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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포로 갈아서 드렸다" 김강민 도운 '숨은 조력자' 이명기

김강민(40·SSG 랜더스)이 터트린 극적인 끝내기 홈런의 '숨은 조력자'는 이명기(35·NC 다이노스)였다. 김강민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 2-4로 뒤진 9회 말 무사 1·3루에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키움 마무리 투수 최원태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3시간 14분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SSG는 6·7차전 중 한 경기만 승리해도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경기 뒤 김강민은 "(야구 경기를 하면서)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런 기분이 든다"며 "베이스를 도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기쁘다는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현재 KS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는 상황에선 중요한 순간 대타, 이기고 있을 때는 찬스 상황에서 대타로 나간다.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홈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 꺼냈다. 김강민은 "배트가 다 부러져서 이명기에게 배트를 받아왔다. 이명기 배트로 홈런을 쳤다. 고맙다는 기사를 꼭 서달라"며 껄껄 웃었다. 이어 "(줄곧 사용하던) M사 배트가 미국에서 오질 않았다. 한 자루 있던 배트가 부러졌는데 그것과 비슷한 모델을 구하다가 이명기한테 받았다. 너무 고맙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강민이 이명기에게 배트를 요청한 건 KS 4차전을 패한 뒤였다. 이명기는 "마산에 방망이가 있냐고 연락이 왔는데 인천에 있다고 해서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강민과 이명기는 SK 와이번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이명기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지만, 인천 송도 이웃사촌으로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명기는 창원 연고 NC 소속이지만 인천 토박이로 가족들이 여전히 인천에 거주 중이다. 배트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이명기였다. 김강민은 KS 5차전이 열리기 전 이명기의 집까지 직접 가 배트(33.5인치, 870g)를 받아왔다. 이명기는 "(서로 사용하는) 방망이 스타일이 똑같아서 오늘 (사용하기 편하게) 사포까지 갈아서 드렸다"며 "배트 두 자루를 무게까지 재서 드렸다. (홈런친 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고 반가워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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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5] '대타 끝내기 스리런' 김강민 "1승 더 하고 기분 내겠습니다"

'짐승' 김강민(40·SSG 랜더스)의 야성은 여전했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시리즈 3승 2패로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대타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김강민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이날 키움 선발안우진에게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던 SSG는 8회 최정이 김재웅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 홈런을 쳤고, 9회 무사 1·3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쳐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차전 기록했던 본인의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19일)을 40세 1개월 25일로 새로 썼다. 다음은 김강민과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시범경기 때만 한 번 쳐봤는데 그때는 '어...'하다가 끝났다. 오늘은 뭐랄까. 베이스를 도는 영상을 다시 보는데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의 머리를 쳤더라. 기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어떤 생각을 했나. ”이번 KS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는 중요한 순간, 이기고 있을 때는 찬스 상황에서 대타로 나간다.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오늘 경기 전 사우나를 하는데 김광현이 나보고 '5점만 내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4점을 주겠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실점했고 우리는 2점만 낸 상황이었다. 홈런 생각은 안 했는데, 무조건 실투가 온다, 내가 치기 좋은 공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우리 팀의 기운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기운이 모여서 내가 그런 힘을 낸 것 같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9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경기 동안 한 4번 정도는 '여기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명이 주는 것 같다고 한 것이다. 이닝마다 찬스가 오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가면 스윙 3개 안에 승부를 봐야 하니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나서게 됐다. 상대가 최원태로 결정이 되었고, 마지막이라 투수가 바뀔 일이 없어서 준비하고 있었다. 기존 배트가 부러져서 이명기에게 받아온 배트로 홈런을 쳤다. 고맙다고 꼭 전해주면 좋겠다. 미국에서 주문한 배트가 오질 않았고 배트 한 자루가 있던 게 부러졌다. 비슷한 배트를 이명기에게 받았는데 정말 고맙다.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기록 욕심이야 있고 이렇게 실제로 쳤지만, 대타로 홈런 2개씩 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해낸) 내가 생각해도 어렵다. 경기에서 이기게 하는 역할만 하고 싶다.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우승하고 싶다. 그것밖에 바라는 게 없다. 치고 들어왔고, 오늘 이겼지만, (우승까지) 1승이 남았다는 것 때문에 막 기뻐할 수 없었다. 내일 더 파이팅하겠다. -볼 카운트가 몰린 다음에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린건가. "홈런이 아니더라도 뒷 타자에게 부담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범타를 치더라도 1루 주자가 2루에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홈런을 쳐서 해결할 거라는 생각이나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치고 났는데 홈런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오늘까지의 시즌 소감을 전한다면. 김광현이 복귀했을 때 '아, 우승을 한 번 노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김광현이 오늘 원하는 투구를 하지는 못했고, 그나 한유섬 등이 너무 잘해줬다. 난 정규시즌 우승에 밥숟가락만 올렸다. 맏형으로서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힘을 보태 줄 수 있어 행복한 시리즈다. 1승만 더하면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김원형 감독이 포옹하려 하니 '내일 하자'고 했다던데. "우승하고 포옹하자는 뜻이다. 아직 1승 남았다. 오늘 다 기분을 내기엔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이 좋은 기운을 그대로 끌고 가서 한 번 더 이기고 싶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7 23:02
프로야구

[IS 피플] 겐다와 린도어를 닮고 싶은, NC '활력소' 김주원

프로 2년차 김주원(20·NC 다이노스)이 '공룡 군단'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김주원은 지난달 17일 1군에 등록돼 '롱런' 중이다.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주전 유격수 노진혁을 대신해 경기 출전 횟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김주원에 대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 타격이나 수비, 모든 부분에서 좋은 선수"라며 "경험치만 쌓이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원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됐다. 계약금만 1억5000만원을 받은 전국구 내야 유망주. 공교롭게도 NC는 지난 시즌 중 주전 선수 4명(박석민·박민우·권희동·이명기)이 방역 지침 위반 징계로 전열에서 이탈, 김주원의 프로 데뷔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 김주원은 1군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166타수 40안타) 5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공격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실책을 12개나 저질러 수비 안정감이 떨어졌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포커스를 맞춘 것도 수비였다.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다. (타구를) 확실히 잡고 던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연습할 때부터 1루에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한다. 하나를 던지더라도 신경 써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틈틈이 겐다 소스케(29·세이부 라이온스)와 프란시스코 린도어(29·뉴욕 메츠)의 영상을 참고한다. 두 선수 모두 일본 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손꼽는 명 유격수다. 김주원은 "겐다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다. (그 선수가 가진) 부드러움을 닮고 싶다"며 "린도어는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하는 영상도 같이 찾아본다. 뭔가 잘 안 된다 싶으면 (영상을 돌려보면서) 리듬감이나 느낌을 생각한다. 영상을 보고 훈련하면 (몸이) 기억하는 게 있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NC에서 보기 드문 우투양타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우투양타' 연습을 시작했고 중학교 2학년부터 양쪽 타석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감독님께서 스윙하는 거 보고 괜찮다고 하시더라. 그다음 날 바로 시켜주셨다"며 "프로에 들어와서 왼손 타석을 많이 소화하다 보니 (오른쪽보다) 쓰기 좀 더 편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요즘에 (스윙할 때 손의) 톱 포지션이 살짝 몸에서 멀어진 것 같아서 신경 쓰고 있다. (타석에 섰을 때) 배트가 눕는 게 아니라 세워서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주원의 타격 성적은 2일 기준으로 타율 0.286(35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이다.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리그 최하위 NC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주원은 "목표는 계속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다. 항상 잘해야지 하는 그런 생각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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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창원] '최원태 쾌투 +박준태 만루포' 키움, 4연승…NC 꼴찌

키움 히어로즈가 4연승을 질주했다. 키움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를 11-4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KT 위즈 원정 3연전을 싹쓸이 했던 키움은 4연승에 성공, 시즌 21승(18패)째를 따냈다. 반면 NC는 시즌 27패(12승)째를 기록했다. 경기 전 공동 9위였던 한화 이글스(13승 26패)가 삼성 라이온즈를 꺾어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키움은 1회초부터 득점했다. 선두타자 김태진이 안타로 출루한 뒤 2번 야시엘 푸이그의 헛스윙 삼진과 도루 실패가 겹쳐 분위기가 한풀 꺾일 수 있었다. 하지만 3번 김혜성이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선발 송명기의 4구째 시속 150㎞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2회 초에는 추가 득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송성문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1사 3루에서 이주형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가 1사 1, 2루. 이어 김휘집이 적시타를 때려 2-0이 됐다. 키움은 4회 초 2사 후 사사구 2개와 안타 1개를 묶어 만루 찬스를 잡았다. 선발 송명기를 강판시켰고 상대 실책과 박찬혁의 내야 안타로 2점을 추가,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NC는 4회 말 반격했다. 1사 후 닉 마티니가 키움 선발 최원태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후속 노진혁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오영수의 1타점 2루타로 첫 득점 했다. 큼지막한 좌중간 타구를 키움 좌익수 박찬혁이 잡지 못한 '행운의 장타'였다. NC는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서호철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노진혁이 득점했다. 키움은 5회 말 선두타자 이지영과 이주형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김휘집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사 1, 3루에서 NC 불펜 이용준의 3루 견제 실책으로 추가점을 뽑았다. 5-2로 앞선 6회 말에는 상대 실책에 힘입어 '빅 이닝'으로 쐐기를 박았다. 1사 3루에서 볼넷 2개로 만루를 만든 뒤 이주형의 타구가 김건태로 향했다. 평범한 투수 땅볼로 이닝이 종료되는 듯했지만 김건태의 1루 악송구가 빗나가면서 주자 2명이 득점했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대타 이정후의 고의사구로 다시 만루. 박준태가 승부를 결정짓는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2020년 10월 13일 수원 KT전 이후 581일 만에 손맛을 보며 개인 통산 두 번째 그랜드슬램으로 타점을 쓸어담았다. NC는 7회 말 무사 2, 3루에서 이명기의 희생플라이와 박민우의 3루 땅볼로 2점을 추가했지만, 점수 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 뒤였다. 이날 키움은 선발 최원태가 6이닝 8피안타 2실점 쾌투로 시즌 3승(2패)째를 올렸다. 타선에선 9번 박준태가 만루 홈런으로 4타점을 책임졌다. 5번 송성문이 4타수 3안타 2득점, 3번 김혜성이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다. NC는 선발 송성문이 3과 3분의 2이닝 4실점하며 부진했다. 실책 3개를 쏟아낸 수비 불안이 뼈아팠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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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득점권 상황 즐긴다"…'별종' 양의지의 '포수 타점왕' 도전

포수는 '야구판 극한직업'이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한다. 다른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부상 위험도 높다. 그래서 공격에서의 기대치가 낮다. 수비만 잘해도 'A급 선수'로 인정받는다.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려워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명함을 내밀기도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NC 양의지(34)는 '별종'에 가깝다. 올 시즌 양의지는 '포수 타점왕'에 도전 중이다. 팀이 치른 첫 52경기에서 47타점을 쌓았다. 경기당 0.90타점. 8일 기준 KT 강백호와 타점 부문 공동 선두다. 노시환(한화·46타점), 나성범(NC·44타점), 김재환(두산·44타점) 등과 타이틀 경쟁에 돌입했다. 4월(23경기·23타점)과 5월(22경기·21타점) 월간 성적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꾸준하다. 기복이 없다는 건 그의 가장 큰 장점. 산술적으로 130타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0시즌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124타점)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페이스다. 지난해 양의지는 2010년 조인성(당시 LG·107타점), 2015년 이재원(당시 SK·100타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포수 100타점'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당시 KT·135타점)에 밀려 '포수 타점왕'을 눈앞에서 놓쳤다. KBO리그 역사상 '포수 타점왕'은 이만수(1983·84·85·87)와 유승안(1989) 둘뿐이다. 공격형 포수의 표본'으로 불리는 박경완(전 SK)은 물론이고 강민호(삼성)도 달지 못한 훈장이다. 1년 전 아쉬움을 뒤로하고 양의지가 먼지 쌓인 기록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상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타격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9년 타율 0.354로 타격왕에 올랐다. '포수 타격왕'은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0.340) 이후 35년 만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포수로는 사상 첫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이라는 기념비적인 발자취까지 남겼다. 더 놀라운 건 찬스 집중력. 올 시즌 양의지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타율 0.349. 주자가 있을 때도 0.353로 수치가 높다. 득점권에서는 배트가 더 매섭게 돌아간다. 득점권 타율 0.471으로 리그 평균(0.274)을 크게 상회한다. '포수 타점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이호준 NC 타격 코치는 "(올 시즌) 양의지 앞에 나오는 타자들이 득점권 상황을 많이 만들어주고 있다"며 "여러 가지 수치로 봐도 주자 유, 무에 상관없이 잘 치고 있다. 중심 타자는 득점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면 부담을 느끼지만, 양의지는 다르다. 팀의 주장과 고참으로 '꼭 불러들이겠다'는 책임감도 있고, 득점권 상황을 즐긴다"고 평가했다. NC는'테이블 세터' 박민우와 이명기의 출루율이 4할 안팎이다. 타점 기회가 양의지를 비롯한 중심 타선에 자주 연결된다. 타점왕에 도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양의지는 담담하다. 그는 "이호준, 채종범 타격 코치님께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공 배합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그게 도움이 된다"며 "타점 타이틀에 큰 욕심은 없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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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IS] '만루홈런 포함 3안타' 잠잠하던 양의지의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해결사는 역시 양의지(34·NC)였다. NC는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경기를 6-3으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시즌 4연패 늪에서 탈출하며 22승(21패)째를 올렸다. 경기에 패할 경우 5할 승률이 무너질 수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삼성 선발 투수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었다. 이날 전까지 원태인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2.13으로 리그 6위. 국내 투수 중에선 1위였다. 직전 등판(19일 키움전 5⅔이닝 7실점)에서 부진했으나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NC는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풀었다. 1회 말 선두타자 박민우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2번 이명기의 희생번트 때 원태인의 실책이 나와 무사 1, 3루. 3번 나성범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4번 양의지가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시속 130㎞ 슬라이더를 완벽한 타이밍에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비거리 120m.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NC는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 출루한 양의지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좌중간 안타로 멀티 히트에 성공했다. 6-3으로 앞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 안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모두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엔 실패했지만, 시종일관 NC 공격을 이끌며 삼성 투수진을 괴롭혔다. 경기 최종 기록은 3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양의지는 최근 4경기에서 11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시즌 타율이 0.346이라는 걸 고려하면 침묵이 길어졌다. 공교롭게도 NC는 이 기간 4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양의지가 반등한 삼성전에선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그만큼 타석마다 영양가가 높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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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IS] 아웃카운트 5개 세이브…'진짜 소방수' 키움 조상우

위기의 순간 '진짜 소방수'는 역시 조상우(27·키움)였다. 키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를 7-4로 승리하며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 15일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을 ‘7’까지 늘리면서 시즌 23승(19패)째를 거뒀다. 올해 NC전 5승 1패 초강세를 이어갔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키움은 경기 초반 타선이 활발하게 터져 4회까지 6-1로 앞섰다. NC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6이닝 9피안타 6실점) 공략에 성공해 손쉽게 연승을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추격을 허용했다. 최대 위기는 7-2로 앞선 8회였다. 불펜 양현이 선두타자 정진기와 후속 노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권희동의 내야 땅볼로 1사 1, 3루. 이어 정범모와 강진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해 7-4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달아오르던 NC의 기세를 꺾은 건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였다. 1사 1, 2루에서 등판한 조상우는 첫 타자 이명기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전병우가 포구 후 1루에 송구하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만루. 하지만 단단했다. 교타자 박민우를 3구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이날 3안타를 때려낸 나성범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피안타 1개와 볼넷 1개로 1사 1, 2루 주자가 쌓였다. 그러나 박준영을 인필드 플라이로 잡아낸 뒤 정범모를 3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시즌 8세이브째를 올렸다. 정범모 타석에선 트레이드마크인 빠른 공을 보여주지 않고 슬라이더 3개로 노련하게 배트를 유인했다. 경기 후 조상우는 "8회 꼭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지영 선배의 리드가 좋았다"며 "결정구로 왼손 타자에게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오른손 타자에게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제구가 잘됐다. 9회에도 긴장을 풀지 않고 타자마다 집중해서 승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23 17:49
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추신수의 경기 전 1㎏ 배트, 왜 특별한 걸까

추신수(39·SSG)의 훈련 전 '배트'는 왜 특별한 걸까.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최고의 화제는 추신수의 방망이였다. NC와 시범경기가 비로 취소되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추신수가 훈련할 때 보면 생각보다 (스윙이) 무디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배트 무게가 1㎏(실제 992g)이었다. 처음엔 무게가 그 정도인지 몰랐다. (그 정도 무게 배트를 사용할 정도로) 아직 힘이 되는구나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배트가 무거울수록 장타 생산에 용이하다'고 생각해 하나같이 묵직한 배트를 손에 잡았다. 이후 배트 스피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더 빠른 스윙을 위해 배트 무게가 점점 줄어들었다. 가볍고 반발력이 좋은 단풍나무 배트가 나오기 전에는 1kg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도 있었지만, 현재 KBO리그 대부분의 타자는 900g 이하의 배트를 사용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마찬가지다. 1914년 데뷔해 MLB 통산 714홈런을 때려낸 베이브 루스는 무게가 무려 1.4㎏(50온스) 이상인 배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1939년 데뷔한 테드 윌리엄스 이후 무게가 992g(35온스) 이상인 배트가 거의 사라졌다. 1977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로드 커류, 통산 15회 올스타에 선정된 아지 스미스가 현역 때 사용한 배트 무게는 822g(29온스)이었다. 김원형 감독이 언급한 '추신수의 1㎏ 배트'가 유독 눈길을 끌었던 이유다. 그러나 추신수가 경기 중에도 1㎏ 배트를 휘두르는 건 아니다. 경기 때 사용하는 배트 제원은 87.63㎝(34.5인치), 893g(31.5온스)이다. 훈련 때와 비교하면 약 100g 정도 무게가 덜 나간다. 추신수는 학창 시절 팔·다리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인데 경기 전 무거운 배트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이다. 그는 "무거운 배트로 연습하다 경기에서 가벼운 것으로 때려내면 스윙 스피드가 늘어날 거라는 기대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 또한 KBO리그 내 많은 선수가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키움 박병호처럼 동일한 제원의 배트(33.5인치, 880g)를 쓰는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 훈련 때 무거운 걸 든다. NC 나성범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 배트를 사용한다. 스프링캠프 시작할 때는 34인치, 1㎏짜리 배트를 휘두른다. 보름 정도 후 30인치, 940g으로 줄인 뒤 정규시즌에는 34인치, 900g 배트를 장착한다. 삼성 김동엽은 "훈련 전 몸을 풀 때는 36인치에 1㎏이 넘는 배트를 몇 번 돌린다. 그다음 34.5인치에 960~70g 배트를 사용한다. 시즌 때 쓰는 배트는 34인치에 900g"이라고 밝혔다. 삼성 팀 동료 오재일은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선 34.5인치, 950g 배트, 시즌 때는 34인치, 890g 배트를 애용한다. 경기 전후로 사용하는 배트 제원이 추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길고 더 무거운 걸 드는 선수가 꽤 많다 하지만 거포 유형이 아니라면 1㎏ 배트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다. 통산 타율이 0.330인 교타자 NC 박민우는 비시즌 때 920~30g, 시즌 때 860~70g 배트를 유지한다. 팀 동료인 이명기도 비슷하다. 비시즌 때 가장 무겁게 드는 배트 무게가 950g 정도로 1㎏에 미치지 못한다. A 구단 관계자는 "시즌 때 웬만한 무게의 배트를 들지 않는 이상 훈련 때 1㎏의 배트를 돌리는 게 쉽지 않다. 아무나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경기 전 1㎏ 배트가 대단한 것도 바로 이 이유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웬만한 거포들과 비슷한 배트로 훈련하는 셈이다. ‘에이징 커브’를 고려하면 배트 무게를 줄여 효율성을 키울 수 있지만, 추신수는 아니다. 미국에서 했던 방법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는 "그만큼 신수는 몸 관리를 잘했고 힘이 대단한 선수라 볼 수 있다"라고 촌평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2 06:00
야구

[KS 시선]타선 침체? 운? 두산 최대 경쟁력이 만든 승리

야구는 상대 팀보다 1점만 더 내면 이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다. 다득점이 필수는 아니다. 두산이 증명했다. 두산은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정규시즌 1위 NC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두산은 앞선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평균 3.86득점에 그쳤다. 이 경기도 5회까지 적시타도 없었다. 그러나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진이 저력을 발휘했다. 1점을 막아내는 수비를 이어간 덕분에 막판 거센 추격에도 승리할 수 있었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시속 150㎞대 포심 패스트볼도 줄었고,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많았다. 그러나 플렉센의 뒤에는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진이 버티고 있었다. 두산 야수진은 6회까지 더블플레이 5개를 합작했다. 1회 초, 플렉센이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상황에서 2번 타자 이명기에게도 정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두산 3루수 허경민이 이 강습 타구를 바로 처리했다. 작전을 수행한 NC 주자 박민우는 이미 2루 당도. 귀루는 무의미했다. 플렉센은 2회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두산이 2-1로 앞선 1사 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좌전 2루타, 후속 노진혁에게 사구를 내줬다. 동점 허용 위기. 이 상황에서 상대한 7번 타자 권희동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다. 2루 주자는 득점했다. 플렉센은후 속 타자 애런 알테어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 상황. 이번에도 허경민이 매끄러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플렉센이 강진성에게 유도한 땅볼을 잡아서 침착하게 3루 베이스를 밟고, 정확한 1루 송구로 타자 주자까지 잡아냈다. 이닝 종료. 4회는 박건우의 강견이 돋보였다. 두산은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호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치며 스코어 3-1, 2점 차로 달아났다. 플렉센은 이어진 투구에서 양의지에게 안타, 박석민에게 볼넷, 노진혁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1사 2·3루에 놓였다. 알테어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낙구 위치는 외야수 정상 수비 범위. 3루 주자는 발이 느린 양의지였다. 두산 우익수 박건우는 체중을 실어 빠르고 정확한 송구를 홈에 뿌렸다. 포수 박세혁이 자리 잡은 위치에 정확히 당도했고, 매끄러운 태그 플레이까지 이어졌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 NC의 비디오판독은 번복되지 않았다. 5회는 1회와 흡사한 장면을 연출했다. 플렉센이 1사 뒤 박민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누상에 주자를 둔 상황. NC는 작전을 걸었고, 타자 이명기는 배트 중심에 타구를 맞췄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격수 김재호가 뛰어올라 타구를 잡아냈다. 2루로 뛴 박민우는 다시 한번 태그 아웃.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5회까지 더블플레이 4개. 6회는 플렉센 자신이 기여했다. 1사 뒤 양의지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다시 실점 위기에 놓였고, 후속 타자 박석민에게는 풀카운트에서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플렉센의 몸에 맞았고, 굴절돼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지면에 떨어지지 않았다. 타자 아웃. 홈 쇄도를 시도한 주자 양의지도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이 경기 5번째 더블플레이. 야수 정면으로 향한 타구가 많았다. NC 입장에서는 분명히 운이 없었다. 그러나 두산 수비를 두고 평가하면 그저 '운'으로 깎아내릴 수 없다. NC는 2회 수비에서 베테랑 3루수 박석민이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펌블 뒤 송구 실책까지 범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1루 주자는 3루 진루 뒤 후속 타자 허경민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두산 내야진의 기본기, 외야진의 넓은 수비 범위와 탁월한 송구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단기전은 기본기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두산이 왜 가을마다 뜨거운 팀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18 22:09
야구

[KS 현장]'알테어 3점포+불펜 쾌투' NC, 두산 꺾고 75% 캐치

NC가 우승 확률 75%를 거머쥐었다. NC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가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감각 저하가 우려됐던 타선은 1회부터 가볍게 선취 득점을 올렸다.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는 승기를 가져오는 3점 홈런을 때려냈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두산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5%(36번 중 29번)다. NC 타자들의 배트는 가볍고 경쾌했다. 1회 말 선두타자 박민우가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로부터 우전 2루타로 기회를 열었고, 후속 타자 이명기는 희생 번트 임무를 해냈다. 1사 3루에서 나선 3번 타자 나성범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시속 153㎞ 몸쪽 직구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2·3회는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알칸타라라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4회 말 선두타자 박석민이 4구 출루, 후속 노진혁이 땅볼을 치며 주자를 2루에 보냈다. 권희동까지 사구로 출루하며 만든 1·2루 기회에서 8번 타라 애런 알테어가 알칸타라가 던진 6구째 스플리터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스리런 홈런. NC가 스코어 4-0으로 앞서갔다. 선발투수 루친스키는 4회까지 실점 없이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첫 위기도 잘 넘겼다. 5회 초 선두 타자 박세혁에게 사구, 1사 뒤 정수빈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박건우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NC 3루수 박석민이 펌블을 범하며 모든 주자가 진루했다. 3루 주자 박세혁은 홈을 밟았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후속 타자 최주환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의 베이스커버가 늦자, 홈 송구로 3루 주자를 잡았고, 포수 양의지가 매끄러운 송구 플레이로 타자 주자까지 잡아내며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최소 실점으로 5회를 막았다. 루친스키는 앞선 4회도 무사 1루에서 김재환에게 1(투수)-6(유격수)-3(1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침착한 송구가 돋보였다. 루친스키의 두 번째 위기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 1사 뒤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았고, 후속 오재일은 포수 타격 방해가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박세혁에게 던진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이 통타당하며 우중간 적시타로 이어졌다. NC 벤치는 이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했다. 구원 등판한 김진성이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더 내줬다. 스코어가 3-4, 1점 차까지 좁혀졌다. 이 상황에서 NC의 투수 교체가 통했다. 김진성은 이어진 위기에서 앞 타석 2루타를 친 정수빈을 변화구로 삼진 처리했다. 그가 7회 초 1사 뒤 최주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상황에서는 좌완 임정호가 투입됐다. 페르난데스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8회도 1사 뒤 홍성민을 내세워 허경민을 잡고자 했다. 그가 중전 안타를 허용하자 바로 임창민을 투입했고, 임창민은 오재일과 박세혁 두 좌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은 9회 공격에서 박석민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을 추가했다. 매우 의미 있는 추가 득점이었다. 마무리투수 원종현은 9회 초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NC의 리드를 지켜냈다. NC가 창단 처음으로 KS 승리를 거뒀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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