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IS 포커스] 체력·정신력·기술력 '삼위일체', 안세영의 모든 것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21)은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렀다. 1게임 막판 갑자기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게임 스코어 2-1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2·3게임 내내 오른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장점인 스피드도 발휘하지 못했다. 절뚝거리며 경기에 치르는 딸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기권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애처로운 장면을 보는 스포츠팬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겨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힘겨운 경기를 치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안세영은 바로 일어나 명승부를 합작한 천위페이에 악수를 청하며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이어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춘 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투혼으로 쓴 금빛 드라마. 항저우 AG 최고의 순간이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났고, 통증이 계속 이어졌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귀국 뒤 받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 대해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점, 한 점만 생각했다. 그저 ‘정신만 바짝 차리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라고 했다.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안세영은 부상이라는 악재 앞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2게임 초반, 천위페이가 라켓에 셔틀콕이 2번 닿는 드리블(dribble) 반칙을 범한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동안 항의를 하다가, 그저 웃어 보이며 다시 경기에 임했다. 천위페이의 공격이 3번이나 네트를 스치고 안세영 코트 쪽으로 떨어지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게임을 17-21로 내준 뒤에도 성지현 대표팀 여자단식 코치를 향해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12월, 역대 최연소로 배드민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셔틀콕 천재’로 기대받은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세영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2021년 7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 완패한 그는 눈물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해도 부족했다.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다"라며 자신을 다그쳤다. 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성장한 기량을 증명한 지난해를 돌아보면서도 “실력이 정체됐고,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도 즐길 수 없었다”라며 자책했다. 항저우 AG 우승은 그저 투혼만 발휘해 만든 쾌거가 아니다. 안세영은 성장통을 겪으며 배움을 얻었고,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과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가장 중요한 무대(AG 결승전)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부터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 자신도 약점으로 인정하는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팔스윙을 바꿨다. 이전에는 스트로크를 할 때 오른쪽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준비 자세를 취했지만, 올해는 어깨의 힘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팔을 옆구리에서 10~15㎝ 정도 떨어뜨려 기다린 뒤 팔스윙을 한다. 강한 스트로크를 하게 되면서 공격력이 더 좋아진 것이다. 원래 높은 평가를 받았던 헤어핀과 드롭샷 구사 능력에 힘 있는 스매시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부상 때문에 움직임이 무뎌졌던 항저우 AG 결승전 2·3게임에서도 코트 중앙에서 대각선 스매시로 수차례 득점을 만들어 냈다. 전 국가대표 라경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안세영이 이전에는 팔꿈치가 옆구리 라인에 붙어 있어서, 팔스윙을 빨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 후위로 셔틀콕을 보내는 데 특화된 자세였기 때문에 수비적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타점도 잘 잡고, 어떤 상황에서도 힘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특유의 강점인 ‘질식 수비’도 업그레이드됐다. 안세영은 스매시 타이밍에도 상대 코트 전위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구사할 때가 많다. 하이클리어 구사율도 높은 편이다. 상대 선수를 최대한 많이 움직이게 해서 범실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안세영은 팔다리가 긴 편이라, 상대 공격 커버 범위가 넓고, 순발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수세 양상에서 유독 강했다. 몸을 날려 셔틀콕을 걷어내는 모습으로 자주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안세영의 수비가 더 끈끈해진 건 체력까지 보강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잡지 않고 근·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결국 힘과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몸이 커지면 느려질 것 같았고, 둔해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에 근·체력 운동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었다. 독하게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BWF 투어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체력왕’ 안세영은 진가는 항저우 AG 위기에서 더 빛났다. 그는 부상이 생긴 항저우 AG 결승 1게임(스코어 18-16) 상황에서도 16번이나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42초 동안 랠리를 끌고 갔다. 부상을 안고 나선 2게임에서도 하이클리어를 좌우 엔드라인에 자주 보내며 오히려 승부를 길게 끌고 갔다. 중계 해설을 맡은 하태권 KBS 해설위원은 “2게임을 쉽게 내주지 않은 것은 상대(천위페이)를 많이 뛰게 해서 체력을 떨어뜨리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천위페이는 8-18로 몰린 3게임 막판, 근육 경련을 일으켰다. 이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안세영은 체력·기술·정신력이 삼위일체를 이뤄냈다. 안세영은 이전부터 "중요한 대회에서 다 한 번씩 우승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이미 올해만 전영오픈·세계선수권·AG를 모두 제패했다. 이제 남은 건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포디움 정상이다. '무결점' 배드민턴 선수로 거듭난 스물한 살 셔틀콕 여제. 그의 전설이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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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투혼의 금메달' 안세영, 무릎 힘줄 손상 진단...2~5주 재활 치료 [항저우 2022]

배드민턴 간판선수 안세영(21)이 한동안 재활 치료를 받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8일 귀국 뒤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받았고,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짧게는 2주, 길게는 5주 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한다.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안세영은 항저우 AG에서 투혼의 레이스를 보여줬다. 지난 7일 열린 천위페이와의 여자단식 결승전 1게임 막판 무릎 통증이 생겼고, 이를 안고 3게임까지 치렀다. 2게임까지는 오른발을 내딛지 못해 힘겨운 경기를 했지만, 상대 체력이 떨어진 3게임에선 오히려 내내 우세를 점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안세영은 이내 일어나 눈물로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AG 최고의 장면을 보여줬다. 경기 뒤 안세영은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나서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 어떻게 경기가 끝났는 지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여자 단체전에서 이어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AG 여자단식 개인전에서 우승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이었다. 안세영은 올 시즌 강행군을 펼쳤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대회만 14번 출전했다. 6월 중순 인도네시아오픈을 마치고 한 달 동안 대회 출전은 하지 않았지만,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특별 훈련을 진행했다. 제대로 걷지 못할 만큼 통증이 있는 부상을 당했지만, 우려만큼 큰 부상은 피했다. 이번 기회에 재충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11월 열리는 BWF 투어, 올해 남은 가장 큰 대회인 BWF 파이널 출전엔 문제가 없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09 15:52
스포츠일반

5년 전 노메달→메달 7개 획득, 파리올림픽 전망 밝힌 한국 배드민턴 [항저우 2022]

한국 배드민턴이 5년 전 '노메달' 참사를 딛고 명예회복을 해냈다. 이제 시선은 파리로 향한다. 한국 배드민턴은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메달 7개를 획득했다. 단체전에서 여자 대표팀이 29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던 남자 대표팀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도 '에이스' 안세영이 여자단식에서 무릎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땄고, 남자복식 최솔규-김원호 조와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 조가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 조와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 '킴콩 듀오'는 준결승전에서 패하며 동메달을 땄다.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호성적을 고려하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더 따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남녀 복식 모두 기존 간판 조가 아닌 다른 조가 더 좋은 성적을 낸 점은 고무적이다. 남자복식은 원래 이 종목 랭킹 4위 서승재-강민혁 조가 더 높은 기대를 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 8월 열린 호주오픈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AG를 앞두고 쾌조의 성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의 16강전에서 한 차례 패했고, 개인전에선 전적 3승 무패로 앞서고 있었던 세계 8위 류위천-어우쉬안이(중국)에게 게임 스코어 1-2로 패하고 말았다. 반면 랭킹 15위 최솔규-김원호 조는 16강전에선 랭킹 2위 량웨이컹-왕창(랭킹 2위·중국) 조를 이기는 이변을 연출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이라지-찬드라셰카르(랭킹 3위·인도) 조에 패하며 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2014 부산 AG 유연성-이용대 조 이후 9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여자복식도 이소희-백하나 조 특유의 상성이 빛났다. 두 선수는 이 종목 랭킹 2위에 올라 있지만, AG 전 치른 4개 대회 중 세 차례나 준결승전에 오르지 못해 기대치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전영오픈 결승에서 다른 한국 대표 '킴콩 듀오'에 밀렸고, 세계선수권에서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소희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백하나는 파워가 강점인 선수다. 이번 AG 단체전 결승전 2매치(복식 1경기)에선 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 조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개인전에서도 결승까지 파죽지세를 달렸다. 비록 최종 무대에서 다시 만난 랭킹 1위 조(천칭천-자이판)에 패했지만, 여자복식 조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배드민턴 레전드 라경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조) 쿼터가 정해져 있는 만큼 대표팀 내부 경쟁은 정말 치열하다. 현재 한국 배드민턴은 이런 경쟁 시너지가 발휘되며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학균 대표팀 총감독은 올해 모든 대회를 내년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향한 준비 과정으로 삼고 있다. 안세영은 여자단식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고, 남녀 복식 조도 내부 경쟁 효과를 발휘하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09 11:49
프로야구

평균 23세 대표팀 우승, 류중일 감독 "한국 야구의 미래 밝다" [항저우 2022]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였다."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우승 소감을 묻는 말에 "과정은 어려웠지만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분 좋다"고 반겼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2일 B조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0-4 영봉패를 완벽하게 설욕하며, 대만전 3연패에도 벗어났다. 이번 대표팀은 구성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각종 논란이 일자, 나이 제한을 설정하고 대표팀을 꾸리기로 했다.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6월 초 최초 발표 기준 23.2세의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대표팀이 꾸려졌다. 1998년 방콕 대회(22.3세)에 다음으로 평균 연령이 낮다. 그러나 1998년 대표팀은 '드림팀'이라고 불릴 초호화 멤버를 자랑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대표팀은 출발도 전에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여기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리그를 대표하는 투타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수 교체를 두고 말도 많았다.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회는 나이 제한이 있고 와일드카드도 3장으로 정해 놓은 상태였다. 부상 선수도 나와 많이 힘들었다"고 되돌아봤다.지난 1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홍콩을 상대로 속 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고, 다음날(2일) 대만에는 0-4 영봉패를 당해 위기에 닥쳤다. 그러나 대표팀은 중국이 일본을 꺾는 행운 속에, 슈퍼라운드에 일본과 중국을 연달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대만에 완벽하게 설욕하며 성적과 세대교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7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의 등장을 알렸다. 최지민(KIA 타이거즈)와 박영현(KT 위즈)는 든든한 필승조를 구성했다. 주장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매 경기 공수에서 활약했다. 야수진에서는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와 김주원(NC 다이노스) 등이 알토란 활약으로 좋은 경험을 쌓았다. 국내 사령탑 가운데 최초로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우승을 이끈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은 대표팀 세대교체 알리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진을 보니까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고 반겼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9 06:02
스포츠일반

16일 간의 열전에 마침표 찍은 항저우…성화는 3년 뒤 아이치-나고야로 [항저우 2022]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16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지난달 2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일원 6개 도시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이 16일 동안 펼쳐졌던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 저녁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폐회식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대회 주 경기장인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시작해 85분간 진행됐다.개회식에서 디지털을 내걸었던 것처럼, 폐회식 역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화려하게 진행됐다. 연꽃을 모티브로 지어진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다채로운 연꽃이 만개하며 폐회식이 문을 열었다. 이어 '아시아'의 깃발 아래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1만2000명의 선수가 우정과 화합의 한마당으로 최대 스포츠 축제를 즐긴 지난 16일을 돌아보는 '기억의 꽃을 그대에게' 공연이 펼쳐졌고, 각국 기수와 선수들이 공연이 끝난 후 경기장에 차례대로 입장했다.한국은 이번 대회 브레이킹 남자 은메달리스트인 비보이 김홍열(Hong10)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입장했다. 브레이킹 종목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됐고, 김홍열은 초대 은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미 귀국한 종목 선수들도 있었지만, 폐회식 하루 뒤인 9일 귀국하는 브레이킹, 가라테, 수구 선수들이 폐회식에 참가해 그의 뒤를 따랐다. 북한에서는 역도 81㎏급 금메달리스트 리청송이 기수로 인공기를 높이 들었다. 형형색색의 단복을 입은 각국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나라별로 사진을 찍고 함께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이별의 순간을 아쉬워했다.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던 대회였지만, 중국은 친환경·디지털·스마트를 모토로 이번 대회를 대규모로 치러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중국이 세 번째로 개최한 이번 하계 AG은 코로나19 첫 대회라는 점에서 우려를 샀으나 큰 잡음 없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개회식과 다른 폐회식의 장치는 '디지털 잔디'였다. 조직위원회는 약 4만개의 형광 물질을 고르게 엮어 만든 디지털 잔디를 경기장 바닥에 깔았고, 이를 바탕으로 화려한 색조의 공연을 관중들에게 선보였다. 다음 대회 소개도 잊지 않았다. 항저우 조직위원회는 2026년 20회 AG을 개최하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조직위원회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와 성화 모형을 이양했다. 이어 차기 조직위원회가 아이치-나고야의 문화를 소개하며 3년 후 방문을 환영한다는 홍보 공연을 펼쳤다. 아이치현과 나고야시가 치르는 다음 대회는 1958년 도쿄,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 이은 일본의 세 번째 하계 AG이다.사샤오란 항저우 AG 개·폐회식 총감독은 자신의 꿈을 추구하며 멋진 경기로 대회를 빛낸 선수들에게 갈채를 보냈다. 이어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헌신한 모든 자원봉사자에게 감사하는 주제에 사랑과 존경을 담아 폐회식을 풀어냈다. 성화 봉송 주자로 개회식의 주인공이었던 중국의 수영 국가대표 왕슌, 그리고 '디지털 거인'은 폐회식에도 다시 등장했다. '디지털 거인'은 45개 NOC 선수들, 자원봉사자와 함께 성화가 꺼지는 장면을 지켜봤고, 이어 양손으로 머리 위에 하트를 그리고 손을 크게 흔들며 길었던 16일의 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8 23:18
스포츠일반

줄어든 金-늘어난 메달…종합 3위 한국, 색깔이 감동을 정하진 않는다 [항저우 2022]

한국 아시안게임(AG) 선수단이 종합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대회 성적에도, 대회 전 목표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지만, 좌절하긴 이르다.지난 23일 개회식을 치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8일 저녁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16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한국은 이번 대회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금메달 42개·은메달 59개·동메달 89개를 따냈다. 1위 중국은 언제나처럼 압도적으로 독주했다. 금 201개·은메달 111개·은메달 71개를 기록했다.한국의 경쟁 상대는 일본이었지만, 결국 미치지 못했다. 일본은 금메달 52개·은메달 67개·동메달 69개로 한국보다 10개나 많은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체육회는 대회를 30일 남겨두고 연 미디어데이 때 이번 대회 목표를 종합 3위·금메달 50개·일본과의 금메달 격차 10개 이내로 좁히는 것이라 했다. 3위는 수성했지만, 나머지 두 개는 실패라 봐도 무방하다. 더욱이 이번 대회 목표 자체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현상 유지를 의미했다는 걸 생각하면, 더 뼈아프다. 9년 전 2014 인천 대회 때 한국의 금메달은 79개에 달했고, 종합 메달 수도 228개나 됐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건 아쉬움을 남길 대목이다. '효자'로 불리는 강세 종목 중 일부가 부진했던 게 금메달 감소로 이어졌다. 양궁은 컴파운드에서 무릎을 꿇었고, 신진서, 최정을 앞세웠던 바둑도 3개 종목 중 금메달 1개에 그쳤다. 금메달을 독점해오던 여자 핸드볼 역시 결승에서 일본에 13년 만에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 기대 종목은 아니었으나 남자농구와 남녀 배구는 모두 노메달로 무릎을 꿇었다. 은메달, 동메달에 좌절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여럿 있었다. 비관만 할 건 아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종목이 여럿 있었다. '황금 세대'가 등장한 수영 대표팀은 AG 역사상 가장 많은 22개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 6개도 놀라웠지만,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로 고른 수상을 이뤘다. 김우민, 황선우 등 에이스들은 물론 지유찬과 백인철이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무엇보다 여자 종목에서도 메달이 여럿 나왔다. 400 혼계영에서 은메달을, 평영 200m에서도 권세현이 은메달을 땄다. 배영 100m에서 이은지가 동메달을 땄고, 800 혼계영과 400m 혼성 혼계영에서도 동메달이 나왔다. 금메달이 아니었는데도 선수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거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국민들의 마음을 이끌기 충분했다. 육상 남자 400m처럼 '감동의 동메달'도 여럿 나왔다. 한국 육상의 레전드였던 김국영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예고했고, 후배들과 함께 첫 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했다. 선수들이 그 어떤 금메달 못지 않게 감격했던 건 물론이다.색깔과 상관없이 메달 자체가 늘었다는 것도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한국의 총 메달 수는 190개로 일본(188개)보다 많았다. 메달이 많으니 일본보다 좋은 성적이라 말하기는 무리지만, 색깔과 상관없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른 성적을 내왔다는 부분은 짚고 넘어갈만 하다.배드민턴 2관왕 안세영을 중심으로 이번 대회 역대 최강의 모습을 보여준 배드민턴 대표팀의 김학균 감독은 대회 전 목표에 대해 7개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이 아닌 '고른' 메달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배드민턴) 전체 다섯 종목과 단체전까지 합치면 7개의 금메달이 있다. 고른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하고 목표를 세워왔다"며 "파리 올림픽에 5개 메달이 달려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따는 만큼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것"이라고 했다.실제로 한국은 안세영을 제외한 선수들이 개인전에서 우승을 거두는 데 실패했지만, 모든 종목에서 은메달 혹은 동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색이 아닌 수상 자체의 의미를 잘 알기에 꺼낸 목표였던 거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였던 남자축구 이강인 역시 금메달 수상 소감으로 함께 달렸던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남겼다. 이강인은 "숙소가 인터넷이 잘 안 돼 다른 종목 경기를 한 경기도 보지 못했다"고 웃으면서도 "이번 대회 많은 선수들이 메달을 따내셨다. 비록 메달을 못 따신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도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하셨을 거다. 너무 멋졌다"고 응원했다.이강인은 "나 역시 그에 동기 부여가 많이 됐다. 앞으로도 같은 운동 선수로서 함께 최선을 다 하고 싶다. 항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기에 (함께)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8 21:26
국가대표

한국 축구의 새 황금시대…황선홍 감독의 바람은? “소집 훈련 기간 필요, 협회와 연맹의 도움 절실”

아시안게임(AG) 3연패 위업을 달성한 황선홍호가 팬들의 박수와 함께 귀국했다. ‘승장’ 황선홍 감독은 팬들의 환호에 미소 지으면서도,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도움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황선홍호는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로 승리, 목표로 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AG 남자축구 종목 역사상 3회 연속 금메달을 수상한 건 이번 한국 대표팀이 처음이다. 이어 AG 축구 우승 기록을 6회(1위)로 늘렸다.황선홍호는 이번 AG에서 7전 7승 ‘전승 우승’을 이뤄냈다. 대회 기간 27득점 3실점, 말 그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8일 입국한 황선홍 감독은 직후 이어진 공식 입국 환영행사에서 “비난만 받다 환영을 받으니 생소하다”라고 농담한 뒤 “앞으로도 많이 환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선 “정말 훌륭한 선수·코치진과 함께할 수 있는 행복한 대회였다. 좋은 추억을 쌓았다. 늦은 시각까지 응원해 주신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3연패를 달성했다”라고 돌아봤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칭찬과 격려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한편 황선홍 감독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 있어 KFA와 연맹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즈베키스탄이나 일본의 경우 이미 3년이나 대회 준비를 위해 선수단을 꾸렸다. 반면 우리는 훈련도, 선수명단도 불확실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지금부터 우리도 중요 대회를 앞두고 KFA와 연맹의 서포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예시로 든 건 소집 훈련 기간이었다. 황 감독은 “A매치 기간은 물론이고, 동계 훈련 때도 2~3주 정도 훈련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FA나 연맹, 구단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항저우 AG에 나선 황선홍호는 지난 9월 A매치 기간은 물론, 그 이후 출국 전까지 추가적인 소집 훈련을 갖기도 했다.한편 황선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선수가 나와도 제 몫을 해냈다. 그게 우리 팀의 강점이다. 로테이션을 가동해도 모두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서 선수단을 거듭 칭찬했다. 이어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 선수 차출에 대해선 “해당 연령 선수는 모두 데려가고 싶다. (이)강인과도 얘기를 나눴다. 확답을 받진 못했다. 이외 이번에 함께한 6~7명도 포함해 선수단을 꾸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김우중 기자 2023.10.08 21:00
스포츠일반

'초대 은메달리스트' 브레이킹 김홍열, 폐회식 한국 기수 나선다 [항저우 2022]

아시안게임(AG)에 처음 도입된 브레이킹에서 최초의 은메달리스트로 남게 된 김홍열(Hong10)이 대회 폐회식 한국 선수단 기수로 나선다.2022 항저우 AG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는 8일 오후 9시부터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대회 폐회식에 앞서 각국 기수를 공개했다. 한국 선수단 기수는 브레이킹 김홍열이 맡게 됐다. 김홍열은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된 브레이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말 그대로 최초의 은메달리스트로 AG 역사에 남게 됐다.개회식과 달리 폐회식에는 일부 종목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찍 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선수들은 귀국 혹은 다음 대회 참가를 위해 항저우를 떠난 상태다. 이날 폐회식에는 브레이킹을 비롯해 가라테, 마라톤수영, 수구 등 81명의 선수들이 참석한다.지난 9월23일 열린 개회식에선 펜싱의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수영의 김서영(경북도청)이 기수를 맡았던 바 있다.한편 코로나19 이후 첫 국제대회에 나섰던 북한은 폐회식 기수로 역도 리청송을 내세웠다. 리청송은 남자 역도 81㎏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8 20:53
스포츠일반

이기흥 회장 "파리 올림픽 대비 입촌 시 해병대 극기훈련, 나도 함께" [항저우 2022]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돌아보며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해병대 극기 훈련 체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8일 중국 항저우 시내 한 호텔에 마련한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이번 대회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이기흥 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투혼을 보여준 대회였다. 배드민턴 안세영이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신유빈은 선수로서 목표를 달성하고자 고교 진학을 포기한 뒤 꿈을 이뤄냈다"며 "수영에서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역대 최다 선수단을 파견하며 내건 금메달 45~50개 획득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이 회장은 "귀국하면 TF를 만들어 정확하게 이번 대회 결과를 분석하고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특히 레슬링과 유도, 태권도, 복싱 등 전통적으로 강했던 효자 종목이 부진을 보여 새로운 방향 설정 등을 고민할 예정이다. 한국 스포츠는 최근 중국, 일본과 비교해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다. 이 회장은 "요즘 선수들은 새벽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현실이다. 강제로 할 수도 없다"며 "과거와는 환경이 바뀌었다. 옛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국제 업무를 강화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국의 훈련 시스템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대응할 계획"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올림픽 7번, 아시안게임 4번 정도 참가했는데 흐름이 있다. 여기서 안주하다가 뒤처지면 회복시키기 굉장히 어렵다"며 "지금부터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종합 대회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다.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린다.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기흥 회장은 "파리 올림픽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전국체전을 마치면 11월이다. 사실상 준비기간이 7~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전략 수립도 중요하다. 1월 중순 선수단장을 임명해 현지조사부터 일찍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참고로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촌 입촌 전에 해병대 극기훈련을 할 계획이다. 나도 같이 참여하려 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8 20:17
스포츠일반

'양궁 1위' 뺏긴 한국, 리커브는 건재한데,…'컴파운드 최강' 인도가 나타났다 [항저우 2022]

한국 양궁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성과와 숙제를 동시에 확인했다.한국 양궁 대표팀은 지난 7일 리커브와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2022 항저우 AG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국제대회마다 한국 선수단의 ‘금맥’으로 불리던 양궁은 이번 대회, 특히 리커브 종목에서는 여전히 최강임을 확인시켰다. 임시현이 여자 단체전, 개인전, 혼성 단체전에서 3관왕에 올랐다. 남자는 이우석이 임시현과 함께 나선 혼성 단체전과 함께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 2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리커브 종목은 바타르쿠야긴 오트곤볼드(몽골)이 가져간 남자 리커브 개인전이 유일했다. 그마저도 이우석이 동메달에 입상해 자존심을 지켰다.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수상을 마친 후 “대표팀 MVP(최우수선수)로 뽑아주세요!”를 외쳤던 그는 실제로 8일 발표된 대한체육회 MVP로 선정됐다. 다소 위기감을 느끼게 한 건 컴파운드다. 리커브는 도움 없이 근육 힘으로만 쏘는 활이지만, 컴파운드는 기계의 도움을 받는 활이다. 컴파운드는 50m, 리커브는 70m 거리에서 선수가 활을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표적지 지름도 달라 리커브가 122cm, 컴파운드가 80cm다. 10점 구역은 각각 12.2cm, 8cm다. '완벽한 10점'을 의미하는 엑스텐(x10) 구역은 각각 6.1cm, 4cm다.컴파운드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지만, AG에서는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당초 한국은 리커브와 컴파운드 모두 강세를 보여왔다. 여자 단체전에서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모두 우승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더 이상 독보적인 강자가 아니었다. 최강은 한국이 아닌 인도였다. 인도는 이전 두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5개 종목 모두 금메달을 쓸어갔다. 컴파운드 종목 인도의 독주로 총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수상한 한국은 양궁 종합 성적에서 2위에 그쳤다.리커브라고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2관왕에 동메달 한 개를 추가한 이우석은 리커브 남자 개인전 시상식 후 믹스드존(공동 취재 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제는 편한 메달이 없다. 더 악착같이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더 많아졌구나 느꼈다"고 경계를 드러냈다. 이우석은 “세계 선수들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 혼성전도 그렇고, 단체전도 그렇다. 보시는 입장에서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장 선수들은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질 뻔한 상황들이 많이 연출됐다"며 "이제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더 많이 준비하고, 무조건 금메달이라는 생각보다는 과정과 멘털에 초점을 두고 연습해야 할 시기 같다"고 말했다.1일 열렸던 컴파운드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1위를 기록, 전 종목 출전권을 얻었던 소채원도 비슷한 경계심을 전했다. 그는 개인전, 단체전, 혼성전에 모두 출전했으나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마무리했다. 신흥 강호 인도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낀 당사자다.소채원은 “우리도 물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인도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리커브 못지 않게 컴파운드를 지원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인도 선수들이 요행으로 얻은 금메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계속 잘하고 있다. 아쉬움은 있지만, 한국 역시 계속 상승세다. 더 열심히 하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당장 올해 말 아시아 선수권에서 누가 웃을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커브 종목을 맡았던 양창훈 감독은 비록 자신의 종목은 아니지만, 인도의 상승세를 인정한다고 했다. 양 감독은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하면서까지 했는데, 아직 기록 면에서 인도보다 뒤처졌던 것 같다. 다시 붙는다면 컴파운드 종목도 분명 가능성이 있다. 인도도 충분히 잡고 세계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인도가 지난 AG 이후, 특히 작년 이후 급성장했다. 전체적인 기록 자체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못한 게 아니라 우리 실력대로 했으나 인도가 워낙 실수 없이 했다. 새로 준비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올림픽만 보면 컴파운드는 정식 종목이 아니라 급한 일은 아니다. 다만 차차기 대회인 LA 올림픽 때는 정식 종목이 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장기적인 대책은 분명 필요하다. 양 감독은 “지금도 준비하고 있지만, 차차기 올림픽 때 정식 종목 가능성이 열려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하고, 차근차근 해 간다면 그때도 분명 컴파운드에서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8 18:58
프로야구

6년 만의 재회, 기념사진 우정···강백호 "다시 만나자" [항저우 2022]

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강백호(KT 위즈)와 류즈롱(미국 마이너리그)이 작별을 아쉬워하며 기념 사진을 남겼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2일 B조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0-4 영봉패를 완벽하게 설욕하며, 대만전 3연패에도 벗어났다.선수들은 경기 종료와 함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통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야만 한다. 수훈 선수 및 스타 플레이어는 믹스트존에서 자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0-2로 뒤진 6회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은 단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류즈롱이 먼저 대만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쳤다. 이후 강백호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발걸음을 옮기더니 류즈롱과 포옹을 한 뒤 마주서 대화했다. 강백호와 류즈롱은 잠시 후 추가 인터뷰를 소화한 뒤 다시 만났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휴대전화로 다정히 사진을 찍었다. 강백호에게 어떤 인연인지 묻자 "류즈롱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국제대회에서) 만났던 친구다. (2016년부터) 8년째 친구로 지내며 연락을 자주한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강백호는 앞서 조별리그 대만전 종료 후 류즈롱과의 만남에 대해 "고교 시절 대표팀에서 두 번(2016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 2017년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만났던 선수인데 이렇게 성인 대표팀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정말 많이 발전한 것 같고 좋은 투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백호와 류즈롱은 1999년 동갑내기다. 강백호는 2018년 KT에 입단 후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여러 어려움 속에 다소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류즈롱은 2021년 미국 무대로 건너가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 산화 더블A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1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7승 8패 평균자책점 5.35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냐는 말에 "좋은 무대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답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떠나 따뜻한 우정을 보여준 장면이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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