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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도토리밥… 다람쥐 밥 아니고 사람 밥

붕어 낚시는 꼭 붕어를 낚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붕어를 한 마리도 못 잡은 상황을 꽝이라고 하는데, 붕어 낚시의 기본이 꽝입니다. 낚시꾼은 노력만 할 뿐이고, 꽝과 면꽝을 가르는 일은 붕어가 합니다.붕어가 낚일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고 물가에 가서 낚싯대를 펴고 앉는 까닭은, 낚시꾼들에게 물으면 만 가지의 이유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 만 가지의 이유에 공통된 것이 있는데, 평온입니다. 자연이 주는 평온입니다.붕어 낚시꾼이 앉는 자리는 물가이나 그 주변은 산이고 논이고 밭입니다. 낚시꾼은 자연 안에 앉아 시간을 보냅니다. 봄에는 저 멀리 산 중턱에 점점이 피어난 진달래에 순박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여름에는 물 위로 떨어지는 소나기를 보며 세상의 먼지를 씻어냅니다. 가을에는 물에 비친 맑은 하늘만 보아도 행복합니다.투둑 투두둑. 가을에는 낚시꾼의 등 뒤에서 이런 소리가 납니다. 밤이나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붕어가 나오지 않으면 슬며시 일어나 소리 나는 쪽으로 갑니다. 막 떨어진 밤은 반질반질 윤이 납니다. 맛은, 없습니다. 밤은 광에서 한 달 정도 저장했다가 먹어야 맛있습니다. 그걸 잘 알면서도 나무에서 막 떨어진 밤을 입에 뭅니다. “아우, 떫어” 불평을 하면서 먹습니다. 맛이 아니라 재미로 먹습니다. 도토리는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맙니다. 생으로는 도저히 입에 넣을 수가 없는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지중해 지역을 여행할 때였습니다. 참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땅바닥에 도토리가 잔뜩 깔려 있었습니다. 안내하는 사람에게 물었다.“여기 사람들은 도토리를 안 주워가나 봅니다.”“도토리는 안 먹어요. 돼지에게나 먹이지요.”지구에서 도토리를 먹는 지역이 얼마나 되는지 검색해보았습니다. 인터넷에 도토리 요리가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도토리묵처럼 일상 음식으로 정착해 있는 경우는 없는 듯합니다. “도토리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 도토리 요리법에서 도토리는 예부터 먹어온 식재료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도토리가 떫은 것은 탄닌 때문입니다. 다람쥐나 멧돼지는 괜찮으나 인간이 생으로 먹으면 탈이 납니다. 껍데기를 까서 물에 우려야 합니다. 이를 다시 빻고 끓이고 식히고, 손이 참 많이 가는 도토리입니다. 한반도 외 여러 지역의 인간이 도토리 식용을 포기한 이유일 것입니다.고려 말에 윤여형이 지은 상률가(橡栗家)라는 시가가 있습니다. 상(橡)은 도토리나무이고 률(栗)은 밤나무입니다. 윤여형이 말하는 상률(橡栗)은 도토리나무와 밤나무, 또는 도토리와 밤이 아닙니다. 도토리밤입니다. 도토리를 밤처럼 여겨 붙인 이름이 상률(橡栗)입니다. 함경도 사투리에 도톨밤이란 말이 있는데, 상률은 도톨밤으로 번역하는 것이 적당해 보입니다.도톨밤 도톨밤 밤이 밤 아니거늘 / 누가 도톨밤이라 이름지었는고 / 맛은 씀바귀보다 쓰며, 색은 숯보다 검으나 / 요기하는 덴 반드시 황정보다 지지 않나니 / 촌집 늙은이 마른 밥 싸 가지고 / 새벽에 수탉 소리 듣고 도톨밤 주으러 가네 / 저 만 길 벼랑에 올라 / 칡덩굴 헤치며 매일 원숭이와 경쟁한다 / 온종일 주워도 광주리에 차지 않는데 / 두 다리는 동여놓은 듯 주린 창자 쪼르륵 / 날 차고 해 저물어 빈 골짜기에 자네 (후략) ‘한국고전번역원, 양주동 번역, 1968’윤여형은 굶어 죽지 않으려고 도토리를 주우러 산길을 헤매었던 우리 조상의 삶을 기록해두었습니다. 그 시절에 도토리로 묵을 해서 먹는 것은 호사였을 것입니다. 도토리묵은 손이 많이 가고 수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도토리밥이란 게 있습니다. 도토리 껍질을 까서 물에 담가 떫은맛을 우려낸 후에 솥에서 삶는 것이지요. 도토리밥은 말만 들었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산에서 도토리와 밤을 주우면 안 된답니다. 다람쥐 밥입니다. 도토리가 한때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 조상의 밥이었음을 붕어 낚시를 하며 기억해냅니다. 힘들어도, 그래도 굶어 죽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붕어를 낚습니다. 2023.10.19 07:03
연예일반

한혜진, 기안84 전 남친 언급에 “제정신 아닌 것 같다”당황

웹툰작가 기안84가 모델 출신 방송인 한혜진에게 폭탄 발언을 날렸다. 지난 23일 한혜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혜진, 기안84 현실 남매 케미 폭발! 사람 냄새나는 고려산 드라이브 토크’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날 한혜진과 기안84는 강화도 고려산에 등산을 갔다. 그러나 산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들은 급한 대로 진달래 꽃 앞에서 사진만 찍고 등산을 마무리했다. 두 사람은 조개구이 집에 들러 술과 함께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먼저 한혜진은 “어이구... 이런 곳에 남자친구랑 와야 하는데”라며 신세한탄했고, 기안84는 “이제 그만 남자친구를 공개해라. 숨겨둔 남자친구 있는 거 다 안다”며 장난쳤다. 한혜진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에 다시 나와라. 영통이라도 할래요?”라며 한혜진의 전 남자친구이자 방송인 전현무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러자 한혜진은 당황한 듯 “이 미친 X아 너 지금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라며 웃음을 지었다. 앞서 한혜진은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했던 전현무와 지난 2018년 2월 공개 열애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두 사람은 열애 1년 만인 지난 2019년 3월 결별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5.24 20:11
연예일반

‘구미호뎐1938’ 이동욱, 새타니 저주 풀었다.."내게 처음 버킷리스트 생겨"

‘구미호뎐1938’ 이동욱에게 상상도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지난 1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구미호뎐1938’(연출 강신효, 극본 한우리, 제작 스튜디오드래곤∙하우픽쳐스) 3회에서는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이연(이동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연에게 소중한 이들을 없애 고통을 주겠다는 천무영(류경수 분),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두 친구의 정체를 의심하는 류홍주(김소연)의 모습은 1938년에 불시착한 이연의 운명을 더욱 궁금케 했다.이날 이연은 극적으로 상봉한 구신주(황희)와 회포를 풀었다. 홍백탈을 잡고 현대로 돌아가야 하는 임무를 되새긴 이연. 우연히 둘의 대화를 들은 이랑(김범)은 ‘이별’이라는 말에 심란해졌다. 동생을 기다리다 잠이 든 이연은 뜻하지 않은 선물을 마주했다. 홍백탈이 500년간 봉인되어 있던 새타니(김유하)를 보낸 것. 강력한 저주가 깃든 새타니는 염매의식이 만들어낸 괴물이었다. 잠결에 새타니의 눈을 마주친 이연은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다.다음날 누군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 이연은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곳에는 꽃다발을 든 류홍주가 있었다. 앞서 류홍주는 천무영을 만났었다. ‘뭔가 알아볼 게 있다’는 말만 남긴 천무영의 모습에 류홍주는 의구심을 품었다. 이를 알 리 없는 이연은 평소처럼 투덜대며 류홍주에게로 향했다. 그 찰나 이연의 시야가 캄캄해졌다. 당황한 이연의 뒤로 천무영이 칼날을 내밀었다. 류홍주가 이를 막아섰지만, 홍백탈의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세 사람의 아슬하고 위태롭던 삼자대면은 각자의 비밀을 숨긴 채 끝이 났다.모든 게 홍백탈의 짓임을 확신한 이연은 앞으로 닥칠 공격에 대비했다. 그 사이 구신주는 저주를 떼어내기 위한 액막이를 준비했다. 류홍주는 이연이 위기에 빠진 틈을 타 다시 아찔한 유혹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연은 흔들림이 없었고, 애정이 아닌 강한 소유욕의 일종일 뿐이라며 그를 만류했다. 이에 류홍주는 이연의 지독한 적이 되기로 결심, 앞이 보이지 않는 그의 약점을 요괴들에게 알려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어둠에 갇힌 상황에서도 ‘구미호’의 본능을 발휘해 요괴들의 위협에서 벗어났지만,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이랑과 구신주가 홍백탈에게 납치된 것. 홍백탈은 이연을 유인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이연은 한 소녀의 도움을 받아 홍백탈이 말한 동쪽 기슭의 암자로 향했다.가는 길도 순탄치는 않았다. 홍백탈이 끊임없이 공격했기 때문. 홍백탈은 마치 토끼몰이하듯이 일부러 화살을 비켜 쏘며 이연을 괴롭혔다. 결국 화살 하나가 이연의 발목을 관통했고, 그는 항복하겠다는 의미로 홍백탈에게 순순히 자신의 검을 건넸다. 이는 일종의 연막작전이었다. 검을 피뢰침 삼아 홍백탈 공격에 나선 것. 그러나 이연은 여전히 이랑과 구신주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런 이연 앞에 새타니가 나타났다. 새타니는 자신을 도와준 소녀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찾아달라고 했고, 약속을 어겼다며 분노했다. 타들어 가는 고통에 힘겨워하던 이연은 그가 가진 방울 소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이연은 과거 자신이 다스리던 숲에서 한 소녀에게 줬던 선물이라는 걸 기억해냈다. 과거 소녀는 쌍둥이 동생을 대신해 무당을 따라나섰다가 새타니가 된 것. 사방이 막힌 곳에 갇혀 이연이 준 방울을 꼭 쥐고 살려달라 간절히 빌었으나 왜 오지 않았냐는 소녀의 원망에 이연은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다. 이내 ‘진달래’라는 소녀의 이름을 기억해 낸 이연은 그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졌다.새타니 저주가 풀린 이연은 곧장 이랑과 구신주를 구하러 갔다. 물에 빠진 둘을 구하려는 순간, ‘인어’ 장여희(우현진)가 나타나 이랑을 구했다. 자신을 도와준 보답으로 선물한 비늘을 통해 이랑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그렇게 무사한 이랑을 보며 “그날 내게도 처음 버킷리스트라는 게 생겼다”라고 작은 소망을 꺼내 보인 이연. 동생이 살아가는 시대, 위험을 부르는 홍백탈을 살려두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케 했다.류홍주는 내세출입국사무소로 소환됐다. 묘연각 기생을 괴롭히는 일본 군인을 해했기 때문. 그곳에서 류홍주는 자신 앞에 나타난 이연과 천무영이 자신이 기억하는 친구들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다. 한날한시에 갑자기 나타난 이연과 천무영. 둘의 정체를 의심하는 류홍주의 모습은 위기감을 더했다. 깨져버린 맹세와도 같은 산신 3인방 이연, 류홍주, 천무영의 우정은 회복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구미호뎐1938’ 3회 시청률은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 5.2% 최고 6.4%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도 평균 3.0%를 기록해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구미호뎐1938’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4 09:01
스타

[석광인의 성인가요]지수·마일리 사이러스·백설희…꽃노래에 담긴 슬픔과 한

매년 3월 초순이면 산수유꽃이 피기 시작해 며칠 사이 개나리꽃과 진달래꽃이 차례로 피고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벚꽃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기 마련이다.덕택에 4월 중순 목련꽃과 라일락꽃이 필 때까지 아름다운 꽃들을 길 따라 산 따라 찾아다니며 차례로 감상하는 즐거움이 쏠쏠했다.그러나 올봄엔 이 모든 꽃들이 한꺼번에 확 피고 한꺼번에 확 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3월 한 달 동안 생긴 이상 고온 현상 때문에 꽃나무들이 예년보다 일찍 싹을 틔운 영향 탓이라고 한다. 이 바람에 전국 지자체들이 꽃과 관련된 축제를 1주일이나 열흘씩 앞당겨 개최하는 대혼란이 일어났다. 무엇보다 천천히 구경해야 제맛인 꽃 감상이 일찍 끝나버린 것 같아 섭섭한 마당에 이번에는 황사까지 몰려와 봄 분위기를 크게 망쳐버려 아쉬움이 남는다.날씨야 어찌 됐든 올봄에도 어김없이 꽃노래가 새로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블랙 핑크의 멤버 지수가 4월 초 발표한 ‘꽃’이 파죽지세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단 열흘 만에 유튜브에서 1억 회의 조회 수를 돌파했다.지난 15일자 빌보드 글로벌200 차트에선 미국 여가수 마일리 사이러스의 ‘꽃’(Flowers)이 11주간 정상을 밟고 있는 가운데 지수의 ‘꽃’이 뉴 엔트리로 2위에 올라 두 ‘꽃’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성인가요 이야기는 않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묻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의 나이 탓인지도 모른다. 두 여가수의 ‘꽃’을 비교하면서 듣다 보니 문득 두 노래의 분위기가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의 설정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지수의 ‘꽃’은 실연의 아픔을 그렸다. 둘은 뜨겁게 사랑했지만 봄이 오면서 싸움 끝에 이별을 맞아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이젠 안녕 굿바이”라고 노래한다. 그러나 “잡지 않은 것은 너이지만 난 괜찮은데 넌 괜찮을까”라고 뭔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음을 숨기지 않는다.마일리 사이러스의 ‘꽃’ 역시 이별의 아픔을 그린 곡이다. 우린 값을 매겨 팔 수 없는 꿈과 사랑으로 가정을 꾸렸지만 그 가정이 불타버리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나 자신을 위한 꽃은 내 스스로도 살 수 있다”면서 “내가 이 싸움을 원한 것도 아니고 너를 떠나길 원치도 않았다”며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음을 밝힌다. 네가 꽃을 사주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큰소리치지만 뭔가 남아 있는 미련이 드러난다.70년 전에 만들어진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는 요즘 노래처럼 이별의 아픔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않았다. 다만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면서 가버린 옛사랑의 추억을 아쉬워했다.지수의 ‘꽃’은 “처참하게 짓밟혀진 내 하나뿐인 라일락”이고, 마일리 사이러스의 ‘꽃’은 “네가 남기고 간 장미”였다. 반면에 ‘봄날은 간다’에는 피고 지는 꽃밖에 등장하지 않는다.지수의 ‘꽃’에선 향기를 그리면서 슬픔이 우러나는 반면에, 마일리 사이러스의 ‘꽃’에선 체리 빛 색깔을 손톱에 입히는데 장미꽃의 붉은 색깔이 나타난다는 부분에서 슬픔이 드러난다. ‘봄날은 간다’에서는 꽃 대신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간다는 장면에서 깊이 숨겨둔 한이 느껴진다.지수가 “구름 한 점 없이 예쁜 날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라고 노래하는 부분에서 은근히 슬픔이 드러난다. 사이러스가 “캔 러브 미 베터. 아이 캔 러브 미 베터 베이비”라고 반복해 부르는 장면에서 역설적으로 슬픔이 느껴진다. 옛 가수나 요즘 가수나 심지어는 서양 가수의 것까지도 꽃과 관련된 노래를 들으면 하나같이 슬픔과 한이 느껴진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 얄궂은 꽃노래들을 소개했다.석광인 대기자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전 예당미디어 대표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2023.04.19 05:42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봄꽃의 맛

봄꽃이 피면, 이제 저 세상 사람이 된 요리사 임지호가 생각납니다. 그때가, 한 20년 전이었나 싶습니다. 밥 다 먹고 나가려는데 그가 저는 붙잡았습니다.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다탁에 앉았더니 보자기를 들고 나와 제 앞에서 풀었습니다. 보자기 안에는 한지가 곱게 접혀 있었습니다. 뭔 차를 저리 귀중하게 다루나 싶어 제 몸을 보자기 앞으로 밀었습니다. 한지를 펼치니 그 안에서 꽃잎이 몇 장 나왔습니다.임지호는 자신의 일을 칭찬받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처럼 말했습니다.“남쪽 바닷가에 갔는데, 매화가 만발했더라고요. 거기서 하룻밤을 잤지요. 해무가 깔린 새벽에 매화나무에게 가서 꽃잎을 몇 장 땄습니다. 매화는 해가 뜨면 향이 옅어지거든요. 바로 방바닥에 깔아서 말리고 한지로 싸서 보자기에 담아 왔지요.”임지호의 매화차는 저를 매화꽃이 만개한 남녘 바닷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시공을 넘나들게 하는 음식의 매력을 그때에 제대로 느꼈습니다. 임지호의 매화차 한잔으로 저의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준’이 분명해졌고, 봄꽃이 피면 임지호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임지호가 갔어도 임지호가 남긴 향은 아직 남았습니다.제 고향은 마산입니다. 마산 뒷산이 무학산입니다. 돌산인데다 습한 골이 많아서 봄이면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에 형들을 따라 뒷산을 오른 적이 있는데, 그때에 진달래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꽃을 먹다니! 얼마나 신비로웠는지 그때의 진달래꽃 향이 지금도 코끝에 남아 있습니다.진달래꽃으로 화전을 하는데, 맛있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화전을 부치는 식용유가 진달래꽃의 향과 맛을 다 가져갑니다. 진달래꽃 향은 술이어야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봄날에 진달래꽃술에 대취했던 오랜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 함께 진달래꽃술을 마셨던 몇 분도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초등학교 때 친구 따라 완월폭포로 놀러가서 아카시아꽃을 먹었습니다. 달콤하고 화사한 향이 입안에 가득 차는 경험을 했습니다. 중고 시절 제 주머니에 항상 아카시아 껌이 있었던 것은 그때의 경험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라일락꽃에는 첫사랑의 맛이 난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아직 라일락꽃을 맛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첫사랑은 해보셨고요? 라일락꽃송이를 입안에 넣고 꽃대를 뽑듯이 쭉 당겨서 맛을 보세요. 첫사랑의 맛을 잊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맛입니다.봄꽃의 으뜸은 벚꽃이지요. 벚나무를 얼마나 많이 심었는지 대한민국에 벚꽃 명소 아닌 곳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일산도 벚꽃이 만만치 않게 예쁩니다.그래도 벚꽃 하면 진해이지요. 군항제 기간에는 난리가 납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도 진해에 벚꽃이 피면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때는 ‘벚꽃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벚꽃이 피는 무렵에 열리는 난장이라는 뜻입니다. 여인네들은 화사한 한복을 입고 남정네들은 칙칙한 양복을 입고 벚나무 아래에 모여서 술 마시고 장구 치고 노래하며 놀았습니다. 제게 벚꽃장은 난생 처음의 축제였습니다. 서커스단의 곡예를 처음 본 데가 벚꽃장이었고, 솜사탕과 사이다를 처음 맛본 데가 벚꽃장이었으며, 어른들이 낮술을 마시고 춤추며 노는 모습을 처음 목격한 데도 벚꽃장이었습니다.벚꽃 아래에 모인 가족이 누구누구였는지 기억이 흐릿합니다. 네모난 찬합은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분홍의 옻칠에 꽃무늬까지 기억합니다. 찬합에 김밥이나 유부초밥이 들었을 것인데, 이도 기억이 없습니다. 솜사탕과 사이다에 영혼이 팔렸던 것이 분명합니다. 벚꽃의 맛은 제게는 솜사탕과 사이다 맛입니다.벚꽃장에서 봄바람에 흩날려 나를 스쳐지나갔던 벚꽃잎의 향은 내 몸에 선명히 남았습니다. 매년 벚꽃 아래에 서려는 것은 벚꽃장의 어린 황교익으로 돌아가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봄꽃은 피면서 집니다. 순식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갑니다. 그래서 봄꽃을 못 보고 봄을 넘기는 해도 있습니다. 한 번의 인생에 몇 번의 봄을 즐길 수 있다고 그러는지. 2023.04.06 07:01
뮤직

[석광인 대기자의 성인가요 이야기]이문세 '봄바람'과 BTS '봄날'

꽃샘바람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봄은 기어코 오고야 만다. 그러나 진해 벚꽃보다 라디오에서 먼저 봄이 온다. 매화와 산수유를 거쳐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필 무렵이면 전국의 라디오들이 일제히 애청자들에게 봄노래를 들려주면서 축제를 펼친다.김현철의 ‘봄이 와’를 비롯해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로이킴의 ‘봄봄봄’, 선우정아의 ‘봄처녀’, 이문세의 ‘봄바람’, 로꼬와 유주의 ‘우연히 봄’, 10센치의 ‘봄이 좋냐’,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볼빨간사춘기의 ‘나만 봄’ 등이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봄이 오면 라디오 방송국들이 단골손님처럼 틀어대는 봄노래들이다.10개의 곡 모두 21세기 들어 등장한 노래들이다. 이 곡들 중 2023년 3월 현재 가장 많이 방송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노래는 누구의 것일까?세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온 방탄소년단의 ‘봄날’보다 더 많이 방송되고 있는 노래는 뜻밖에도 이문세의 ‘봄바람’이다. 전국의 공중파 라디오와 TV방송을 모니터하는 차트코리아의 3월 셋째 주 방송순위에 따르면 이문세의 ‘봄바람’은 3월 6일부터 12일까지 한 주 간 109회 방송되며 같은 기간 60회 방송된 BTS의 ‘봄날’을 3위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봄바람’은 이문세가 지난 2015년 4월 초 발표한 곡으로, 따뜻한 햇살아래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라일락꽃을 보며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그렸다. 서정적이고 정감이 넘치며, 녹음에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나얼이 참여해 브리지를 멋지게 장식했다.이문세의 ‘봄바람’은 2021년과 2022년 3월 셋째 주 방송순위에서도 1위를 했다. BTS가 2017년 발표한 ‘봄날’은 같은 기간 5위와 3위를 기록했다. 긴 겨울을 지낸 사람들은 아무래도 눈발 날리는 ‘봄날’보다 꽃향기 풍기는 ‘봄바람’을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2023년 방송순위에서는 ‘봄바람’과 ‘봄날’ 다음으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5위, 로이킴의 ‘봄봄봄’이 6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선우정아의 ‘봄처녀’(10위), 10센치의 ‘봄이 좋냐’(12위),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13위), 로꼬와 유주의 ‘우연히 봄’(17위), 김현철의 ‘봄이 와’(19위) 순이었다.놀라운 점은 박인희가 1974년 발표한 ‘봄이 오는 길’이 37회 방송되며 16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그 외에 캔이 2001년 발표한 번안 가요 ‘내 생애 봄날은’(26위)과 양희은의 1983년 발표 곡 ‘하얀 목련’(28위)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요즘에는 방송에서 자주 접하기 어렵지만 6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봄노래로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1953년), 최갑석의 ‘삼팔선의 봄’(1959년), 박재란의 ‘산 너머 남촌에는’(1965년) 등이 있다.가요는 아니지만 홍난파 작곡의 가곡 ‘봄처녀’(1932년)도 매년 봄이면 자주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었다. 이은상의 시조에 곡을 붙인 노래로 선우정아가 자신의 곡 ‘봄처녀’에서 변주해 브리지로 사용한 바로 그 곡이다.가수 전영록의 어머니로 유명한 백설희의 대표곡이자 데뷔곡인 ‘봄날은 간다’는 가수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꼽힌다. 김도향 나훈아 조용필 이동원 최백호 김정호 심수봉 한영애 장사익 주현미 이선희 말로 곽진언 송가인 양지은 린 등 노래 좀 부른다는 가수치고 부르지 않은 가수가 없을 정도로 가수들이 매년 도전하는 봄노래 중의 봄노래로 꼽힌다.“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로 시작되는 ‘봄날은 간다’(손로원 작사·박시춘 작곡)는 특히 2009년 계간지 시인세계가 현역시인 100명을 상대로 ‘가장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로 뽑힐 정도로 시인들 사이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가수들의 성별에 따라 음색에 따라 듣는 감흥이 다른 게 ‘봄날은 간다’의 매력이다. 따뜻한 봄날 좋아하는 가수가 부른 봄노래를 찾아 감상하다보면 절로 행복해지지 않겠는가.석광인 대기자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전 예당미디어 대표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2023.03.22 05:20
연예일반

‘불트’, 시청률 하락하며 쓸쓸한 종영..제작진 오판이 낳은 ‘불명예’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최고 상금인 ‘6억원’의 주인공이 탄생했지만, ‘불타는 트롯맨’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황영웅 논란’이라는 오점만 남긴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처럼 쓸쓸한 퇴장은 결국 제작진이 자초한 결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MBN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불트’) 최종회인 12회 시청률은 1부 14.8%, 2부 16.2%, 3부 15.6%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16.6%(10회)를 뛰어넘지 못했다. 전 주에 방송된 11회(16.4%)보다도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마지막회에 우승자가 결정되는 만큼 최종회에 관심이 높아지기 마련인데 ‘불트’는 시청률 면에서도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시청률로만 평가했을 때 ‘불트’는 준수한 편이다. 시청률 20%를 꾸준히 유지 중인 TV조선 ‘미스터트롯2’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았고, 6억원의 상금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황영웅이라는 한 사람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기 때문에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영웅이 과거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논란에 휩싸여 급기야 하차까지 하는 상황에서 내세울 만한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이 초래한 결과다.‘불트’는 자극적이고 과도한 경쟁 구도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방송 초반부터 황영웅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영웅 밀어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분량도 압도적이었고 서사도 특별했다. 단정한 외모와 수준급의 노래 실력, 여기에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역경을 뚫고 일어섰다는 스토리로 황영웅은 단번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시즌1 우승자로 트롯 시장 부활에 큰 몫을 담당한 임영웅의 라이벌로 떠오르는 듯했다. 황영웅은 1회부터 진행된 ‘대국민 응원투표’에서 누적 투표 1위에 올랐고 최종 톱8 안에 무난히 진출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11회의 결승 1차전에서는 최종 1위를 차지했다. 이 당시에도 황영웅의 과거사 논란이 불거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물론 방송 편집과 분량을 결정할 권리는 방송사에 있지만, 적어도 2월부터 시작된 황영웅을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때는 신중했어야 했다. 진상 규명 없이 폭로만 등장했던 상황이라 하더라도 상해 전과,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군입대 문제 등 황영웅의 논란은 범위가 매우 크고 수위가 강했다.하지만 ‘불트’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황영웅은 2016년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원 처분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했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된다. 황영웅은 모든 잘못과 부족함에 대해서 전적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 잘못을 먼저 고백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끝내 황영웅의 출연을 지속시켰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던 시점이었으니 ‘강행’이었다.제작진이 인정한 사안은 황영웅이 22살이었던 지난 2016년 그가 폭행으로 벌금 50만원 처분을 받은 것이다. 벌금형은 법적으로 전과자이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편애에 누리꾼 들 사이에서는 "황영웅 1등 만들기에 전념한 제작진에게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을 정도다. 급기야 결승 1차전에서는 1위를 차지한 황영웅이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혹시나 제가 최종 1위가 됐을 땐 상금을 사회에 기부를 좀 하고 싶다”고 뜬금없이 1등 공약까지 펼쳐 '1등 내정설'이라는 무성한 소문을 낳게했다.과거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제작진이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불트’의 서혜진 PD가 2021년 ‘미스트롯2’를 이끌었을 당시 참가자 진달래의 학폭 의혹이 터졌다. 하지만 제작진은 진달래의 하차를 빠르게 결정하고 대타 출연자를 진출시키며 황영웅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결국 거센 여론을 이기지 못한 황영웅이 자진 하차를 선언했지만 영향은 ‘불트’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불트’ 제작진은 마지막회에서 MC 도경완을 내세워 뒤늦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도경완은 황영웅의 하차 소식을 밝히며 “프로그램 관련해 심려 끼쳐 드린 부분을 ‘불타는 트롯맨’을 대표해 사과의 말씀 전한다. 끝까지 프로그램이 공정하게 마무리 될 수 있게 방송 종료 시점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급한 불을 껐다.하지만 오랜 시간 이미 여론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실망감을 안긴 제작진의 선택 때문에 ‘비호감’으로 전락된 프로그램 이미지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참가자의 사전 검증에 철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논란이 발생하면 그에 걸맞은 확실한 대처를 하는 게 제작자의 당연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불트’ 제작진의 미흡한 수습으로 정당하게 우승을 차지한 손태진에게마저 ‘황영웅 하차로 인해 거머쥔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가게 만들었다. 결국 ‘불트’는 제작진의 아집 방송이라는 불명예만 남게 됐다. 한편 ‘불트’의 VOD 기존 방송 서비스는 황영웅 편집 없이 그대로 송출될 예정이다.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에는 기존 공지된 캐스팅 중 황영웅을 제외한 13명의 출연진이 공연에 참여한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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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불트’ 어차피 우승은 황영웅?..불공정 아이콘 될까

이름값 제대로 하고 있다. 여러모로 ‘불타는 트롯맨’이다.상해 전과,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황영웅이 지난 달28일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 1차 결승전에 편집 없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1위에 올랐다.황영웅은 앞서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예고한 대로 분량에 대한 편집 없이 방송에 모습을 비췄다. 폭행 논란이 불거지기 전 진행된 사전 녹화된 부분에서 황영웅은 밝은 표정으로 등장해 박민수와 함께 ‘천년지기’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신곡 ‘안 볼 때 없을 때’를 열창해 국민 대표단, 연예인 대표단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문제는 황영웅을 추켜세우는 듯한 자막과 웃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집이었다. 소개부터 ‘국민 응원 투표, 음원 판매 부동의 1위’라는 자막으로 황영웅의 인기를 부각하는가 하면 박민수와 함께한 무대 후 ‘가족 바이브’, ‘천년만년 응원해’라는 자막으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강조했다. 아무리 사전 녹화 분량이라지만, 폭행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제작진이 그를 전면에 내세우는 편집을 한 것이다. 제작진은 ‘안 볼 때 없을 때’ 무대 전에는 “트롯에 입문한 지 1년 차. 믿기지 않게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황영웅의 성장 가능성을 어필했고, 무대가 끝나고는 연예인 판정단의 극찬을 보여줬다. 무대 중간 황영웅의 여유로운 제스처와 미소도 빠지지 않았다.실시간 생방송에 등장한 황영웅은 사전 녹화된 부분과는 사뭇 달랐다. 폭행 논란 이후 생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탓인지 웃음기 없는 굳은 표정으로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황영웅은 1528점을 획득하며 결승 1차전 1위를 확정했고, 그는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혹시나 내가 다음 주 최종 1위가 됐을 때 상금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에 방송을 지켜본 많은 시청자들은 과거 폭로가 여전히 진행 중인 황영웅이 프로그램을 하차 시키기는커녕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아낌없는 칭찬까지 담는 등 편집에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제작진에 반감을 드러냈다. 또한 황영웅의 뜬금없는 기부 약속은 사그라들었던 ‘1등 내정설’에 기름을 부었다. 통상적으로 출연진의 과거 의혹이 불거지면 프로그램 하차 절차를 밟는 것이 보편적이다. TV조선 ‘미스트롯2’에 출연 중이던 진달래는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자 프로그램을 하차했다.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를 제작한 서혜진 사단의 이 같은 결정은 당시 여론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타는 트롯맨’은 서혜진PD를 비롯한 제작진이 과거와 달리 황영웅을 끝까지 지키고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과거 황영웅에게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2차 가해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황영웅이 결승 1차전 1위를 차지했지만, 대중의 외면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10회는 시청률 16.6%를 기록한 데 비해 28일 방송된 11회는 16.4%를 기록, 결승전인데도 불구하고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에 실패했다.또한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티켓은 오픈 매진이 불발됐다. 이는 암표까지 기승을 부렸던 ‘미스터트롯’과 대비돼 황영웅 사태가 매진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불타는 트롯맨’ 결승 1차전 집계 결과 발표 오류까지 발생했다. 제작진은 1일 “결승 1차전 최종 순위 발표 당시, 4위로 발표된 공훈의 점수가 잘못된 엑셀 수식으로 인한 오류임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훈은 기존 4위에서 6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여러모로 말이 많은 가운데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아직 방송은 한 주 더 남았지만, 황영웅의 최종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발생하는 부정적인 꼬리표와 인식은 프로그램을 유종의 미 대신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 것 같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제작진의 선택이 마지막까지 유지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3.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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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웅, 인생 어떻게 살았길래..."바람 피고, 술집서 소주잔 던져" 또 다른 여친도 폭로

황영웅의 전 여친이라고 주장하는 새로운 인물이 27일 '불타는 트롯맨' 시청자 게시판에 폭로글을 올려, '황영웅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황영웅 옛 여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A씨는 MBN '불타는 트롯맨'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과거 황영웅에게 당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다만 이 글의 진위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글에서 A씨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쯤 황영웅 여자친구였는데...나한테 작업걸 때에도 이미 00고등학교에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나한테 없다고 그러더니, 여자친구가 나한테 직접 연락왔을 때 얼마나 어이가 없든지.(중략) 결국 커플 각서까지 썼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친구 A랑 바람났더라"라고 분노감을 표했다.이어 "그 이후로도 친구의 여자친구 뺏은 거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그러고도 네가 뭘 잘했다고 나한테 술집에서 소주잔을 던졌는지 모르겠다면, 맞을 짓을 해서 던졌으면 이해라도 하겠고 사과라도 하겠는데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간다. 나는 내 인생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 통틀어서 니가 제일 XXX라고 말하고 다녀"라고 여전한 적개심을 드러냈다.마지막으로 그는 "인성 XXX인 네가 방송 나올 거라 상상도 못했고 내 주위서 얼마나 많이 연락이 오는지 그런데 니를 감싸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던데, 왜 그렇게 살았니 진짜"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황이지만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며칠전에 또 다른 여자친구가 한 폭로글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황영웅의 사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듯했다. 실제로 황영웅은 과거 상해 폭행 전과로 인해 벌금 50만원과 합의금 300만원을 물어준 일이 있었으며 황영웅 역시 이를 인정했다. 또한 한 유튜버는 황영웅이 전 연인, 군대동료, 친한 친구 등을 상대로 크고 작은 폭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으며 그의 동네 지인,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황영웅이 자폐아를 괴롭혔다"며 학폭까지 주장했다.나아가, 유튜브 채널 '청정구역' 측은 27일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의 하차 거부와 이후 터진 전여자친구의 폭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황영웅의 소속사와 제작진이 그의 과거 폭로 글을 막기 위해 합의금까지 주려했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켰다.실제로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여자인 B씨는 시청자 게시판 글에서 "일단 너(황영웅) 때문에 내가 시끄러워서 짜증이 난다. 폭행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든가 치사하게 뒷돈 주냐. 오빠와 또 다른 오빠가 MBN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받았다더라. PD인가 소속사인가 뭔가 합의금 줬다더라. 둘이 피해본 건 피해본 건데 내 친동생이랑 사귀었다고 등등 적어서 합의금 받아 간 건 뭐냐. 친오빠라는 게 친동생 이용해서 돈 받아 가냐. 나 쟤랑 힘들게 만난 거 알지 않냐.(중략) 박씨는 진짜 실망이다. 내가 황영웅한테 맞는 거 다 봐놓고선 그 당시엔 오빠가 말려줘서 살았지만 지금은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합의금 받아 간 것도 어이없다. 황영웅도 나한테 진심어린 사과한 적도 없고 너 때문에 피해입은 거 한 둘 아니고 그래도 각자 갈길 가려고 조용히 하려 했는데 어이가 없다. 너랑 나랑 이야기 많은 거 알지 않냐"라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유튜버 청정구역 측은 "제작진이 너무 뻔뻔하다. 과거 '미스트롯2'의 진달래가 학폭 논란에 휩싸이자 단칼에 잘라냈는데 황영웅의 경우에는 그의 편을 들며 쉴드를 치느라 바쁘다. 제작진이 황영웅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는 황영웅의 초대형 팬덤 때문인 것 같다. 제작진은 이들의 '무대포 응원'이 모두 돈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결승전 방영일까지 버티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마지막으로 '청정구역' 측은 "최근 황영웅에 대해 방송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됐다. 또한 프로그램 폐지까지 요구하는 청원이 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필귀정이 아닐 수 없다"고 일갈했다. 한편 황영웅의 하차 없는 MBN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은 오늘(28일) 밤 9시 50분에 예정대로 11회 결승전 1라운드를 방송한다.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2023.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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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황영웅 폭행으로 치열 뒤틀려”..반복되는 트롯 오디션 출연진 논란

또 다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잡음이 나왔다. 이번에는 MBN ‘불타는 트롯맨’이다.‘불타는 트롯맨’의 유력 우승자로 점쳐졌던 황영웅이 최근 상해 전과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한 유튜버는 황영웅의 상해 전과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22일 과거 황영웅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A씨는 과거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황영웅이 주먹질을 하고 얼굴을 발로 찼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영웅의 폭행으로 치열이 뒤틀렸고 아직도 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내가 아는 황영웅은 사람들로부터 응원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3일에는 황영웅의 상해 전과 기록물 공개 등 또 다른 폭로가 이어져 논란은 더욱 커졌다.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도전자였던 만큼 제작진은 비상이 걸렸다. 황영웅은 방송 1주 차부터 8주 차가 된 현재까지 국민 응원 투표 누적 1위를 놓치지 않는 것은 물론 지난 21일 방송된 준결승전에서도 최종 1위를 차지하며 유력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프로그램의 인기스타 황영웅의 날벼락 같은 소식에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쳐 모집을 진행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황영웅이 포함된 톱8이 출연하는 네이버 나우(NOW.) 스페셜쇼를 편집 없이 송출했다.제작진은 또 지난 25일 뒤늦게 “황영웅은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았다”며 황영웅의 상해 전과 논란을 인정했지만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하였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황영웅 감싸기에 나섰다.황영웅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본인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하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해왔다”면서도 “평생 못난 아들 뒷바라지하며 살아오신 어머니와 생계를 꾸리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나를 돌봐주신 할머님을 생각해 용기 내어 공개적인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부디 과거를 반성하고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의 과거 이슈가 불거져 대중의 논살을 찌푸리게 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앞선 트롯 오디션에서도 출연진의 과거 이슈로 인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학교폭력, 음주운전 등 뒤늦게 조명된 과거에 고개를 숙인 출연진도 많았다.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에 출연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진달래는 학교폭력을 폭로하는 게시물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파장을 일으켰다. 진달래가 자신을 수시로 불러 폭행했으며 돈과 고가의 선물을 요구했다는 B씨의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B씨는 또한 진달래가 워커의 앞굽으로 자신의 가슴뼈와 복부를 수시로 차고 밟는 등 강도 높은 폭행을 가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당시 진달래 소속사는 학교폭력의 진위를 묻는 댓글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실무근. 허위 유포자는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해서 잡히면 신상으로 영혼까지 털 것”이라고 피해자와 의혹 제기자를 협박하는 식의 2차 가해를 했다. 하지만 이후 공식 입장을 통해 진달래의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했다.진달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학창 시절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수 진달래이기 전에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기에 지난 시절 나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며 사과했다. 이후 ‘미스트롯2’에서 자진 하차했다.이 같은 논란에 대해 트롯 오디션이 인기 장르로 입지가 확고해지다보니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화제성이 높아지고 시청률도 상승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자조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도전자들 대부분이 이전까지는 방송 출연 기회가 없었던 비연예인이거나 연예인이었더라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인이기 때문에 갑자기 터져나오는 논란을 일일이 사전에 파악하거나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렇다고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방송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방송 출연 전 출연진 사전검증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유다. 자칫 프로그램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물론 방송 지속여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만큼 제작진 및 방송사는 출연자의 검증 및 과거사 논란에 따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2.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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