개 때부터 봐와 기술적인 이해뿐 아니라 심리적인 이해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협회 정몽규 회장은 전임지도자 처우를 대폭 강화했다. 협회 고위 인사는 "예전에는 전임지도자가 박봉이었다. 프로 감독, 코치 제안을 받으면 떠나도 좋다는 식이었다. 전임지도자를 거쳐가는 직업으로 생각하기 쉬웠다"고 귀띔했다. 지금은 전임지도자 숫자가 크게 늘어 16명이다. 계약도 기존 1년이 아닌 2년이고 연봉도 껑충 뛰었다. 그 전에는 전임지도자가 선수를 보기 위해 지방으로 가도 금액 지원이 없었다. 개인 지출을 감수하고 출장가기 힘든 구조였다. 지금은 모두 실비 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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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힘이 실리면서 최진철팀 코칭스태프는 한 마음 한 뜻으로 U-17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었다. 전임지도자로 함께 활동해 육성 철학도 같다. 김종윤 팀장은 "작년 초와 올해 약 5개월에 걸쳐 전임지도자들이 모여 훈련 프로그램을 짤 때 계급장과 나이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더라. 그럴 때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온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감독, 코치가 확실히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국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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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팀은 풍부한 국제 경험을 통해 내공을 길렀다.

2011년 U-13팀 시절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수많은 국제 경기를 치렀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페스티벌에 이어 2012년 독일과 원정 친선 경기를 했다. 작년 몽태규 U-16, 코파 멕시코 U-16 국제 대회에 참가해 포르투갈과 잉글랜드, 코트디부아르, 브라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유럽과 남미, 북중미 강호와 실력을 겨뤘다. 올 9월 수원컵 U-17 국제 대회에 출전했고 월드컵 직전 3차례 평가전으로 조직력을 다졌다. 성인대표팀 외에 이렇게 많은 국제 경기를 소화한 연령별 대표팀은 이전에 없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 잉글랜드를 만나 기죽지 않고 100% 실력을 발휘한 원동력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청소년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국제 경험이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U-16, U-19팀을 연초에 모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으로 가서 같은 연령대 프로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황금세대 출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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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팀의 선전으로 협회가 공들인 골든 에이지(11~16세) 프로그램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협회는 2001년부터 진행한 기존 상비군 육성 시스템을 개선해 작년부터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각 시도 축구협회가 21개의 지역 센터에서 지역 인재를 발굴한 뒤 이곳에서 선발된 우수 선수가 5개 광역 센터에서 1년에 두 번 합숙 훈련(2박3일)을 한다. 다시 최정예 인재만 가려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1년에 두 번 합숙을 한다. 기존 상비군이 280명의 상위 소수 선수를 대상으로 했다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지역센터(1750명)-광역센터(600명)-영재센터(325명)의 피라미드 형태다. 소속 팀 성적과 관계없이 숨은 인재를 찾을 수 있고 협회는 모든 연령대에서 폭 넓은 인재풀을 확보할 수 있다. 

최진철팀 선수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직접 봤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 아래 연령대에서는 계속 우수 선수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진철팀의 뒤를 이을 제2, 제3의 황금세대 출연이 예고된 것이다.
 
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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