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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BIFF] "이 시대 韓여배우의 얼굴" 이하늬, 시의적절한 해외진출(종합)
미스코리아로 해외 무대를 밟았던 이하늬가, 배우로서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보인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소재 센텀시티 신세계 문화홀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BIFF)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글로벌 오픈 세미나 with 사람'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와 배우 이하늬, 마이크 피기스(MIKE FIGGIS) 감독,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그룹(Artist International Group) 데이비드 엉거(DAVID UNGER) 대표가 참석해 옴니버스 프로젝트 '셰임(SHAME)' 제작 발표와 함께 글로벌 콘텐츠의 비즈니스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세미나의 포인트는 '한국의 글로벌 콘텐츠화'. 그 일환으로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함께 글로벌 합작 프로젝트 '셰임'을 제작한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낸 옴니버스 프로젝트 '셰임'은 세상의 무분별함이 초래하는 아이러니와 고통, 화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오는 감정을 포착하는 작품으로 소개됐다. 아시아 3개국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셰임'은 현재 3개국 중 한국만 결정돼 기획, 개발에 착수했다. 향후 2개국이 확정되면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현지 스태프들과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영국 출신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아시아 작가 및 스태프들의 만남, 그리고 동서양은 물론 신구 조화로도 화제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목도를 높인 계획은 배우 이하늬의 해외진출이다. 대중들에게는 어느덧 '배우 이하늬'로 더 익숙해진 이하늬지만, 이하늬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미스 유니버스 4위에 오른 것은 물론, 서울대학교 국악학 전공으로도 데뷔부터 유명세를 치렀다.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 무대를 밟으며 문화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이하늬는 배우 이하늬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하늬는 최근 미국 최대 에이전시인 윌리암모리스앤데버(WME)의 필립 선과 베테랑 매니지먼트사인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의 대표 데이비드 엉거와 각각 에이전트 및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음악을 했었다는 것, 그리고 유니버스에 나갔다는 것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운을 뗀 "한국음악을 전공하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세계에서 통할 수 있을까? 우리끼리 잔치인건가? 한국 사람이라 좋은건가?'라는 질문을 어렸을 때부터 나 스스로에게 던질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유니버스는 나에겐 하나의 시험의 장이었고, 원 없이, 한 없이 내가 가진 소스를 풀었을 때 그들이 보이는 반응이 흥미로웠다. '배우가 된다면 한국적인 문화가 갖고 있는 가치와 특수성들을 잘 버무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강한 마음도 생겼다. 그래서 2008~2009년, 한창 일을 해야 하는 시기에 갑자기 미국에서 연기 스튜디오를 다녔던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꽤 오랜시간 고민했고 '이제는 조금씩 해 나갈 수 있는 단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서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들과 차별점은 내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진출이라기 보다는 공동작업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래서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 쓰일지, 공동작업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글로벌화 시대에 발 맞춰 나가려 하고 있다. 아티스트로서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는 것 만큼 영광스러운 것은 없는 것 같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이 되는 건 더 더욱 영광이다. 적극적으로 협렵하면서 상생하는 것이 목표다"고 자신했다.'데이비드 엉거 대표는 이하늬를 주목한 이유에 대해 "이하늬라는 배우는 현대의 한국 여배우의 얼굴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아름답고 스마트하면서도 글로벌한 열정을 갖고 있다. 이하늬가 갖고 있는 모던한 모든 것들을 우리가 갖고 할 수 있는 기회들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았는데, 시의성으로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플랫폼도 한국 콘텐츠를 알리기 좋은 시기다"고 강조했다. 이하늬는 할리우드 무대를 밟기 전, 김지운 감독이 준비 중인 한국·프랑스 합작 드라마를 통해 먼저 인사한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프랑스 카날 플러스에서 제작하는 '클라우드47'은 프랑스 정계를 뒤흔든 대만 무기 로비스트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4부작 드라마다. 대만 로비스트를 한국 로비스트로 변경했고, 이하늬가 여주인공, 프랑스 배우가 남주인공을 맡는다. 이하늬는 "워너브라더스를 필두로 한국과 프랑스 배우들, 스태프들이 함께 호흡 맞춘다. 12월부터 내년 1월 한국에서 촬영 후 같은 해 2월~3월에는 프랑스로 향한다. 한국 스태프가 한국에서, 프랑스 스태프가 프랑스에서 찍게 될 것이다. 흥미로운만큼 어려울 것 같다. 시나리오는 아직 수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김지운 감독님과 걷는 이 길이, 한국 콘텐츠가 해외로 가는 어떤 행보의 효시가 될 것이고, 누군가는 따라할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심스럽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콜라보레이션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내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우리가 갖고 있는 특수성과 한국의 강한 스토리를 어떻게 녹일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극한직업'이 한국은 물론 대만에서도 크게 사랑받는 분위기를 보면서, 미국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굿 닥터'를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것을 체감하면서 어떤 것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지 고민해보게 됐다. 그리고 한국적인 것이 전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우동(부산)=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0.05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