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프로축구 1부 리그 소속 홍현석(왼쪽)이 지난달 열린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몰데전에서 공 경합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지성 선배만큼 열심히 뛰고 싶고, 뛸 자신이 있다.”
벨기에 프로축구 1부 리그(주필러 프로 리그) 소속의 KAA 헨트에서 활약하는 홍현석(23)은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4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도중 오스트리아 리그의 LASK 린츠에서 헨트로 이적한 홍현석은 데뷔 경기부터 원더골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지난 10일 AS 외펜과 경기에서 날렵한 드리블로 유럽 무대 첫 멀티 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홍현석은 “오스트리아 리그보다 벨기에 리그가 내가 축구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에 좋은 리그라고 생각했다. 유럽 대항전에 나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벨기에 리그는 오스트리아 리그와 비슷하면서 다르다. 벨기에가 더 빠르고 직선적이다. 선수의 개인 능력도 오스트리아 리그보다 더 좋다”고 했다.
홍현석은 지난 시즌 린츠에서 26경기에 나와 6도움을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8경기 1골·2도움으로 활약하며 유럽대항전을 경험했다. 린츠는 올 시즌 정규리그와 컵대회에만 출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벨기에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헨트는 올 시즌 UECL보다 상위 대회인 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에 나서기도 했다.
헨트는 UEL 플레이오프에서 AC 오모니아에 2연패하며 탈락, UECL 본선에 참가 중이다. 헨트는 현재 UECL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홍현석은 올 시즌 유럽대항전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탄탄히 했다. 그는 “좋은 경험이 됐다. 내가 더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큰 무대에서 뛰니 실력도 늘었다”고 했다.
10일 AS 외펜과 경기에서 득점한 후 기뻐하는 홍현석. [사진 KAA 헨트 SNS 캡처]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출신으로 2018년에 유럽 리그에 도전한 중앙 미드필더 홍현석은 진영을 넘나드는 많은 활동량이 강점이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 6월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에도 차출됐다. 홍현석은 “현대 축구에서 많이 뛰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유럽에 진출해선 많이 뛰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느꼈다”고 했다.
토트넘 손흥민(30)이 '쏘니'라고 불리는 것처럼 팀 내에서 '홍이'로 불리는 홍현석은 경기당 11~12㎞를 뛴다.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는 최고 13㎞까지 뛰어 남다른 활동량을 보였다. 홍현석은 “13㎞를 뛰었다고 하니,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놀라더라. 다른 선수가 커버해야 할 장소까지 뛰니 한 소리 듣기도 했다. 헤인 반헤즈브록 헨트 감독님께서 ‘틀에 갇히지 말고 자유롭게 하라’고 주문한다”며 웃었다.
폭넓은 활동량, 날카로운 왼발 패스 능력이 강점인 홍현석의 롤모델은 축구대표팀 박지성(은퇴)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다. 홍현석은 “(많은 활동량 덕분에) ‘신형 엔진’이라고 불리면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박지성 선배가 선수 시절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뺏겼다”며 “황인범 선배는 나와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하다. 부족하지만 박지성, 황인범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