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결국 일본 투어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 여파가 가시지 않은 모양새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24일(한국시간) “네이마르가 일본 첫 세션을 모두 소화했다”는 제하의 기사로 PSG 선수단의 훈련 참가 여부를 알렸다. PSG는 아시아 투어 시작부터 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매체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코치진은 역동적인 세션을 진행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와 그의 팀 동료들은 이른 오후 오사카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초저녁부터 한 시간 반 이상 훈련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PSG는 오전 훈련을 포함해 하루 두 차례 트레이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강인에 관한 소식도 다뤘다. 매체는 “이강인은 훈련하지 않았다”며 “훈련은 강렬했다. 네이마르는 전체 훈련 세션에 참여했고 하프 발리슛으로 멋진 골을 넣었다. PSG가 아시아 투어 기간 치를 네 차례 평가전 중 몇 분이라도 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의 이강인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름 이적시장 기간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지난 22일 르아브르 AC(프랑스)와 친선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그는 비공식 데뷔전이었지만, 날카로운 패스와 플레이 메이킹 능력 등 장점을 가감 없이 뽐냈다.
그러나 전반 43분 악재가 발생했다. 이강인이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체로 물러났다. 이후 그의 몸 상태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PSG가 방한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강인은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우려를 씻었다. PSG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으로 향하는 선수단 단체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강인이 네이마르 옆에서 환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울러 몇몇 부상자는 파리에 남은 터라 이강인이 일본으로 향하는 자체에 ‘부상이 크지 않다’는 안도 섞인 반응이 나왔다.
물론 추측이었다. PSG 소식에 정통한 압델라흐 불마 기자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이 투어 기간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아직 부상 정도를 알 수 없으며 프리시즌 경기에 나설지도 미지수라는 뜻이다. 물론 심각한 부상은 아니기에 일본으로 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PSG가 일본 오사카 도착 후 공개한 영상 속 이강인은 문제없이 걸었다. 햄스트링 통증이 있다면 걸을 때 절뚝일 수도 있는데, 불편한 기색 없이 거동했다. 오사카 공항 도착 후 운집한 팬들에게 환대받은 이강인은 여느 때와 같이 사인을 해주는 등 특급 팬 서비스도 선보였다.
다만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경기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PSG는 25일 오후 7시 20분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전에 임한다. 알 나스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몸담은 팀이다. 국내 팬들은 이강인과 호날두의 대결을 기대했는데,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이강인의 출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PSG 입장에서도 2023~24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인 만큼, 굳이 이강인 등 주축 선수들을 무리하게 출전시킬 이유가 없다. 최대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구단의 과제다. PSG 토크는 “PSG는 두 선수(이강인과 네이마르)의 몸 상태가 100%가 될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내 팬들의 시선은 한국 일정으로 향한다. PSG는 알 나스르전 이후 28일 세레소 오사카(일본) 내달 1일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격돌한 후 방한한다. 8월 3일 부산에서 전북 현대와 친선전을 치른다. 이강인의 이적이 확정된 후 PSG가 급히 추가한 일정이다. PSG 입장에서 전북전은 사실상 이강인을 위한 무대다. 한국 팬들과 첫인사를 나누는 동시, 슈퍼스타인 이강인을 활용해 한국 시장 개척에 힘쓰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이강인이 전북전에도 출전하지 못한다면 PSG의 계획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PSG 유니폼을 입고 피치를 누비는 이강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국내 팬들 역시 아쉬움이 크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이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열흘 안에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햄스트링 통증은 대개 수주의 회복기가 필요하다.
네이마르의 출전 가능성은 국내 팬들에게 낭보다. 지난 3월 발목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네이마르는 지금껏 재활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르아브르와 프리시즌 경기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아직 실전을 치를 상태가 아니라는 방증이었다. 애초 현지에서는 네이마르의 그라운드 복귀 시점을 9월로 점쳤다. 예정대로라면 일본, 한국에서 네이마르를 못 볼 가능성이 매우 컸던 셈이다.
그러나 네이마르가 호조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출전 가능성이 커진 분위기다. 훈련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면서 알 나스르전을 포함해 일본에서도 피치를 밟을 공산이 커졌다. 이강인만 회복한다면, 국내에서도 네이마르와 이강인의 조합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강인과 네이마르는 국내에서 벌써 ‘단짝’으로 불린다.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1-4 패)을 마친 후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교환한 이강인은 PSG 입단 후에도 그와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함께 실내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고, 이후에도 훈련장에서 이강인이 네이마르를 껴안는 등 친근함을 드러냈다. 일본 투어에서도 늘 네이마르 곁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강인은 오사카 도착 후에도 네이마르 뒤에 붙어 비행기에서 내렸다. 국내 팬들은 피치 위에서의 이강인과 네이마르의 호흡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PSG 간판스타인 킬리안 음바페는 이번 투어에서 빠졌다. 현재 이적을 두고 구단과 마찰을 빚고 있는 탓이다. PSG와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는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원한다. 이적 기간을 채우고 FA로 레알 유니폼을 입는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PSG는 음바페와 동행을 바란다. 이적료 수익 없이 공짜로는 절대 놔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견해차가 매우 큰 상황이라 2023~24시즌 개막 전 결별할 가능성도 적잖다. 이미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연봉 2억 유로(2864억원)의 ‘메가 딜’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음바페는 레알 이적만을 열망하고 있다. 이강인과 음바페 조합이 그라운드에서 만드는 합작은 시즌 시작 후에도 못 볼 가능성이 더 크다.
PSG는 예정된 아시아 투어를 마친 후 2023~24시즌에 돌입한다. 13일 로리앙FC와 프랑스 리그1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툴루즈FC, RC 랑스, 올림피크 리옹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강인의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여부에 따라, 리옹전 이후 PSG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한동안 보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