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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태민·첸백시’ 소속 원헨드레드 측 “악플+허위 사실 심각... 법적 대응 한다” [전문]

가수 MC몽이 설립한 원헌드레드 측이 아티스트 보호에 나선다. 24일 원헌드레드 측은 “원헌드레드 자회사인 빅플래닛메이드엔터, 1NB100, 밀리언마켓 소속 아티스트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악의적인 비방, 허위사실 유포, 모욕과 조롱 등 명예훼손이 되는 게시물과 악성 댓글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고 공지했다.그러면서 “일부 악플러들과 불법 여론조작 업체들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원헌드레드는 MC몽과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이무진, 비비지, 비오, 하성운, 렌, 허각, 태민, 이수근, 이승기 등이 소속된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의 모기업이자 엑소 멤버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소속된 INB100 모회사다. 이하 원헌드레드 측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원헌드레드입니다. 원헌드레드의 자회사인 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 밀리언마켓의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항상 많은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현재 소속 아티스트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악의적인 비방, 허위사실 유포, 모욕과 조롱 등 명예훼손이 되는 게시물과 악성 댓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습니다. 이에 일부 악플러들과 불법 여론조작 업체들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소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경고나 선처, 합의 없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 드립니다. 당사는 앞으로도 소속 아티스트들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9.24 13:49
산업

피싱 사기도 가지가지… SSG닷컴, 롯데온까지 사칭한 '불황형 피싱'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대형 유통 업체를 사칭한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싼값에 물건을 판매한다고 속이고 소비자를 '피싱'하는 온라인몰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롯데온'이나 'SSG닷컴'처럼 대기업 쇼핑몰을 사칭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대표적인 불황형 피싱이라고 보고,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냉장고를 사기 위해 포털사이트를 서칭하다가 LG전자의 냉장고를 113만원대에 파는 사이트를 찾았다. 온라인 최저가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A 씨는 롯데그룹 계열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이라는 사이트 로고 등을 보고 신뢰를 갖고 제품 구매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A 씨는 결제 전 아내가 "가격이 너무 저렴하고 리뷰도 없어 이상하다"는 말에 취소를 결정했다. 그는 "해당 몰에 전화했더니 일반 쇼핑몰과 다른 안내가 돼 더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A 씨가 접속한 쇼핑몰은 롯데온을 사칭한 불법 피싱 사이트였다.소비자의 피해가 잇따르자 롯데온은 지난달 '롯데온스토어', '롯데온가전스토어', '롯데온베스트샵' 등으로 상호를 바꿔가며 사칭 사이트를 운영한 사례를 확인하고 안내문을 띄웠다. 포털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해 클릭하면 사칭 사이트로 연결되는 식으로 주로 고가의 가전제품을 판매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도 최근 홈페이지에 고객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쓱닷컴을 사칭하는 사이트가 도메인을 바꿔가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적발했기 때문이다. 쓱닷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 사이트는 폐쇄됐지만, 이후 트레이더스몰을 사칭한 앱이 등장해 골머리를 앓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사칭 사이트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대기업을 사칭한 사이트가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픈마켓을 차려놓고 싼 제품을 판매한다면서 피싱을 하는 사이트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대기업을 사칭한 가짜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이 이어지자 대범한 사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실제로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특정 쇼핑몰에 대해 발령한 소비자 피해 주의보는 총 9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건에 불과했다. 올해 주의보 발령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 피해 사례가 늘었다는 의미다.유통업체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발견 즉시 관계 기관에 신고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가 아니어서 법적인 조치까지 하기는 어렵다. 또 사이트가 차단될 때까지 시간이 걸려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이 요구된다. 소비자원은 지나치게 가격이 저렴한 경우 믿을만한 업체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가급적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 결제해 달라고 당부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5.15 07:06
부동산

어느 영끌러의 하소연…"우리 집 가격 결정하는 '그 집'이 두렵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영끌러'들의 마음고생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최근 1~2년 사이에 주택을 매수했는데 실거래가를 밑도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급매' '급급매' 매물이 종전 실거래가 보다 수 억원 이상 떨어진 호가를 부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영끌러도 늘어나고 있다. 잠 못 드는 영끌러들 "뚝뚝 떨어지는 호가만 보면 밥맛도 뚝뚝 떨어져요."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들어 주기적으로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테고리를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18억5000만원대에 장만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사실 내가 아파트를 산 뒤 약 1억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몇천만 원씩 야금야금 떨어지더니 내가 산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며 씁쓸해했다. A 씨를 더 속상하게 하는 건 더 있었다. 실거래가를 크게 밑도는 호가다. 그는 "단지가 커서 매물도 많다. 그중에는 '급급매'를 달고 호가가 17억원 수준인 것도 있다. 이 가격에 실거래가 된다면, 아직 입주도 못 했는데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멘탈 관리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 씨처럼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위 말하는 다주택자도 아니라 '평생을 살 자가'라면서 마련한 1가구 1주택자인데도, '내가 최고점에서 집을 샀다'는 허탈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세태를 반영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유머도 돌고 있다. '내 아파트값은 내가 산 가격도 아니고, 내가 부르는 호가도 아니고,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불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A 씨는 "이 글을 읽고 '현타'가 왔다. 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금리 인상 부담이 큰데, 나 혼자 허리띠 졸라매고 이자 내면 뭐하나 싶다"며 "우리 단지 사는 누군가가 빚 감당 못 하고 싼 가격에 던지면 그게 내 집 가격이 되는 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유머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명언을 뜻하는 '띵언'이라면서 친구들 사이에 돌려봤다고도 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종전 최고가를 크게 밑도는 실거래가 속출하는 데 이어 이 가격이 해당 단지의 평균 호가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는 이달 초 전용면적 84.8㎡가 19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23억1000만원에 거래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3억6000만원이 하락했다. 실거래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이 단지의 호가도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매물로 나온 전용면적 84.8㎡ 중에는 최저가인 19억5000만원에 나온 세대도 있다. 잠실엘스는 '리센츠' '트리지움'과 함께 송파구를 대표하는 아파트다. 그러나 잠실 일대에서는 이러다가 '엘리트'로 불렸던 잠실엘스의 30평대 가격이 20억원 선도 지키지 못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급매' 호가가 우리 집 시세 전문가들은 영끌러들의 이런 자조의 목소리가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급능력에 우리 집값이 달렸다'는 말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급매 가격이 우리 집 시세인 것은 맞다"라고 했다. 다만 윤 수석연구원은 '묻지마식' 문어발 투자로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1주택자의 경우 대출 금리 인상이 부담돼 매도를 택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시스템적인 위기로 1주택자보다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던지는 사례가 많다"며 "만약 1주택자가 이자 부담 때문에 하락기에 급매를 선택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본인의 소득 수준을 넘는 집을 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날마다 집값 하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공포에 떠는 1주택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른바 '영끌' '빚투' '패닉바잉'으로 집을 무리하게 사들였지만, 집값이 급락하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집을 새로 사기는커녕 트라우마와 싸우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이어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공포 심리가 스마트폰을 타고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69%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 업체가 2013년 9월부터 조사한 이래 가장 높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6월 조사에서 44%로 역대 최고치를 깬 후 5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2%로 역대 최소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내리는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19일 기준 555건으로 지난해 9월(2691건)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북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구별로 노원구(-0.41%)와 도봉구(-0.42%)가 0.4% 이상 떨어졌고, 성북구(-0.37%)·서대문구(-0.31%)·금천구(-0.30%) 등도 낙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31%에서 금주 -0.38%로 낙폭이 커졌고, 강남구(-0.20%)·서초구(-0.16%)도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단지마다 급매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정이 급하다 보니 '급급매', '초급매'에 '초초급매'까지 써 붙이고, 경매 직전 단계로 보일 정도의 제2금융권 대출승계를 내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4 07:00
경제

우주 기운을 받아 당첨됐는데…잔금 대출 못받은 세대 '최고치'

이른바 '로또'라 불리는 아파트 분양에 성공하고도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 세대가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다. A씨는 내년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자칫 잔금을 치르지 못할 수 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보니 계획도 다 엉망이 되는 기분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물론 주변 지인에게도 부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A씨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주요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카페 등에는 어렵게 분양을 받았는데 대출 규제로 잔금을 치를 수 없을 것 같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재테크 카페 회원인 B씨는 지난달 15일 '아파트 입주 대출…고민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 분양을 잘 받았지만, 아파트 입주 단금 대출때문에 요즘 너무 힘들다"며 "중도금까지는 어떻게 마련했는데 이제 이게 문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집단으로 잔금 대출을 일부 은행에서 약속 받았으나, 선착순으로 바꾸면서 아파트 계약 취소에 몰렸다면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인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미입주 사유 중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이 34.1%에 달했다. 전달(26.7%)과 비교해 7.4%포인트 급등했다. 자신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 100명 가운데 34명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는 주택산업연구원이 2017년 6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월간 단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비율이 30%를 넘은 것은 작년 7월(33.3%)과 지난 2월(32.1%) 두 차례뿐이었다. 앞으로도 팍팍하다.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는 잔금대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대출 한도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부터 신규 취급되는 대출은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DSR 적용대상이 된다. 다만 잔금대출의 경우 DSR 시행일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있었다면 공고일 당시 규정을 적용한다. 분양 당시의 기대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사실상 실수요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렵게 내집장만을 한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으면, 서민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 정부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20 13:46
경제

[멋스토리] "김정숙 여사 든 한지 가방 원단 맞나요?"…해외 바이어 난리난 '한지 가죽'

K패션 업계가 영부인의 '패션 외교' 덕에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동반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배우자 프로그램 등에서 '한지 가방'을 착용해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브랜드는 물론 '한지 가죽'을 만든 개발사까지 밀려드는 주문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지 가죽을 개발한 한원물산은 굵직한 해외 바이어로부터 "김정숙 여사가 든 가방 원단을 만든 업체가 한원물산이 맞느냐"는 '역질문'까지 받고 있다. 한국 원료·브랜드…'빅히트' 친 한지 가방 김 여사는 최근 마무리된 G20 등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에서 한국의 미와 전통을 고루 담은 패션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김 여사가 선택한 한지 가방은 패션 외교의 정점이었다. 김 여사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마련된 G20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행사에 국내 잡화 브랜드 '페리토'의 검은색 블레드 가방을 들고 등장했다. 이 가방은 겉보기에 동물 가죽을 사용한 제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실제로는 우리 기업이 만든 한지 가죽으로 만든 친환경 비건 가방이다. 청와대 측은 스페인 베고냐 고메즈 총리 부인 등 다른 나라의 영부인들이 한지 가방을 보고 감탄한 일화를 전하며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김 여사의 한지 가방은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의 연관검색에 등장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김 여사가 든 한지 가방은 '품절템'이 됐다. 페리토 측은 홈페이지에 '김정숙 여사께서 착용하신 블레드 백과 피노백의 주문량이 급증해 예약배송이 진행 중'이라는 안내문까지 걸었다. 유지현 페리토 대표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페리토 사이트와 제품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페리토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다. 그저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페리토는 평소 친환경과 비건에 관심이 많았던 유 대표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한지 가죽 위에 도장 작업으로 문양을 찍어서 가죽 느낌이 나도록 제품을 만들면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영부인이 착용한 핫한 브랜드로 통하지만, 한지 가방에 대한 편견으로 마음고생이 적잖았다고 한다. 유 대표는 "제품을 만들려고 신발 공장에 갔는데 현장 사장님으로부터 '이런 거 왜 만드나. 그냥 동물 가죽으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비건 가죽에 대한 편견과 싸웠던 일화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100%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제작에 2~3주가 걸린다. 그런데 '한지로 만드는데 (가방) 단가가 왜 이렇게 비싼가'라는 질문도 적지 않게 들었다"고 했다. 페리토의 가방은 20만~30만원 사이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김 여사가 든 블레드 백의 소비자 가격은 32만원 상당이다. 유지현 대표는 비건과 한지의 폭을 패션의 영역까지 넓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비건하면 흔히 먹을 것만 생각하고, 한지는 종이만 생각한다. 그러나 비건과 한지 모두 우리 생활 전반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영부인이 페리토 가방을 든 뒤 '이런 제품이 있는지 몰라서 그동안 가죽을 썼다. 알았다면 진작 샀을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운지' 개발사 한원물산도 활기 영부인의 패션 외교 덕에 신바람 난 곳은 더 있다. 한지 가방의 원단인 한지 가죽 '하운지'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한원물산이다. 한원물산은 2015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한지 가죽 연구에 착수했다. TV에서 한지를 제작하는 작업을 우연히 본 정우한 한원물산 대표가 "낱장이 아닌 '롤' 형식으로 만들어 다른 제품 원료로 확장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시작점이었다. 정우한 대표는 본지에 "하운지를 개발하기 위해 그동안 약 60억원이 투입됐다. 확신을 갖고 개발하면서도 '이게 될까'라며 흔들릴 때도 있었다. 영부인이 하운지로 만든 가방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시간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하운지는 우리 전통 한지에 면이나 레이온 같은 100% 자연섬유를 덧대 만든다. 직물을 붙일 때도 수성 본드를 사용한다. 유성이 아니기 때문에 유해한 성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종이로 만들었지만, 내구성과 방수 기능은 어느 가죽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운지 개발을 하던 2015년만 해도 국내에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식이 얕은 편이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친환경은 글로벌 화두가 됐다. 정 대표는 "우리가 하운지 개발을 하면서도 친환경이 이렇게 주목받을 줄 몰랐다. 하운지가 지속가능한 한지 가죽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하운지를 국제 공인기관에 보내 180일 안에 생분해가 되는지 아닌지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한원물산에 따르면 하운지는 공인기관 의뢰 135일 만에 83% 이상 생분해가 이뤄져 오는 12월께에는 90% 이상 자연 생분해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여사가 G20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한지 가방을 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SK그룹과 신한지주회사가 내년 다이어리 제작을 위해 친환경 소재 하운지를 구매했다. 양사는 다이어리 표지를 인조 가죽이 아닌 하운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정우한 대표는 "굵직한 영국 바이어가 국내 업체를 통해 김 여사가 든 한지 가방의 원단이 한원물산 제품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역으로 들어왔다. 김 여사의 패션 외교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됐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조만간 좋은 계약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08 07:00
연예

티빙, K콘텐트 앞세워 글로벌 정조준 내년 일본·대만 본격 진출

토종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티빙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비롯한 미래 전략을 밝혔다. 티빙이 독립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티빙 커넥트 2021’ 행사를 18일 온라인 생중계했다. 티빙 양지을 공동대표는 “K콘텐트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라인(LINE)을 포함해 복수의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과의 협업해 글로벌 OTT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2022년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티빙에 따르면 주요 국가에 직접 D2C(기업-소비자 직거래)서비스를 출시 및 운영할 계획이다. CJ ENM 콘텐트를 포함한 티빙의 오리지널뿐만 아니라 현지를 공략할 수 있는 로컬 콘텐트 역시 공격적으로 수급할 계획이다. 국내 확장 전략 또한 소개했다. 양지을 공동대표는 “티빙을 더욱 편리하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삼성, LG를 비롯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업체의 스마트TV에 티빙 서비스 지원할 것”이라면서 “특히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력해 티빙 전용 서비스 버튼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빙만의 더 특별한 경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트는 더욱 강화된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25개의 오리지널과 독점 콘텐트를 선보이며, 매월 평균 2개 이상의 신규 콘텐트를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미래 전략으로 ▲프랜차이즈 IP 본격 가동, 세계관 확장 및 팬덤 확대 ▲ 웹툰, 웹소설 등 원천 IP를 활용한 라이프타임 밸류(LTV) 확장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등 색다른 팬덤을 공략한 장르 다변화와 장르 확대 ▲상생과 공생을 추구하는 유통 전략 다변화 ▲영화급 규모의 스케일감 넘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등을 내세웠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의 시너지도 강화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웹툰, 웹소설 등 무궁무진하고 방대한 네이버 지적재산권(IP)이 티빙만의 차별화되고 참신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K콘텐트와 팬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도 준비됐다. 티빙 오리지널 ‘스프링캠프’의 나영석 PD는 “티빙은 다른 OTT플랫폼에 비해 K콘텐트가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화된 요소다. 이제 나아갈 길은 글로벌이다. 지금이 분기점이자 갈림길이다. 티빙을 통해 K콘텐트와 K예능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욘더’로 OTT와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이준익 감독은 “다양한 플랫폼이 확산되는 시기인데, 영화나 드라마나 결국에는 이야기의 세계를 보여주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장이라는 플랫폼과 OTT 플랫폼의 간격이 없어지는 것 같다. 꼭 영화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 아니라 OTT 플랫폼으로 만나는 게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같은 OTT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후 1년 만에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206% 증가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유로 2020, 분데스리가 등 독점 중개한 남성 중심 콘텐트로 남성 가입자 또한 231% 증가했다. 또한 주 타깃 층인 20~30대뿐 아니라 10대 가입자 268% 증가했다. 중장년층 유료 가입자도 출범 전 대비 50대 276%, 60대 246% 증가율을 보였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티빙의 목표는 무엇일까. 양지을 공동 대표는 “2023년까지 800만 유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사업이 구체화하면서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혜준 기자 kang.hyejun@joongang.co.kr 2021.10.18 12:28
야구

KBO리그 하락세...시청률·동시접속자수 다 줄었다

올해 프로야구에는 악재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관중 수입이 줄어들었다. 그 와중에 선수들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도쿄올림픽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이런 여파로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13일 미디어 분석 전문 업체인 티엘오지에 따르면 KBO리그 TV 생중계 시청률을 지난해 8월(0.85%)과 비교해보니 올해 8월이 0.66%로 0.19% 감소했다. 도쿄올림픽 이전과 비교해도 0.15% 줄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생중계 동시접속자수는 지난해 8월(2만8666명)과 비교해 올해 8월은 2만1479명으로 25.1%나 줄어들었다. 도쿄올림픽 이전과 비교해도 19.2%가 감소했다. KBO리그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지난 9이부터 11일까지 3일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커뮤니티, 블로스, 뉴스미디어 등에 올라온 KBO리그 관련 글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인 내용이 80.6%에 달했다. 긍정 내용은 18.6%였다. 주요 연관어는 KIA, 범죄, 구단, 음주운전, 송우현, 브룩스, 대마초 등이었다. 간첩, 탈옥, 백화점 등도 많이 언급됐는데, 이는 각종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면서 야구 커뮤니티에서 이제 '간첩, 탈옥만 남았다' '범죄 백화점이 된 프로야구' 등으로 비난하는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소영 기자 2021.08.16 09:53
경제

인기 제품은 품절, 배송은 함흥차사…잘 나가는 레깅스 업계 신종 마케팅 수법?

한국이 전 세계 3위 레깅스 소비국이 될 정도로 레깅스가 인기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레깅스 브랜드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젝스믹스와 에코마케팅의 안다르는 인기 색상과 사이즈가 품절되는 경우가 잦고, 배송도 터무니없이 느려서다. 일부에서는 "일종의 마케팅 방법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주요 사이즈는 항상 품절? A 씨는 지난달 초 안다르에서 레깅스를 구매하려다 포기했다.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가 대부분 품절이어서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바꿔 젝시믹스 홈페이지에도 가봤으나 마찬가지였다. 비교적 무난한 색의 55~66치수는 다 팔린 상태였다. A 씨는 "지난해부터 레깅스를 구매하려고 안다르와 젝시믹스 사이트를 자주 찾았다. 그런데 검은색이나 네이비, 그레이 톤의 55~66치수는 항상 매진이었다. 보통 열흘은 기다리라고 하더라"며 "무슨 마케팅 수법인가 싶기도 하고, 기다리기 힘들어서 포기했다"고 한숨을 지었다. 또 다른 소비자 B 씨는 최근 안다르에서 원하는 레깅스를 구매하는 데 마침내 성공했다. 그는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품절이었다. 지금 휴가철이고 연일 무더위가 기승 아닌가. 상대적으로 레깅스를 사는 소비자가 적은 비수기여서 그나마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잦은 품절로 인한 고객 불만은 업체들도 잘 알고 있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27일 "일부러 품절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초도 물량이 몇 시간 안에 동이 날 정도로 잘 나가다 보니 품절이 잦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품절에 대한 고객의 컴플레인이 자주 접수돼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요즘 여름 시즌이라 화려한 색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자주 품절이 되던 인기 품목에 대해 물량이 확보된 상태다"고 했다.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잦은 품절로 소비자의 정상적인 제품 구매가 어려운 데도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더 주는 '1+1' 행사 등 사실상 1년 내내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다르는 지난달 론칭 6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했다. 이어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20일부터 '썸머 세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고 70%까지 세일 행사를 열고 있다. 안다르만큼 잦지는 않으나, 젝시믹스도 각종 할인 행사를 자주 연다. 소비자단체는 잦은 세일이 결국 마케팅 수법이라고 꼬집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1+1이나 쿠폰, 세일은 결국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판매 전략이다. 나름대로 손익계산서를 뽑은 결과 이런 행사를 할 때 이익이 남는다고 판단하고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또 1+1 가격은 한 개를 사면 하나를 공짜로 준다는 개념이 아닌 사실상 원 가격에 가까운 제품을 2개씩 파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1+1행사나 세일과 쿠폰 발행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에 있다. 이제 고객들도 싸거나 할인을 한다고 사지 않고 제품력과 디자인을 고려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배송 늦는 안다르…에코시스템 물류 체계 지적도 일부 고객은 마케팅 방식보다 늦은 배송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올해 에코마케팅으로 주인이 바뀐 안다르가 대표적이다. 자신을 안다르 충성 고객이었다고 밝힌 C 씨는 28일 본지에 "최근 1년 사이 150만원 상당의 안다르 제품을 구매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등 굵직한 세일 행사 때 제품을 구매해도 3~4일이면 배송이 완료됐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갑자기 배송이 늘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C 씨는 안다르 측이 제품 확보도 하지 못했으면서 "다 준비됐다" "포장 완료됐다"고 안내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경 제품을 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물건이 오지 않았다. 카카오톡으로 질문도 하고, CS(고객만족) 팀에 전화해도 '곧 보낸다'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배송도 시작하지 않았으면서 배송 현황판에 운송장 번호까지 써놨더라"고 말했다. 결국 C 씨는 한 달을 기다린 후에도 제품을 받지 못했고 환불 절차를 밟았다. 그는 "나는 이제 안다르는 보지도 않는다. 젝시믹스로 갈아탔다"며 "마케팅사가 안다르를 인수했다고 들었는데, 마케팅만 신경 쓰느라 물류 파악은 하지 않는가 보다"고 말했다. 비단 C 씨만의 일은 아니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안다르 배송'이라고 검색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지연되는 배송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글이 적지 않다. 본지는 안다르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하고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보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29 07:00
경제

"전화 3번 안 받으면 음식 폐기해라"…쿠팡이츠의 이상한 배달법

서울에 거주하는 A(43) 씨는 최근 쿠팡이츠에서 4만7000원어치의 배달음식을 주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쿠팡이츠 라이더에게 온 전화를 3번 받지 못해 다시 전화했더니 "통화가 안 돼 음식을 폐기했다"는 답변을 들은 것이다. 쿠팡이츠 상담사는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폐기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책임을 A씨에게 돌렸다. 이런 폐기 방침을 한 번도 들은 바 없는 A씨는 상담사와의 입씨름 끝에 음식값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쿠팡이츠에는 배달 기사가 고객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배달음식을 '자체 처리'하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 기사의 시간은 '수입'과 직접 연관되기 때문에 고객의 부재로 대기하는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조항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객에게 정확히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의 시간 활용 효율성을 위해 '오배달' 상황 시 배달음식을 자체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음식을 폐기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별도 규정이 있다기보다는 '오배달 상황'에 대한 규정이 있는 것"이라면서 "고객이 주소를 잘못 기재하는 등의 상황 시 자체 폐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그 외에는 대부분의 케이스에 대해 보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A씨의 경우와 같이 '통화가 되지 않을 시 자체 폐기'하는 조항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반면, 쿠팡이츠는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자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라이더의 시간은 생계와 직접 연관돼 있다"며 "라이더가 한 고객의 배달음식을 가지고 계속 대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고 있는 매뉴얼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서는 '자체 폐기'만 검색해도 다양한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 한 경기도 쿠팡이츠 라이더는 "배송지가 도로라 도착해서 전화하니 안 받아서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3번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자체 폐기하라고 했다"며 "시키는 대로 했는데, 고객의 '역따(역따봉의 줄임말로 배달 평가의 '싫어요'를 의미)'만 늘었다"고 토로했다. 쿠팡이츠 앱의 '약관·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확인한 결과, 제18조 5-2항에는 "회사가 회원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고, 상품이 변질하거나 부패할 우려가 있어 그대로 상품을 제공하면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할 여지가 있는 경우" 상품을 재배달, 취소 및 환불, 보상 등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3회 통화가 안 될 시, 배달음식을 자체 처리할 수 있다'는 고지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거주하는 김 모(30) 씨는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고 있지만, 3회 전화를 받지 않으면 음식을 폐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고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바로 음식을 폐기하지 않는다. 한 배민커넥트 라이더는 "고객이 전화도 받지 않고 현관 초인종에 응답도 없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배달이 완료됐음을 시스템에 입력한 뒤 1시간 음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재배송하거나 폐기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음식의 자체 폐기는 소비자에게는 중대한 피해다. 따라서 배달 업체들이 관련 지침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리고, 피해구제 및 보상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상담센터 관계자는 "배달음식 주문 건에 대해 전화를 받지 않은 고객의 과실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약관에 정확히 '3회 연락이 닿지 않을 시'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고, 배달 기사에게 '3차례 통화가 안 되면 음식을 자체 처리할 수 있다'고 지침을 내리게 돼 있다면 고객에게 이를 정확히 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gang.co.kr 2021.04.08 07:01
경제

"현대차 들어온다"…요동치는 중고차 시장

국내 중고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쏘카·쿠팡 등 벤처 업계도 중고차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대기업이 뛰어든 만큼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벤처회사들의 기대감이다. 잇따른 경쟁자의 출현에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부랴부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규 사업자들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고차 진출 공식화한 현대·기아차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중고차 사업 진출 의도 질문에 대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현대차가 이를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무는 "소비자는 본인의 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또 구매하는 중고차에 대한 품질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성격의 시장에서 부적합한 거래 관행이나 품질 수준이 낮은 문제로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다면 모든 소비자의 고통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됐다.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은 대기업 등의 사업 확장에 대응해 영세 상인이나 사업자들의 업종·품목을 지정해 대기업 진출을 막는 제도다.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 있다. 덩달아 군침 흘리는 벤처회사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벤처 기업들도 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가 대표적이다. 쏘카는 지난 21일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출시하며, 중고차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쏘카 회원이라면 쏘카가 카셰어링으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해온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쏘카는 우선 투싼(2017년식,1100만원대부터), 스포티지(2017년식, 1100만원대부터), 아반떼 (2016년식, 590만원대부터) 등 3종을 판매한다. 유통과정을 최소화한 만큼 차량 가격은 시장가 대비 평균 10% 이상 저렴하다. 쏘카는 지속해서 판매 차종과 차량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상표권 '쿠릉'을 등록하면서 자동차 금융업과 자동차보험 관련 상담 및 중개업, 중고차 감정업, 중고차 평가 관련 정보제공업 등을 지정상품으로 등재했다. 다만 쿠팡 관계자는 "수많은 사업확장 가능성의 하나일 뿐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SK도 중고차 사업에 진출할 유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SK는 한때 중고차 시장 최대 사업자로 꼽혔지만,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길이 열리면 SK가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렌터카 사업을 하는 SK네트웍스가 사용하던 차량을 직접 판매에 나설 수도 있다. 기존 업체들 네이버와 손잡고 경쟁력 강화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 소식이 잇따르자, 기존 중고차 업체들도 분주해졌다. 앞다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케이카(K카), 엔카닷컴, AJ셀카는 지난 1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협력해 내차 시세 정보 조회 서비스 ‘마이카’를 개시했다. 마이카는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해당 차량에 맞는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차량 개인화 서비스다. 중고차 시세, 리콜 정보, 정기검사일 안내, 자동차세 납부, 소모품(타이어·엔진오일)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마이카는 K카와 엔카닷컴, AJ셀카 등과 제휴해 실시간 중고차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대신 K카와 엔카닷컴, AJ셀카는 네이버 마이카를 통해 차량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마이카 이용자는 K카, 엔카닷컴, AJ셀카를 선택해 중고차 시세를 조회하고 차량 판매를 신청할 수 있다. 또 올 상반기 수원에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를 구축한 도이치오토월드는 배우 원빈을 앞세워 세계 최대 자동차 멀티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현대화한 자동차 백화점인 동시에 신차 판매와 유지 관리까지 한자리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2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시장에 대한 빗장이 열리게 되면 더욱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사업자들이 늘어나면 업체별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10.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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