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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맨유전 최다 패스·클리어링 빛났다…'7골 역대급 난타전' 뮌헨 4-3 승리, 챔스 기선제압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최다 클리어링·최다 패스 경기를 치렀다. 바이에른 뮌헨이 3골을 실점했지만,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까진 나오지 않았다. 7골이 터진 난타전 끝에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기선도 제압했다.김민재는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UCL 조별리그 A조 1차전 맨유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팀의 4-3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공격 포인트와 인연이 닿진 않았으나 가장 많은 클리어링과 패스를 기록하며 수비와 후방 빌드업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패스 성공률은 91.5%에 달했고 키패스도 1회를 기록했다. 여러 매체에서 수비진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할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줬다.김민재가 UCL 무대에 나선 건 나폴리 소속이던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이다. 지난 시즌엔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 돌풍은 물론 구단 역대 최고인 UCL 8강까지 팀을 이끌었다. 다만 8강 2차전에선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고, 공교롭게도 나폴리 역시 8강에서 UCL 여정을 멈췄다. 새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UCL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 김민재 역시 이번 시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둘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날 상대가 맨유라는 점에서 활약은 더욱 빛났다. 맨유는 지난여름 이적시장 김민재 영입에 가장 공을 들였던 팀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7월 1일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까지 봤고, 이미 이적료나 연봉 등도 일찌감치 합의했다는 소식이 이어졌을 정도로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구단 인수 문제로 영입이 지지부진해진 사이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맨유는 뒤늦게 다시 영입을 추진했으나 김민재의 마음은 이미 바이에른 뮌헨 이적으로 굳어진 뒤였다. 김민재는 자신의 영입 기회를 놓친 맨유를 상대로 존재감을 보여주며 맨유 속을 쓰리게 했다.
김민재가 버틴 바이에른 뮌헨은 맨유와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 포함 1골·1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맨유는 후반 맹추격에 나섰으나 바이에른 뮌헨 역시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리드를 지켜갔다. 결국 홈팬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이날 승리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3(1승)을 기록, A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같은 조에 속한 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는 2-2로 비겨 승점 1로 공동 2위로 출발했다. 맨유는 최하위로 처져 조별리그를 시작하게 됐다. 최근 공식전에선 아스널·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전에 이어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공식전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로 이날 승패로 두 팀의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23일 오후 10시 30분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VfL 보훔과 격돌한다. 이후 프로이센 뮌스터(컵대회), 라이프치히 원정에 이어 내달 4일 코펜하겐 원정길에 올라 UCL 2연승에 도전한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맨유는 24일 오전 4시 번리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을 필두로 세르주 그나브리와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요슈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중원에 포진했고, 알폰소 데이비스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가 수비진에 섰다. 골키퍼는 스벤 울라이히.맨유도 4-2-3-1 전형을 바탕으로 라스무스 회이룬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마커스 래시포드와 브루누 페르난데스, 파문도 펠레스트리가 2선에 섰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카세미루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세르히오 레길론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빅토르 린델뢰프, 디오구 달로트가 수비진을 지켰다. 골키퍼는 안드레 오나나.전반 4분 에릭센이 포문을 연 이후엔 양 팀 모두 좀처럼 슈팅 기회까진 이어가지 못했다. 뮌헨의 첫 번째 슈팅은 전반 20분에나 나왔다. 전반 중반까지 치열했던 흐름은 전반 28분과 32분 순식간에 기울었다. 케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뒤로 내준 공을 사네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먼저 포효했다.이어 4분 뒤엔 무시알라가 왼쪽 측면을 뚫고 내준 컷백을 그나브리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의 2, 3번째 슈팅이자 첫 유효 슈팅 2개가 모두 골로 연결됐다. 궁지에 몰린 맨유는 페르난데스와 회이룬의 슈팅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결실을 맺진 못했다. 결국 전반은 바이에른 뮌헨의 2골 차 리드로 막을 내렸다. 전반전 슈팅 수는 바이에른 뮌헨이 5-3으로 앞섰다.
후반엔 그야말로 난타전이 펼쳐졌다. 후반 4분 만에 맨유가 추격을 시작했다. 페널티 지역에서 회이룬의 왼발 슈팅이 김민재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과정에서 나온 굴절이라 피할 방법은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흔들리지 않았다. 4분 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에릭센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케인이 마무리했다.이후 바이에른 뮌헨이 완전히 주도권을 쥐었다. 거듭 맨유 골문을 노리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다만 경기력은 좋은데 좀처럼 결실로는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졌다. 오히려 후반 43분 맨유가 경기에 불을 지폈다. 카세미루가 문전에서 공을 밟고 넘어졌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이에 질세라 바이에른 뮌헨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나온 마티스 텔의 골로 다시 달아났다.후반 추가시간 막판 맨유의 추격골까지 나왔다. 페르난데스의 문전 프리킥을 카세미루가 헤더로 연결해 공을 돌렸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경기는 7골이나 터진 난타전 끝에 바이에른 뮌헨의 4-3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다만 스코어와 별개로 경기 내용면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확실히 우위를 점한 경기였다. 점유율은 바이에른 뮌헨이 60%로 더 많았고, 슈팅 수에선 19-9로 10개 차이가 났다.
풀타임 출전한 김민재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06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패스 성공 횟수도 97회로 가장 많았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1.5%에 달했다. 수비수인데도 공격지역 패스는 9회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1개는 슈팅으로까지 연결됐다. 클리어링은 6회로 양 팀 최다, 헤더 클리어는 3회로 역시 1위였다. 리커버리(7회) 역시 공동 1위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수에 걸친 김민재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기록들이었다.소파스코어 평점에선 6.8점, 폿몹 평점에선 6.7점으로 각각 나란히 양 팀 수비진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선 다만 6.5점으로 데이비스(6.7점)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독일 키커에선 다소 아쉬운 평점도 받았다.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평점인데 3.5점으로 우파메카노(2.5점)보다 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명석 기자
2023.09.21 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