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10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2~23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2018~19시즌 이재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만장일치 수상이다.
이날 시상식에선 MVP 수상 여부를 떠나 김연경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가 2월 중순 "은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혀서다. 지난 6일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직후에는 "팬과 배구 관계자 등 여러 부분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며 다소 바뀐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9일 FA(자유계약선수) 20명 명단을 발표했다. 김연경도 이 명단에 포함, 개인 첫 FA 자격을 획득했다.
김연경은 10일 시상식에서 선수 생활 연장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선수 생활 연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물론 다른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김연경이 생각을 바꾼 데는 여러 이유가 작용했다. 그는 "큰 부상이 없다. 아직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가족도 '아직은 더 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반응"이라고 소개했다. 김연경은 이번 정규시즌 공격성공률 1위(45.76%), 득점 전체 5위(669점, 국내 선수 1위)를 기록했다. 리시브(8위)와 수비(10위) 부문에서 역할도 컸다. 이전에는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최고의 자리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고 가족의 권유도 생각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
더불어 이번 시즌 14년 만의 챔프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것도 큰 이유였다.
김연경의 FA 계약 우선 고려사항 1순위는 우승 전력을 갖췄느냐에 달려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통합 우승을 놓쳐 우승의 갈망이 더 커졌다. 이제는 통합 우승을 이루고 싶다. (통합 우승이) 가능한 팀을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계약 총액 등 일부 손해까지 감수한다. 그는 "(금전적인 대우 포기도) 가능하다. 조건을 더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면 (계약이) 가능하다. 다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어서…"라고 걱정했다. 이어 계약 기간에 대해선 "우선 1년 뛰고 그 다음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연경은 "생각보다 계약 협상 문의가 많이 오지 않고 있다"고 웃었다.
다만 해외 재진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께서 '아직 실력이 좋으니까 다시 해외 무대서 뛸 생각이 없냐'고 묻더라. 이제 나이가 있어서 해외 생활이 힘들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