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헤르타 베를린으로부터 이동준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복귀가 유력했던 이동준의 행선지는 ‘친정’ 울산 현대가 아닌 ‘맞수’ 전북이었다. 그는 전주성에서 재기를 꿈꾼다.
이동준은 지난 1월 베를린에 입단,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당시 이동준은 K리그 무대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친 직후 빅리그에 입성한 터라 큰 기대를 받았다. 베를린이 100만 유로(약 13억 원)의 적지 않은 이적료를 투자한 것은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동준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 2월 입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전에 나섰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후 이따금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시즌 중인 4월에는 훈련 중 동료 케빈-프린스 보아텡과 충돌해 무릎을 다쳤고, 5개월가량 뛰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친선전에 나섰다가 발목을 다쳤다. 앞서 K리그에서 보낸 다섯 시즌 간 큰 부상이 없던 그가 독일에서 거듭 불운을 겪었다.
성치 않은 몸 상태에 더해 정기적으로 뛰지 못하니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당초 이동준은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신임받던 윙어였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참가가 유력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더불어 출전 시간이 준 탓에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결과적으로 독일 이적이 악수가 된 셈이다.
최근 독일 유력지 빌트는 떠나는 이동준을 두고 “베를린 이적은 정말 실패였다. 1년 동안 단 4차례 출전에 그쳤고, 부상만 남겼다”고 혹평했다.
이동준은 익숙한 국내 무대에 복귀해 부활을 노린다. 전북은 이동준이 이전 모습을 되찾기 적합한 팀이다. 윙어의 개인 기량을 살려 공격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전북에 입단한 이동준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인 목표이자 구단의 목표인 우승 트로피를 반드시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2017년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동준은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 국내 정상급 윙어로 성장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홍명보 울산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K리그1 32경기에 출전해 11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동준은 주 무기인 빠른 발을 활용한 라인 브레이킹과 현란한 드리블 능력으로 전북의 ‘화공(화끈한 공격)’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