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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대도' 김혜성은 타구도 훔친다

지난해 도루왕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이 공수겸장으로 변신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KBO리그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다. 준족의 힘이 컸다. 시즌 46도루로 도루왕에 올랐고 실패는 단 4개에 불과했다. 타격에서도 데뷔 첫 3할 타율(0.304)을 기록,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좌우는 물론 높이까지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지만, 실책이 35개로 독보적 1위(2위 박찬호 24개)였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에도 승선했으나 수비로 홍원기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시즌 중 2루와 유격을 오갔고, 결국 올해는 풀 타임 2루수로 시즌을 소화 중이다.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공격에서 장점은 여전하다. 4일 기준 도루 28개로 독보적 리그 1위(2위 김지찬 19개)를 질주 중이다. 지난해와 달리 3할 타율은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투고타저 영향이 크다. 리그 환경을 보정한 wRC+(100을 리그 평균으로 보는 조정 득점 생산력)는 110.6으로 지난해(104.5)보다 높아졌다. 그런데 수비에서 안정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넓어진 범위가 그대로인데 실책이 급격하게 줄었다. 올 시즌 김혜성은 문자 그대로 최고의 내야수로 활약 중이다. 시즌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686과 3분의 2이닝(내야 1위)을 소화했고 실책은 단 4개뿐이다. 내야안타를 포함한 처리%(스탯티즈 기준)도 96.42%(내야 1위)에 달한다. 지난해 실책 35개, 처리% 88.22%였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 도루왕의 주력이 내야에서도 빛나준 덕분이다. 김일경 키움 수비 코치는 "김혜성의 수비 범위가 넓은 건 그의 운동 능력이 좋기 때문"이라며 "가지고 있는 스피드도 뛰어나 넓은 수비 범위를 선보이고 있다. 2루로 이동 후 송구 부담이 줄고, 포구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수비해 좋은 캐칭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홈 3연전에서도 그의 수비가 돋보였다. 2일 경기에서 선발 2루수로 출전했던 그는 3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한화 김인환이 친 안타성 타구가 1루수 옆을 갈랐지만 쫓아가 땅볼로 바꿔냈다. 코스도 절묘했고 바운드도 쉽지 않았지만, 김혜성의 발과 판단력이 먼저였다. 3일 경기에서도 원숙해진 판단력이 빛을 발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2루수로 출전했던 김혜성은 4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노수광의 2루 뜬공을 고의로 낙구했다. 심판의 인필드 플라이 콜이 들리지 않은 것을 놓치지 않고 땅볼로 만든 것이다. 떨어진 공을 잡은 그는 2루 주자 정은원을 먼저 포스아웃시킨 후 이어 1루 주자 이진영까지 포스아웃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혜성을 상대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그의 수비를 인정했다. 수베로 감독은 "김혜성은 수비할 때 스타트가 굉장히 좋다. 주력 툴에 타구 읽는 능력이 더해져 스타트가 빨라졌다"며 "작년에는 주자로서 주루 플레이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2루로 옮긴 후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04 14:15
스포츠일반

정지윤 "리시브 부담? 언니들 덕분에 버텨내"

V리그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날개를 달 수 있을까. 백업 레프트 정지윤(21)이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정지윤의 공격력은 리그 정상급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8~19시즌 신인상 수상자이고, 2020 도쿄올림픽 배구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토록 화려한 이력을 가진 선수가 현재 소속팀에서는 백업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옮겼기 때문이다. 레프트는 리베로와 함께 서브 리시브를 받아야 한다. 정지윤은 저연차 시절에도 리시브 부담을 숨기지 못했다. 잠시 레프트를 맡은 때도 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올 시즌부터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강성형 감독은 본격적으로 정지윤의 포지션 전환을 감행했다. 정지윤을 김연경의 뒤를 이어줄 '국가대표 레프트'로 키우려고 했다. 팀은 공격력이 향상할 수 있다. 강 감독은 경험이 많은 고예림과 황민경을 주전 레프트로 기용하면서도 정지윤을 꾸준히 투입했다. 상대 서버는 정지윤을 향해 집요하게 서브를 보내 리시브를 흔들었다. 공격의 시발점인 서브가 흔들리면, 득점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리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선수는 멘털이 흔들린다. 공격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생긴다. 하지만 시즌 반환점을 돌고 4라운드에 돌입한 현재, 정지윤의 서브 리시브는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강성형 감독은 "이전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성장한 것 같다. 이제 나도 안정을 느끼고 있다"라며 웃었다. 팀 선배 황민경도 "정말 많이 좋아졌다. 실수한 순간을 의식할 때도 있는데, 그 부문 극복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며 반겼다. 정지윤은 동료들의 독려에 힘을 얻었다. 그는 "내가 코트에 들어가면 상대가 나에게 서브를 많이 보내는 것을 알고 있다. 잘 되는 날도 있고, 흔들리는 날도 있다. 언니들이 리시브 커버를 많이 해준다. 세터 언니들도 내 리시브가 흔들려도, 뛰어가서 토스로 연결시켜 준다. 불안한 리시브가 나와도 '잘했다'고 독려해준다. 그래서 버티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리그 레프트 중 리시브 효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37.83%를 기록한 KGC인삼공사 이소영이다. 정지윤은 올 시즌 출전한 18경기에서 리시브 효율 23.28%를 기록했다. 정지윤은 리시브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정지윤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현대건설의 좌측 공격력은 더 좋아진다. 국가대표급 레프트 없이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더 강해진다는 얘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03 06:58
스포츠일반

'수영 괴물' 황선우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력 많이 올라갔다"

'수영 괴물' 황선우(18·서울체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치러지는 새해에 선전을 다짐했다.황선우는 23일 올댓스포츠를 통해 "내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50m 롱코스)과 아시안게임이 있는데, 두 대회 모두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내 경기력도 많이 올라간 것 같다. 후회 없이 뛴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한다"고 덧붙였다.황선우는 지난 2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끝난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1초6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혼영 100m(52초13), 자유형 50m(27초72), 단체전인 계영 200m(1분28초56), 자유형 100m까지 차례로 4개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특히 경기 운영에서 많이 노련해졌다. 지난 8월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50m까지 1위로 질주했다. 당시에는 뒷심이 떨어져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자유형 200m 결승에선 반대로 150m 구간까지 3위였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와 우승했다. 황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도쿄올림픽 때 경험을 바탕으로 마지막 50m에서 스퍼트를 냈다. 그래서 1위를 할 수 있었다. 나 자신도 나름대로 많이 발전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웃었다.황선우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제 도쿄올림픽이 아니라 세계선수권"이라면서 "첫 메이저 대회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귀국한 황선우는 10일간의 자가격리가 끝난 후, 다음 달 중순 호주나 미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나 훈련에 전념할 예정이다.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2.24 13:51
축구

손흥민, 코로나 ‘돌파 득점’

코로나19로 고생했던 손흥민(29·토트넘)이 2주 만에 돌아와 리그 7호 골을 터트렸다.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리버풀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29분 골망을 흔들었다.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천금 같은 동점 골이었다.지난 5일 노리치시티전 이후 토트넘 선수와 코치진 10여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해 3경기가 연기됐다. 토트넘은 이날 2주 만에 실전을 치렀다. 현지 언론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지목했던 손흥민은 이날 해리 케인과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특유의 스프린트(단거리 전력질주)를 보여줬지만, 훈련 부족 탓인지 경기력이 최상은 아니었다. 전반에는 두 차례 득점 찬스를 놓쳤다. 손흥민의 코로나19 확진 여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10일간 격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후반 29분 해리 윙크스가 스루 패스를 찔러주자 손흥민이 문전을 향해 빠르게 대시했다. 당황한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커가 넘어지며 발로 걷어내려다 볼이 뒤로 흘렀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내 왼쪽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손흥민의 리그 3경기 연속골이자 7호골.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300번째 경기에서 터트린 자축포(115호 골)였다.전반 13분 케인의 선제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전반 35분과 후반 24분에 디오고 조타, 앤디 로버트슨에게 헤딩골을 얻어맞았다. 손흥민의 골로 2-2로 비긴 토트넘은 7위(8승 2무 5패·승점25)를 유지했다. 3경기를 더 치른 4위 아스널과 승점 6점 차다.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리버풀이 그를 막기 힘겨워했다”며 손흥민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점을 줬다. 리그 7호골로 리버풀의 7연승을 막아선 손흥민이 포효하는 모습은 EPL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내걸렸다.심판 판정에 뿔났던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을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농담을 주고 받은 손흥민도 환하게 웃으며 클롭 품에 안겼다. 클롭은 독일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부터 손흥민 뒷공간 침투에 고전했다. 둘의 만남을 두고 리버풀 팬들은 “클롭이 손흥민에게 리버풀 이적을 권유했을 것”이라고 재미있어했다. 클롭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케인이 바이크 타듯 움직여서 우리는 꽤 고생했다”고 말했다.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마지막에는 더 뛸 수 없겠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코로나19에 확진된 리버풀의 버질 판데이크와 파비뉴가 토트넘전에 결장하는 등 EPL은 ‘오미크론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주말 6경기를 연기했다. EPL에서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선수는 68%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손흥민은 지난 5월 도쿄올림픽 예비명단에 포함돼 화이자 1차 접종을 했고, 6월 A대표팀 월드컵 2차 예선이 끝난 뒤 화이자 2차 접종을 마쳤다. 손흥민의 ‘돌파 감염’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리버풀을 상대로 확실한 ‘돌파 득점’을 올렸다.영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지지하는 손흥민을 ‘백신 전도사’로 평가하고 있다. 손흥민은 19일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내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싶지 않다.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접종했다고 걸리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감염) 확률이 낮아진다. 대표팀에도 가야 하는 내겐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백신 접종은) 개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 백신을 원하지 않는 사람의 심정도 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번리 구단주인 앨런 페이스는 “만약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 (축구선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21 09:34
야구

'PO 변수' 피렐라의 발…사라진 141.6㎞/h '총알 타구'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삼성)가 강점인 '총알 타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피렐라는 지난 4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KBO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애런 알테어(NC)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 9개를 때려냈다. 시즌 전체 홈런 29개 중 31%가 4월에 쏟아졌다. 더 눈길을 끈 건 공을 쪼갤 듯한 풀스윙에서 나오는 '총알 타구'였다. 대부분의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펜스를 넘어갔다.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피렐라의 4월 평균 타구 속도는 141.6㎞/h(인플레이 타구 기준)로 리그 평균인 134.6㎞/h보다 7㎞/h가 빨랐다. 높은 발사각(평균 19.2도)이 더해져 배럴(Barrel) 타구에 근접했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 지표 중 하나로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h) 이상, 발사각이 26~30도인 경우가 해당한다. 타구 질이 좋았던 피렐라는 전반기에만 타율 0.312(324타수 101안타), 20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문제는 후반기였다. 모든 타격 지표가 하락했다. 특히 타구 속도가 급속도로 느려졌다. 피렐라는 7월 타구 속도가 131.1㎞/h까지 줄었다. 시즌 최저였다. 힘을 잃은 타구는 대부분 야수에 잡혔다. 월간 타율도 0.192로 낮았다. 도쿄올림픽 휴식기가 끝난 뒤 타구 속도를 약간 회복했지만 10월(134.6㎞/h) 다시 크게 떨어진 상태로 정규시즌을 마쳤다.대부분의 선수가 후반기 어려움을 겪는다. 체력 소모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올 시즌 4월과 10월 리그 평균 타구 속도를 비교하면 3.4㎞/h가 느려졌다. 그런데 피렐라는 이 차이가 무려 7㎞/h나 된다. 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총알 타구'가 사라진 건 발바닥 부상과 연관이 있다. 평발인 피렐라는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이 심하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인데 경기력과 직결된다. 허삼염 삼성 감독은 "(타석에서)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타격할 때 지면에 대한 반발력이나 일체감을 느끼지 못해 상체 위주의 스윙이 연결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타격 지표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피렐라의 트레이드 마크는 전력 질주다. 평범한 내야 땅볼에도 1루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외야 수비에 빈틈이 보이면 한 베이스를 더 노린다. 그러나 발바닥 통증이 심해진 뒤로는 적극적인 주루도 실종됐다. 그 영향 때문인지 흥도 줄었고 개인 성적도 하락했다.삼성은 지난달 31일 1위 결정전을 마친 뒤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리는 9일까지 일주일 넘는 준비 기간이 주어졌다. 피렐라가 몸 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려 '총알 타구'를 다시 장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일 PO 대비 훈련을 마친 뒤 만난 허삼영 감독은 "어느 정도 타격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05 14:46
스포츠일반

황연주의 여전한 클래스… 다음 목표는 5500점

클래스는 여전하다. 현대건설 황연주(35)가 5500득점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은 지난달 31일 열린 KGC인삼공사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개막 5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이날 외국인선수 야스민이 왼허벅지 근막 통증으로 결장했다. 하지만 황연주가 그 자리를 메웠다. 15득점(공격성공률 36.1%)을 올렸다. 황연주는 전화 통화에서 "긴장보다는 어색함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내 연습 때는 내 자리인 라이트보다 레프트에서 더 많이 스파이크를 때렸다. 경기 상황처럼 랠리가 이어지는 연습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에선 그런 어려움을 단번에 털어냈다. 황연주는 "(세터 김)다인이가 공을 정확하게 많이 올려줬다. 후위공격(5개 시도 3개 성공)도 계속 해왔던 거라 힘들지 않았다. 힘이 부칠 때도 있었는데, 좋은 토스 힘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황연주 몸 상태가 좋았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고, 경험도 많다. 기회를 잘 살렸다"고 칭찬했다. 황연주는 '기록의 여왕'이다. 남·녀부를 통틀어 처음으로 V리그 통산 5000점을 돌파했고, 여자부에선 유일하게 백어택(1176개) 1000개를 달성했다. 서브득점 통산 1위(441개)도 황연주다. 그러나 황연주의 포지션인 아포짓은 주로 외국인선수가 차지한다. 나이가 들면서 황연주의 입지도 좁아졌다. 지난 시즌엔 19경기에서 18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 마지막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한 건 2018년 12월 30일 흥국생명전(11점)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수훈선수로 황연주가 인터뷰에 나서자 동료들은 "울지마"를 연호하며 웃었다. 황연주는 중계진의 질문에 "내 눈물은 비싸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황연주는 "아무래도 외국인선수가 빠지면 팀에 큰 타격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축하해준 것 같다"고 했다. 사실 황연주는 최근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지난 8월 도쿄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 나섰고, 선수들의 투지에 눈시울을 붉혔다. 황연주는 "(지난 경기는)울 일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정도는 되야 한다"고 웃으며 "그런 (감격적인)상황이라면 누구라도 울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황연주는 지난해 농구선수 박경상(31·원주 DB)와 결혼했다. 최근엔 '배농부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황연주는 "그날 DB도 경기가 있어 내 경기를 보진 못했다. 항상 응원하고 최고라고 말해줘서 고맙다. 부상이라 경기를 못 뒤는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고마워했다. 황연주가 눈물을 보이지 않은 건 언제든 다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항상 준비하고, 연습했다. 그래서 그날 경기에서도 경기를 잘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팀 동료 양효진(6073점)에 이어 역대 득점 2위인 황연주는 5477점을 올렸다. 5500득점 고지가 눈 앞이다. 황연주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팀이 이기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5500점이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경기를 많이 못 뛰니까 언제일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처럼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1.02 10:08
스포츠일반

블로퀸 다시 도전하는 양효진

'블로퀸' 양효진(32)이 블로킹 여왕 재탈환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양효진은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경기에서 블로킹 5개를 잡아냈다.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영양만점이었다. 2세트까진 하나도 없었지만 승부처인 3·4세트에서 5개를 잡았다.무엇보다 상대 주포인 모마를 봉쇄했다. 가로막기 5개 중 3개가 모마의 공격을 차단한 것이었다. 야스민과 함께 떠 블로킹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모마의 스파이크였다. 현대건설은 야스민(28점)과 양효진(16점)의 활약을 앞세워 GS칼텍스를 꺾고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양효진은 경기 뒤 "국가대표팀에서 블로킹 감각을 잡았는데, 몸을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완전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3세트에서 모마 공격을 잡는 순간 타이밍과 손 모양 모두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다. 그때부터 확 블로킹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2007년 프로에 데뷔한 양효진은 2009~10시즌부터 무려 11년 연속 블로킹 1위에 올랐다. V리그 통산 블로킹 1위(1280개)도 양효진이다. 블로퀸(블로킹+퀸)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하지만 지난 시즌 양효진은 왕좌에서 내려왔다. 한송이(KGC인삼공사)에게 왕관을 내주고, 5위에 머물렀다. 세트당 블로킹 0.545개로 데뷔(통산 0.827개) 이후 가장 낮았다. 팀 성적도 함께 떨어졌다. 챔프전은 열리지 못했지만 19~20시즌 1위에 올랐던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다.올 시즌은 다르다. 팀도 양효진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건설은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양효진도 살아났다. 앞선 세 경기에선 블로킹 6개에 그쳤지만 GS전 활약으로 부문 3위(0.733개)까지 뛰어올랐다.양효진은 "지난 시즌 워낙 많이 졌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1위라는 생각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절실한 느낌이다. 당연하게 이긴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부침을 겪은 양효진에게 국가대표팀 합류는 새로운 자극이었다. 사령탑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은 양효진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주문했다. 베테랑 양효진에겐 꽤 힘든 시간이었다.양효진은 "처음엔 외국인 감독님이랑 하는게 부담스러웠다. 손가락도 다친 상태였다. 코칭스태프가 '블로킹 최고'라고 해줬지만, 두 달 동안 아무 것도 못했다. '내가 왜 있어야 하나'란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마지막엔 웃었다. 라바리니호는 2년 간의 항해 끝에 도쿄올림픽 4강이란 성과를 거뒀다. 양효진도 많은 것을 얻고, 영광스럽게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그는 "그동안 배구를 하면서 '왜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격을 잡지 못했을까'란 의문을 많이 가졌다. 그런데 디테일한 부분까지 찾아 연습하면서 답을 찾았다"며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양효진에게 통산 12번째 블로킹 1위는 어떤 의미일까. 양효진은 "1위 타이틀을 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고, 목표도 1위"라고 했다. 이어 "그걸 이루지 못해도 어렸을 미련이나 아쉬움은 없겠지만, 내 역할을 잘 한다면 타이틀도 따라올 것"이라고 슬그머니 야망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10.28 10:35
야구

왕관은 한 개씩만? 타격 다관왕은 없다

프로야구 타격 타이틀 경쟁이 뜨겁다. 치열한 5위 경쟁과 맞물려 거의 전 부문에서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년 타격 8개 부문(타율·홈런·타점·도루·득점·안타·출루율·장타율) 1위를 공식 시상한다. 4일 기준으로 한 부문 이상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총 9명. 홈런과 타점에서는 2명이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타격 전 부문에서 각기 다른 선수가 타이틀을 가져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가장 관심을 끄는 타이틀은 ‘야구 천재’가 맞붙은 타율 1위 경쟁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와 KT 위즈 강백호(22)의 진검승부로 압축된 모양새다.강백호는 시즌 중반까지 무섭게 달렸다. KT의 선두 질주를 앞장서 이끌면서 5월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페이스가 떨어졌고, 지난달 월간 타율 0.250로 주춤한 게 옥에 티. 그래도 여전히 타율 0.357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13타수 6안타(타율 0.462)를 몰아치며 1위 수성에 나섰다.이정후도 저력을 보여줬다. 개막 첫 달 타율 0.269로 느리게 출발했지만, 5월 타율 0.451로 금세 날아올랐다. 올림픽 전후인 7~8월에도 12경기 타율 0.405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부상으로 한 달가량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달 10일 복귀 후 월간 타율 0.433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도 다시 0.355로 끌어올려 강백호를 추격 중이다.홈런왕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공동 선두인 SSG 랜더스 최정(34)과 NC 다이노스 나성범(32)이 나란히 30홈런을 돌파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5위 경쟁 중인 두 팀의 상황과 맞물려 더 흥미진진하다.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은퇴한 이승엽(467개)에 이어 통산 홈런 2위에 올라 있다. 최근 6시즌 동안 2019년(29개)을 제외하고 매 시즌 홈런 30개를 넘겼다. 올해도 ‘홈런군단’ SSG 타선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반기에만 홈런 20개를 쳐 레이스를 주도했고, 후반기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나성범은 시즌 후반 뒷심이 무섭다. 지난 한 달 8개를 몰아치면서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나섰다. 나성범은 NC의 간판 거포지만, 아직 홈런왕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해 34개로 3위에 오른 게 개인 최다 홈런이자 최고 순위였다. 올해는 나성범이 자신의 경력에 확실한 발자취를 남길 기회다. NC는 SSG보다 더 많은 경기를 남겨뒀다.NC 양의지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94타점으로 타점 1위를 양분하고 있다. 둘 다 개인 성적이 팀 순위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 더 신중하다. 2파전으로 압축된 타율·홈런 부문과 달리 둘에게는 경쟁자가 많다. 3위 강백호(92타점), 4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91타점), 5위 최정(90타점)이 맹추격하고 있다. 모두 상위권 팀 중심 타자들이라 언제든 판도를 바꿀 저력이 있다.김혜성(키움·40개)이 선두인 도루를 제외하면 다른 카테고리 주인공도 아직 짐작할 수 없다. 득점은 삼성 구자욱(97득점)과 피렐라(94득점)가 집안 경쟁을 하고 있고, 안타는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158개)와 강백호(155개)의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출루율은 LG 트윈스 홍창기(0.462)와 강백호(0.461), 장타율은 양의지(0.588)와 최정(0.563)이 각각 경쟁하고 있다.올 시즌 타격 타이틀 경쟁이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0.06 07:47
야구

이강철 감독 "고영표 경기 운영, 나보다 낫더라"

KT 에이스 고영표(30)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사령탑은 흐뭇하다. 고영표는 지난 25일 수원 LG전에서 8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서 승수 추가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9월 '철벽'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등판한 4경기 모두 8이닝 이상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0.27. 이 페이스라면 월간 MVP가 유력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26일 LG전을 앞두고 고영표를 향한 극찬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전보다 몸쪽 공 승부를 잘하고, 도쿄올림픽을 소화한 뒤 멘털적으로도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전에도 입이 아프도록 전한 평가다.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봤다. 그래서 칭찬 릴레이를 주저한다. "너무 '잘한다'는 말만 하면 안 된다"며. 하지만 이 감독도 고영표의 투구를 보며 감탄한다. 그는 "경기 운영 능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이제는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는 정규리그 우승에 다가섰다. 25일 기준으로 2위 삼성에 5경기 차 앞서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할 때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선발 투수도 고영표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영표를 1선발로 내세우지 않으면 내가 욕을 먹을 수도 있다"라며 웃어 보였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26 12:35
야구

'유망주 1위' 바즈, 빅리그 데뷔전 호투...게레로 제압

또 한 명의 탬파베이 특급 유망주가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1위 탬파베이가 날개를 달았다. 유망주 1위 우완 투수 쉐인 바즈(22)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5이닝 동안 2피안타(2피홈런)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사사구는 없었고,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1회 초 첫 타자로 상대한 조지 스프링어는 높은 코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타자 마커스 세미엔, 3번 블라디미르 주니어 게레로는 각각 땅볼과 삼진 처리했다. 현재 리그 홈런 1위(46개)를 달리고 있는 게레로 주니어를 상대로 시속 159㎞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시속 154㎞ 높은 코스 패스트볼이 통타당했다. 하지만 바즈는 흔들리지 않고,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3·4회도 삼자범퇴. 게레로와의 2번째 승부에서도 땅볼을 유도했다. 1점은 더 내줬다. 2번째 피안타도 홈런이었다. 0-1로 지고 있던 5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루어데스 구리엘에게 일격을 당했다. 시속 138㎞ 슬라이더가 몸쪽(우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떨어졌지만, 타자가 잘 공략했다. 바즈는 이어진 상황에서 랜달 그리척을 3구 삼진 처리하며 5이닝을 채웠다. 토론토 좌완 선발 로비 레이를 상대로 침묵하던 탬파베이 타선은 바즈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겼다. 이어진 5회 공격에서 1사 1·3루에 나선 얀디 디아즈가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3-2로 역전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6회 초 수비 돌입을 앞두고 투수를 콜린 맥휴로 교체했다. 바즈도 임무를 마쳤다. 바즈는 2017년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이후 탬파베이와 피츠버그 사이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꾸준히 성장한 그는 올해 트리플A에서 10경기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지난 7~8월에는 미국 대표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도 했다. 쾌속 질주로 빅리그 무대에 섰고, 인상적인 데뷔전까지 치렀다. 탬파베이는 지난 6월 데뷔한 야수 유망주 1위 완더 프랑코가 이미 MLB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랑코는 3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20세 이하 기준으로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바즈가 마운드에서 탬파베이 팜 시스템의 힘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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