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목동구장 전광판엔 넥센 1번 타자 김민우(32)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지난해 주로 2번 타순에 기용됐던 김민우는 올 시즌부터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중이다. 그의 주 포지션인 3루에는 김민성이 출장했다. 김민우의 결장 이유는 부상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예비군 훈련. 그는 2007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제대한 예비군 4년차다.
김민우는 지난해 11월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23일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이후 훈련 일정이 모두 취소돼 버렸다. 그리고 한달 전 병무청으로터 '7월 12·13일 예비군 훈련에 참가해 달라'는 통지서 한 장을 받았다.
김민우는 훈련 연기를 희망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구단은 지역 예비군부대로부터 '연기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번 훈련에 참석하지 않으면 고발 조치된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12일에는 훈련이 오전에 끝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13일엔 훈련을 마치고 목동구장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5시께. 서두른다고 했지만 이미 선발 출전 명단에선 제외돼 있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으니 김시진 감독도 그를 경기에 내보낼 수 없었다.
선발 제외도 서러운데 놀림까지 받았다. 김민우의 손에 흙이 잔뜩 묻은 전투화가 들려있었기 때문. 동료들은 '저 군화 보라'며 놀려댔다. 김민우는 "내가 뭐 하고 온 줄 아느냐. 수류탄 투척했다"고 받아쳤지만 마음은 영 편하지 않았다.
김민우는 올 시즌 넥센의 73경기 중 단 두 경기만 결장했다. 교체 출장은 지난 4월 5일 단 한 경기 밖에 없다. 1번·주전 3루수로 활약한 그에게 더그아웃은 낯선 자리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13일 예비군 훈련을 마친 게 다행이었다. 이날 경기는 3회 우천으로 노게임 취소됐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