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현장]2021년 첫 잠실 매치, '신입' 외국인 투수에 희비
'한지붕' 라이벌 두산과 LG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입' 외국인 투수들의 컨디션이 극과 극이다. 두산과 LG가 17일 2021년 첫 '잠실 매치'를 가졌다. 평가전이지만 주전급 선수가 대거 선발로 나서며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앤드루 수아레즈(LG·29)와 워커 로켓(두산·27)의 선발 맞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로켓은 연습경기 첫 등판이었다. 수아레즈는 완벽했다. 4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 초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허용한 좌전 안타가 이 경기 유일한 피안타. 2~4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막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 좌타자 승부가 돋보였다.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한 박세혁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오재원은 초구에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투수 앞 땅볼을 끌어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과의 4회 두 번째 승부에서는 바깥쪽 슬라이더로 두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시속 147㎞ 빠른 공으로 삼진까지 솎아냈다. 수아레즈는 평가전 첫 등판이었던 10일 KT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순조롭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두산 로켓은 고전했다. 2이닝 동안 5피안타·2볼넷·3실점을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 몸쪽 제구력이 엉망이었다. 1회 말 1사 1루에서 상대한 이형종과의 승부에서 던진 싱커 4구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변화구도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주자 2명을 두고 상대한 로베르토 라모스에게는 적시타를 허용했다. 시속 139㎞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렸고 우전 안타로 이어졌다. 로켓은 이어진 위기에서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도 몸쪽 빠른 공 제구가 흔들렸다. 포수 박세혁이 일어나서 포구한 공도 있었다. 주자 만루에서 상대한 오지환에게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며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로켓은 2회도 1사 2루에서 이형종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타자 스윙이 투구에 밀리며 배트가 부러졌고, 빗맞은 타구가 야수가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운이 없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로켓의 공은 가운데로 몰렸다. 두산 다른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첫 평가전 등판이었던 14일 키움전에서 2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사4구는 없었다. 실점도 야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를 제공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찍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에 대해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춘 왼손 투수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로켓은 첫 등판에서 숙제를 남겼다. 로켓은 싱커와 컷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하는 '땅볼 유도형' 투수다. 낮은 제구는 필수다. LG전에서는 변화구와 빠른 공 모두 높았다. 더 정교한 제구력이 필요해 보인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17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