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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이었던 월드컵 최종예선, 이번에는 '꽃길'

역대로 ‘가시밭길’이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여정이 ‘꽃길’로 변했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7분 김진수(전북 현대)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25분 권창훈(김천 상무)이 쐐기골을 넣었다. A조 1위 이란(7승 1무·승점 22)에 이어 2위 한국(6승 2무·승점 20)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부터 10회 연속이자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한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축구 종주국 영국도 못 해낸 기록이다. 아시아 최초다. 한국은 꾸준히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지만, 최종예선에서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1996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에서 조 3위였던 한국이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을 이기고, 이라크가 일본과 최소한 비겨야 한국은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꺾었고, 이라크가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어 2-2로 비겼다. 한국은 일본에 골 득실로 앞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은 ‘도하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운이 따른 최종예선이었다. 최근 대회에서도 한국은 험난한 길을 걸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만만치 않았다. 3차 예선 중 펼쳐진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덜미를 잡혀 탈락 위기에 빠졌고, 조광래 감독이 경질됐다. 이어 선임된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에서 4승 2무 2패를 기록, 조 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탈락 위기가 있었다. 오랜 기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 들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중국에 0-1로 패했다. ‘도하 참사’로 불린 카타르 원정에서도 2-3으로 패하자 슈틸리케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급히 신태용 감독이 부임해 남은 2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9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그 동안 한국은 ‘경우의 수’까지 꺼내며 간신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카타르로 가는 길도 초반에는 힘겨웠다. 월드컵 예선은 아니었지만 2차 예선 기간 치러진 지난해 3월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어 최종예선 1차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고, 레바논전에서도 1-0으로 신승하자 '벤투 경질론'이 불거졌다. 벤투 감독은 이후부터 순항을 거듭했다. 레바논과 시리아를 연파했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은 있었지만, 10월 악명 높은 이란 원정에서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1-1로 비기자 벤투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후 한국은 11월 최종예선, 새해 평가전과 최종예선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2.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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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언니, 장가 가요”

한국축구대표팀 수비수 이용(35)의 소속팀 전북 현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우리 언니 장가 가요”란 글과 함께 이용의 웨딩 사진을 올렸다. 이용 별명은 ‘용 언니’.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토니 크로스의 킥에 급소를 맞은 뒤 붙은 별명이다. 그라운드에 나뒹군 그는 다시 일어나 2-0 승리에 기여했다.이후 팬들은 그를 ‘용 언니’라 불렀다. 최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거”라며 웃었다.이용은 1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두 살 연하의 정빛나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용은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예비신부를) 마주쳤다.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들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1년 정도 사귀었다”고 전했다. 심리치료사인 정씨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용은 “올해 힘든 시기도 있었고, 시즌이 워낙 길어 멘탈 관리가 중요했다. 그때 도움을 줬다. 처가 식구들이 저로 인해 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경기마다 챙겨 봐줬다”며 고마워했다.결혼이 늦은 이유에 대해 그는 “난 축구를 (남들보다 3~4년 늦은) 초등학교 6학년에 시작했다. 대학교도 1년 늦게 입학했고, 프로팀은 25세, 대표팀은 28세에 처음 들어갔다. 뭐든지 늦다 보니,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이용은 올해 전북의 K리그1 5연패를 이끌었다. 이용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세 차례나 탈장 수술을 받아 뱃속에 패드를 댔다. 이용은 “한 번씩 타이트한 느낌을 받지만, 지우반 피지컬 코치와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하면 근육의 질과 탄력이 약해지기는 했다”며 “전북과 계약 기간이 2년 남았는데, 감독님과 동료·팬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기 후 근력 운동을 많이 했고, (이)동국이 형처럼 잘 먹고 잘 잤다”고 했다.이용의 최대 장점은 감독 스타일에 자신의 플레이를 맞춘다는 거다. 이용은 “최강희 전 전북 감독님은 과감히 오버래핑을 나가 (김)신욱이에게 공격적인 크로스를 올리길 원하셨다. 올해는 역습을 당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김상식 전북 감독님이 왼쪽 수비수 (김)진수가 공격적으로 나갈 때 스리백 형태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걸 원하셨다”고 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님은 사이드 윙백이 높은 위치에 서는 걸 좋아하신다. 어떻게 보면 전·현직 전북 감독님의 스타일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용은 대표팀 붙박이 오른쪽 수비수다. 지난달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 모두 뛰며 연승에 기여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순항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도 잠잠해졌다. 이용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뭘 해야 할지 명확히 알려주는 게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하는데, 벤투 감독님이 그렇다”고 말했다.이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6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이용은 “브라질 대회에선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러시아 대회 독일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뭔가 그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용은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최고참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용은 “좋은 남편, 좋은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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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천사' 최강희, 현대차그룹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 참여

배우 최강희가 현대자동차그룹과 대한적십자사가 함께하는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번에 참여한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은 헌혈을 희망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헌혈의집까지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와 원하는 장소에서 헌혈할 수 있도록 돕는 '프라이빗 헌혈 서비스'를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최강희는 홍성고등학교 헌혈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기프트카 레드카펫-론칭' 편에 출연했다. 지난 1일 공개된 '강희의 외출-프라이빗 픽업 기프트카' 편에서도 잔잔한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했다. 공개된 영상 속 최강희는 '기프트카 레드카펫'의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를 위해 헐레벌떡 외출을 준비하고,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픽업 차량을 기다리는가 하면, 헌혈하는 순간과 더불어 캠페인 이름답게 레드카펫을 걷고, 포토존에서 자랑스레 헌혈증을 내보이며 깜찍한 포즈를 선보이는 등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와 함께한 하루 일과를 청순한 비주얼로 담아내며 힐링을 선사했다. 앞서 최강희는 헌혈이 취미일 정도로 헌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연예인 처음으로 헌혈 유공장 은장을 수상했고, 과거 SNS를 통해 헌혈증을 공개 기증하는가 하면, 백혈병 환자를 위해 골수를 기증하는 등 꾸준한 선행을 이어왔다. 때문에 이번 최강희의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 광고 모델 발탁이 더욱 의미가 깊다. '기프트카 레드카펫' 캠페인 론칭과 동시에 개인 SNS에 캠페인 관련 게시물을 연달아 업로드 하는 등 홍보 요정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헌혈과 골수 기증 등 꾸준한 선행에 이어 뜻 깊은 헌혈 장려 캠페인에 동참하게 된 최강희의 선한 영향력이 돋보인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매니지먼트 길 2020.12.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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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강희, 선행의 아이콘…3월 대구行 의료진 도시락 배달(종합)

최강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배우 최강희는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져 대구를 집어삼켰을 때, 대구에 가는 것을 모두가 꺼려할 때 직접 운전을 해서 의료진을 위한 도시락 기부를 했다. 이는 소속사 측도 몰랐던 내용이다. 뒤늦게 이 사실이 확인됐다. 최강희는 이 선행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3월 중순께 대구 국군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그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의료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도시락을 기부하곤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이후 간호 장병들이 인증샷을 찍어 최강희에게 받은 도시락에 대한 감사함을 표했다. 올해로 데뷔 25년을 맞았지만 변함없는 '선행의 아이콘'이다. 선행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일찌감치 골수 기증서에 서약하며 자신보다 이웃을 생각하는 행보는 보여왔다. 골수기증 10년 만에 골수가 맞는 사람이 나타나자 곧바로 기증했다. 30회 이상 헌혈을 해 대한적십자사에서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았다. 또 세계 난민을 위해 재능기부를 한 음원 발표·미혼모들을 위한 자선 바자회·에세이집 출간 등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2015년까지 총 5억 여원에 이르는 기부를 했다. 최근까지 행한 기부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그 이상이다. 하지만 이것을 드러내기보다는 진정으로 이웃을 돕는 것을 실천하며 이것에서 감사함과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골수 기증 당시에도 "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았다. 나도 사는데 골수 기증하면 다른 사람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기증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할 정도로 봉사활동과 기부 등으로 지속적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최강희는 SBS 월화극 '굿캐스팅'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실력은 최고, 성격은 최악인 '국정원 내 문제아' 백찬미 역으로 분했다. 액션과 휴먼 장르를 오가며 단짠 매력으로 활약 중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 12.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5.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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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행천사' 최강희, 지난 3월 코로나19 불구 직접 대구行

배우 최강희의 '선행천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최강희는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져 대구를 집어삼켰을 때, 대구에 가는 것을 모두가 꺼려할 때 직접 운전을 해서 의료진을 위한 도시락 기부를 했다. 이는 소속사 측도 몰랐던 내용이다. 뒤늦게 이 사실이 확인됐다. 3월 중순께 대구 국군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최강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의료진에 마음을 담은 도시락을 기부했다.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마음을 전하려고 했던 것. 간호 장병들은 인증샷을 찍어 최강희에게 받은 도시락에 대한 감사함을 표했다. '연예계 대표 선행천사'로 통하는 최강희는 선행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일찌감치 골수기증서에 서약하며 자신보다 이웃을 생각하는 행보는 보여왔다. 골수기증 10년 만에 골수가 맞는 사람이 나타나자 곧바로 기증했다. 세계 난민을 위해 재능기부를 한 음원 발표·미혼모들을 위한 자선 바자회·에세이집 출간 등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2015년까지 총 5억 여원에 이르는 기부를 했다. 최근까지 행한 기부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그 이상이다. 또 지난 9일 아프리카에서 온 마스크 선물에 감동해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에도 동참했다. 최강희는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는 대표 연예인.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함없는 행보를 걷고 있다. 현재 최강희는 SBS 월화극 '굿캐스팅'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실력은 최고, 성격은 최악인 '국정원 내 문제아' 백찬미 역으로 분했다. 액션과 휴먼 장르를 오가며 단짠 매력으로 활약 중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 12.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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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1면 at IS]⑬황희찬, 한국판 '루니'는 훗날 반 다이크를 제치고

'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한국 축구에 없었던 '유니크(Unique)'한 유형의 공격수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황소'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이 선보인 저돌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징적 공격수 웨인 루니를 닮았다는 평을 받았다. 황희찬이 한국 축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한 시점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 대회였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연령대보다 3살이나 어린 막내 황희찬을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불러들이면서 확신을 표현했다. 신 감독은 "황희찬의 저돌적인 모습, 수비까지 가담하는 활동량 등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수 루니와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희찬은 신 감독의 확신에 보답했다. U-23 챔피언십 최대 승부처였던 카타르와 4강에서 70m 폭풍 드리블을 선보이는 등 강렬한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이후 황희찬은 2016 리우올림픽 본선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황희찬의 유니크한 스타일에 많은 전문가들이 찬사를 던졌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리우 올림픽 최고의 수확은 황희찬이다. 그의 스타일은 저돌적이다. 한국에 새로운 유형의 골잡이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황희찬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 지금 한국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스타일이 가장 유니크한 선수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력, 그리고 저돌적 몸싸움으로 수비를 뚫고 골 라인으로 전진하는 모습은 이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다"고 극찬했다. 이런 황희찬이 A대표팀에 선발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6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중국과 경기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꾸준히 A대표팀에 발탁됐고,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대회인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초대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 스웨덴전을 일주일 앞둔 6월 12일, 황희찬이 일간스포츠 1면에 등장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모든 이슈는 '에이스' 손흥민에게 쏠렸다. 상대 팀들도, 외신들도 세계적 선수로 올라선 손흥민을 주목했다. 하지만 월드컵대표팀은 손흥민 혼자의 팀이 아니었다. 손흥민을 도울 조력자, 미지의 공격수 황희찬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황희찬은 에이스 손흥민의 의존도를 줄여줄 공격수로 기대감을 모았다.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3연패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의 주역으로 활약한 황희찬. 외국에서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황희찬을 한국 대표팀 핵심 선수로 꼽으며 "황희찬은 3년 동안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했고, 한국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한국의 선발로 나설 선수다. 임팩트가 강하다. 수비수 앞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 움직임은 한국의 상대국 수비수들이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며 큰 경험을 쌓은 황희찬은 계속 성장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경험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어린 나이에 월드컵, 아시안컵 등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거의 모든 주요 대회를 경험하기에 이르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이 나이에 이런 풍부한 경험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황희찬의 경쟁력이 한국 축구에 필요했다는 뜻이다. 그의 유니크한 스타일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비난과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쓰러지지 않은 황희찬. 그는 지금 한국 대표팀 중심 선수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황희찬은 지난해 10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소속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제치고 골을 넣으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판 '루니'는 한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관련기사 ①손흥민, '함부르크의 신'이라 불린 사나이 ②이승우, 최연소 A매치 데뷔 기록은 못 깼지만… ③이강인, 한국 역대 최고의 '왼발' 등장 ④이재성, 최강희와 슈틸리케의 '신데렐라' ⑤황의조, '인맥왕'에서 '갓의조'로 ⑥이명주와 신진호, '황선대원군'의 두 충신 ⑦세계가 주목한 소녀, 지메시의 등장 ⑧권창훈, 올림픽 예선 최초의 '해트트릭' ⑨이정협, 동화 '군데렐라' ⑪임상협, "똥배 나온 선수는 축구장에 설 수 없다" ⑫백승호, U-20 월드컵에 미친 축구천재 2020.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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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월드컵 본선행 포상금 1억원 받는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달성한 축구대표팀 멤버들이 두둑한 포상금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오른 축구대표팀 멤버들에게 지급할 포상금 규모를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선수들에게 지급한 총액 20억원 가량의 포상금이 기준이 된다. 당시 축구협회는 최종예선 10경기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출전시간과 기여도에 따라 총 네 등급으로 분류해 포상금을 차등 지급했다. 가장 기여도가 높은 A급 선수에게 1억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해 B등급에 8000만원, C등급에 6000만원을 지급했다. D등급 선수에게는 4000만원을 줬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 최종예선 기간 중 출전 빈도가 높았던 대부분의 주전급 멤버들이 A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월드컵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신태용 감독은 당시 최종예선 기간 중 대표팀을 이끈 최강희 전북 감독과 엇비슷한 1억5000만원 안팎의 금액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본선 4강에 오른 2002 한·일월드컵 당시엔 모든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균등 지급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기여도를 산정해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7.09.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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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이 '불편한' 이들에게

"언제적 이동국이냐."신태용(47) 감독이 14일 발표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31일)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9월 6일)에 나설 대표팀 명단 속에 이동국(38·전북 현대) 이름이 들어있자 나온 반응이다.그 행간에는 의문의 물음표(?)가 깊게 깔려 있다. 이동국 발탁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분명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축구 팬들도 존재한다. 이 물음은 38세 노장의 발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공통 질문이다.1998년 5월 자메이카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동국이 이란전에 출전하게 된다며 역대 최장기간 대표팀 A매치 출전 1위(19년107일)를 기록한다.19년 동안 이동국의 이름이 나오는 것에 이들은 한국 축구의 '정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 같다. '과거에 얽매이고 있다'고 비판한다.이 질문에 신 감독이 답했다."나이는 상관없다. 대표팀은 '현재'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가는 곳이다." 신 감독은 이 철학을 철저히 따랐을 뿐이다. 신 감독은 "이동국이 노장이라고 해서 실력이 없는데 뽑지 않았다. 내가 볼 땐 K리그 최고 선수"라며 "이동국 경기를 꾸준히 봤고 움직임이 좋았다. 골 외에도 문전으로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찔러주는 패스가 최고다. 내가 선호하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신 감독 말대로 현재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이동국보다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원톱 공격수는 찾기 힘들다. 시즌 초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복귀 뒤 강렬한 몸놀림을 보였다. 선수 칭찬에 인색한 최강희(58) 전북 감독도 "이동국의 몸이 이렇게 좋을 수 없다"고 만족감을 내비칠 정도다.골수로는 양동현(31·포항 스틸러스·15골)이 이동국보다 4배 가까이 많지만 신 감독은 포항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라 제외했다. 이동국은 눈으로 보이는 골은 적다. 4골이다. 하지만 골 찬스를 만들어 내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에 신 감독은 큰 점수를 줬다.답은 나왔다. 19년 전 이동국도 대표팀에 필요했고, 지금 이동국도 대표팀에 도움이 될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동국 발탁 자체를 '과거로의 회귀'로 단정 짓기 힘든 이유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이동국이 불편한 이들이 제시하는 해법이다. 변화와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면서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해법을 가장한 강요'다. 특히 방향을 잘못 짚었다. 먼저 스포츠 세계에서 양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다고 뒤로 물러나는 경우도 없다. 잘하면 버티는 것이고 더 잘하는 이가 등장하면 내려오는 것이 순리다. 자연스러운 순환이 스포츠 전체 경쟁력을 높인다. 따라서 K리그에서 최고의 모습을 자랑하는 이동국이 내려올 이유는 없다.잘못된 방향의 핵심은 대표팀에 새로운 공격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이동국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한국 축구 구조적 문제점에서 찾아야 한다. K리그는 외인 공격수가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공격수는 외인들과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 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이런 현상은 한국 유소년들의 공격수 기피로 이어졌다. 대표팀 공격수 부재 현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2의 이동국'이 지금까지 등장하지 못한 이유다. 이동국 발탁에 한탄하기보다 한국 축구 전체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일이다.'이동국이 양보한다면 대안은 있는가.'이동국이 불편해도 이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2경기에서 미래를 위한 실험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안정감이 최우선이다.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한다. A매치 103경기를 뛴 이동국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이동국은 2012년 2월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서 1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국이 위기에서 한국 축구를 구한 순간이다.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월드컵에 탈락할 수 있었다.또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경험은 이동국을 따라올 자가 없다. 이란은 6번 만나 2골을 넣었고 4승2패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무적을 자랑한다. 6번 출전해 4승2무를 이끌면서 4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은 나태해진 젊은 선수들의 태극마크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신 감독은 "마흔이 다 된 이동국이 열심히 뛰는데 후배들이 살살 뛰겠는가. 이동국으로 인해 정신력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대표팀은 중요한 시기다.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출전 시간이 주어지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반드시 월드컵 진출을 이뤄내겠다."이동국이 약속한 말이다.한국 축구는 최대 위기의 순간 이동국을 선택했다. 신 감독은 자신의 운명을 이동국에게 맡겼다. 이동국 역시 '영웅'과 '역적'의 갈림길에 섰다.이렇게 된 이상 믿을 수밖에 없다. 이동국 발탁에 관한 논란으로 힘을 뺄 여유가 없다. 모두가 바라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위해서, 한 마음으로 신태용팀과 이동국을 지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비판은 2경기가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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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은 '전북'을 가장 많이 봤다…몇 명 뽑을까?

"신태용 감독에게 이제 그만 좀 오라고 해라."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이 던진 농담이다.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 전북과 FC 서울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자 최 감독이 웃으면서 꺼낸 말이다. 농담이었지만 이 말 속에는 신 감독이 얼마나 전북을 주시하고 있는지가 포함돼 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전북전 관전이다. 지난 4일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신 감독이 첫 번째로 선택한 팀이자 가장 많이 본 팀이 바로 전북이다. 첫 경기는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 울산 현대의 클래식 19라운드였다. 대표팀 감독 자격으로 전주를 가장 먼저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전북을 향한 믿음과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이어 신 감독은 지난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전북과 상주 상무의 21라운드도 직접 현장에서 지켜봤다. 23라운드 전북-서울전에 신 감독은 세 번째로 모습을 드러내며 전북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전(8월 31일)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9월 6일)을 준비하고 있는 신 감독 입장에서 전북을 향한 애정은 당연한 현상이다. 위기의 대표팀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남은 2경기 상대 역시 아시아의 강호로 부담스러운 적들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따라서 짧은 시간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현재 최강의 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신 감독이 주시하고 있는 전북이 바로 클래식 1강 팀이다. 14승5무4패, 승점 47점으로 클래식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북은 선수들 대부분이 전·현직 국가대표로 클래식에서 가장 수준 높은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파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한 지금 전북 선수들이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 감독도 이를 위해 전북을 찾아 다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 감독은 몇 명의 전북 선수들을 뽑을까. 후보군은 많다. 미드필더 이재성(25)은 이변이 없는 한 신 감독의 선택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전북을 넘어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인 이재성은 기복 없는 활약으로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모든 감독들이 선호하는 선수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63) 감독 역시 전체적으로 K리거를 외면한 가운데 이재성만큼은 꼭 명단에 포함시켰다. 좌우 풀백인 김진수(25)와 최철순(30) 역시 후보군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9)은 올 시즌 9골을 넣으며 신 감독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그는 클래식 득점 랭킹 5위에 올라있다. 21세의 떠오르는 수비수 김민재도 태극마크 가능성을 품고 있다. 역시나 가장 큰 관심사는 베테랑 이동국(38)의 발탁이다. 신 감독은 "나이는 상관이 없다. 이동국도 대표팀에 뽑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이 이 말을 뱉은 뒤 이동국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국은 서울과 23라운드에서 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K리그 통산 196호골을 쏘아 올렸다. 골뿐 아니라 공간 침투, 연계 등 이동국은 최고의 몸상태를 자랑했다. 신 감독이 전북을 주시하면서 전북 내부에도 긍정적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최 감독은 "신태용 감독으로 인해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 전북에서 몇 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갈지는 모른다. 확실한 것은 선수들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이라며 "대표팀에 가고 싶은 건 모든 선수들의 같은 마음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전북을 세 번째 지켜본 신 감독은 "8월 초에는 대표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2017.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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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광래 대구 FC 사장 '슈틸리케팀'·K리그·대구 향한 조심스러운 우려

"대구가 또 못 이길 팀도 없는 거라."활주로에서 빈 엔진 소리만 내던 대구 FC가 마침내 이륙에 성공했다.'기수'를 맡은 조광래(63) 대구 FC 사장은 이제야 마음이 놓인 듯 "그 봐라, 우리가 또 못 이길 팀도 없다고 안 했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개막 38일째. 간절한 '첫 승'을 이룬 지난 9일 밤 대구에서 였다. 대구는 이날 전남 드래곤즈를 물리치고 2017시즌 승격 뒤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3번의 무승부(1패)로 승점 3점에 그쳤던 대구는 단번에 승점 6점째를 쌓고 7위로 도약했다.조광래 사장은 40년이 넘는 세월을 오직 푸른 그라운드에서만 보냈다. 대구의 성장 뒤에는 지도자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그의 헌신이 있었다.일간스포츠는 이날 조광래 사장을 만나 대구를 비롯한 최근 K리그의 판도, 그리고 요동치는 '슈틸리케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조심스러웠지만 후배 지도자들이 쉽게 넘겨 서는 안 될 뼈 있는 말이 담겨 있었다. ◇ '슈틸리케팀'을 향한 조심스러운 걱정조 사장은 2010~2011년까지 A대표팀을 맡았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과 원정경기에서 패한 뒤 2011년 12월 갑작스럽게 대표팀을 떠났다.그의 경질 배경을 두고 축구계에서는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했다. 조 사장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던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밝히며 소용돌이의 중심에 섰다.1년 5개월.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한국 축구팬들은 '태극전사'들을 이끌던 그를 아꼈다. 상상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축구라며 붙여진 '만화축구', 젊은 자원을 수없이 발굴해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애칭이 조 사장의 이름 뒤에 따라붙었다.'티켓 파워'도 상당했다.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재임하며 치른 9경기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3만9380명이었다. 이는 허정무(62)·최강희(58)·홍명보(48)·울리 슈틸리케(63) 감독까지 최근 9년 동안 대표팀을 맡았던 수장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물론 대진도 한몫 거들었겠지만 조 사장의 축구 색깔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대표팀 감독으로서 산전수전 다 겪은 조 사장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슈틸리케팀'을 걱정하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임 결정이 난 뒤 해외로 출국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켜봤다. 주말 K리그 관전이 예정된 상황이었기에 슈틸리케 감독의 갑작스러운 출국은 다소 의외였다.취재진에게 슈틸리케 감독의 출국 얘기를 건네 들은 조 사장은 "해외는 왜 나갔는가. 코치를 구하러 간 것인가"라고 물었다. 지금은 해외파를 점검하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코칭스태프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이어 "차두리(37) 전력분석관이 잘해 주고 있다. 후배들도 잘 따를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코치 개념은 아니었다"며 "대표팀에 (말이 통하는) 외국인 수석 코치가 필요할 듯싶다. (노력했는데) 구하지 못했다면 그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본선행에 떨어진 기억이 거의 없기에 지금의 위기가 낯설다.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느라 대한민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과 질적 발전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형국이다."어찌 됐건 버텨서 (월드컵 본선에) 나가긴 할 것"이라던 조 사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이렇게 말했다."그러나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내용이 좋아야 한다. 긴 시간 팀을 이끌었다면 무언가 결과를 냈어야 했는데…." ◇ 2% 부족한 K리그와 대구조 사장은 1970~1980년대 대표팀과 실업 축구의 간판 미드필더였다. 은퇴 뒤에는 대우 로얄즈와 수원 삼성, 안양 치타스(FC 서울 전신), 경남 FC 등 K리그 팀을 두루 이끌었다. 2012년부터 재야에서 유소년 축구를 돌보던 그는 2014년부터 대구의 대표이사 겸 단장으로 선임돼 행정가로 변신했다.반열에 오른 지도자가 행정 실무 경험까지 갖추면 축구를 보는 눈이 더욱 깊고 선명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런 조 사장에게 '대구의 5라운드까지 판도를 짚어 달라'라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글쎄…. 축구는 손현준(45) 감독이 하는 거지. 나야 뭐 아직 '조금 더 지켜보자' 하고 있다. 오늘(9일) 경기까지는 보려고."이어 짐짓 아닌 척 한마디를 더했다."무언가 조금 부족하다. 다른 팀에 (경기력이) 뒤지는 건 아니고 잘하는데. 이제 막 클래식에 올라와서 적응을 못 해서 그런 것인지. 그 조금 부족한 부분을 신경 쓰고 보완해야지."비단 대구의 일만은 아니다. '부족한 2%' 때문에 허덕이는 건 K리그 클래식도 마찬가지다.최근 1부리그에는 무승부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 질은 물론이고 흥행까지 책임져야 할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시즌 초부터 고전하면서 경기장을 찾는 팬 숫자가 뚝 떨어졌다. 비교적 막대한 수준의 투자를 하는 팀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축구의 전반적 수준도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국내 여러 정치적 사회적 이슈와 맞물린 분위기 탓도 없진 않다. 하지만 축구팬이 발길을 돌리는 원인 중 하나는 '재미없고 무의미한 승부'를 한 축구인에게 있다. "요 근래 경기를 보면 무언가 조금씩 실망한다. 경기 내용들이 왜 다 그런지 모르겠다. 올 시즌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정도를 제외하면 다 고만고만하다. 좋은 경기가 별로 없다. 이러려고 지도자들이 경기를 하는 건 아닐 텐데…."조 사장도 이 점이 우려되는 듯 낯빛이 어두워졌다.서지영 기자 2017.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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