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효주(25)가 영화 '반창꼬'(정기훈 감독, 19일 개봉)에서 털털한 매력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전작인 드라마 '동이' 등에서 보여준 당찬 모습과 달리 좋아하는 남자에게 거침없이 대시하고 걸걸한 욕설까지 서슴치않는 쾌활한 면모를 보여준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연기한 '웃지않는 왕후'와도 180도 다른 캐릭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교를 떠는 등 자칫 잘못 연기하면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들 정도로 아슬아슬한 인물이지만 한효주와 만나면서 '완소녀'로 거듭났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 부각시킨것 같다.
"고맙다. 정기훈 감독의 전작 '애자'에서도 여자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다. '애자'를 보고 펑펑 울고 난 후 정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여배우들이 노리는 감독이었을거다."
-정기훈 감독이 그 사실을 알고 좋아했겠다.
"나혼자만 짝사랑한 것 같아 일부러 티 내지 않았다. '애자'를 봤냐고 묻길래 시크하게 '아~ 그 영화. 뭐, 좋았어요'라고 짧게 말하고 넘어갔다.(웃음)"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보다 월등히 활동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욕설도 한다.
"처음엔 주위에서 '잘 할 수 있겠어'라며 걱정을 하더라. 다만 감독님만 자신감이 넘쳤다. '대사만 잘 외워와'라면서 걱정을 불식시켜줬다. 내가 한 건 진짜로 대사만 잘 외워간 것 뿐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즐겁게 연기했다. 이번처럼 그저 즐거운 기분으로 촬영에 임한건 처음이다.
-밝은 캐릭터의 영향인가.
"아무래도 캐릭터를 좀 따라가는 것 같다. 밝은 캐릭터를 맡으면 그 시기의 생활도 밝아진다. 그런데 이번엔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 영화 자체가 완벽하다고 말할순 없겠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극장을 나설때 웃음을 머금고 나올수 있을거다. 이런 경쾌한 느낌이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내내 이어졌다."
-한강 다리에 거꾸로 걸터앉아 매달리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낮시간 내내 한강 다리에 매달려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없는 것도 아닌데 강 바닥을 보는게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원래는 감독님이 "'올드보이'의 윤진서처럼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코믹한 장면이 됐다. 제발 일그러진 얼굴 캡쳐사진만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대역을 연기한 고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참 좋은 배우, 또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선하고 바르다. 지방에서 촬영하면서 같이 어울려 술도 자주 먹고 수다도 떨면서 부쩍 친해졌다."
-전주 지역에서 주로 촬영했는데 자주 가던 맛집이 있나.
"아침엔 일단 콩나물국밥을 먹어줘야한다. 그리고 저녁에는 고기를 먹든가 국수 종류를 먹으러 다녔다. 전주 맛집 리스트를 쫙 뽑아 들고다녔다."
-술 먹는 장면들이 여러차례 나오던데.
"촬영하는 동안 제일 기다려지던 장면이었다. 많이 먹진 않지만 실제로 푸짐하게 차려놓고 한 두잔씩은 마시면서 연기를 하니까 일하는게 아니라 회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막상 촬영을 앞둔 상태에서는 술 마시는게 부담되는데 촬영하면서 술을 먹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 술 마시는 장면에서 고수 오빠가 얼굴이 빨개져 실감나는 연기를 하는데 비해 내 경우에는 티가 나지 않았던게 좀 불만이긴 하다. 사실 고수오빠는 한 두잔만 먹으면 빨개지는 스타일이다. 난 오히려 하얘진다."
-'광해'로 '천만배우'가 된 뒤 내놓은 신작이라 부담도 되겠다.
"그런 부담은 없다. 사실 '광해'의 흥행성공에 내가 공을 세웠다고 말하기엔 좀 민망하다. 그저 발끝만 살짝 걸쳤을 뿐이다.(웃음) '반창꼬'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욕심은 안 부린다.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그걸로 만족한다."
-설경구 정우성과 동반캐스팅된 영화 '감시'의 촬영이 진행중이다.
"이제 25% 정도 찍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는 나도 처음이다. 설경구 선배님은 현장에서도 사람 냄새를 팍팍 풍기면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우성 선배 역시 자상하다. 일단 그 훤칠한 외모를 보고 있으면 마치 광채가 나는 것 같다.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가 '선배님, 정말 영화배우같아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웃음)"
-추운 겨울에 촬영하느라 힘들겠다.
"추운게 너무 싫다. 그런데 또 정서적으로는 겨울이 좋다. 겨울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날씨나 기분에 따라 여러종류의 음악을 듣고 다니는데 오늘은 해금 소리가 듣고 싶어 '꽃별'이란 뮤지션의 뉴에이지 해금 연주를 들으면서 이동했다. '동이' 때 해금을 배우면서 이 악기에 대해 알게 됐다. 집에 해금이 있는데 연주는 잘 안 하고 장식용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