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격투기 단체 UFC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의 일대기를 돌아봤다. “땡큐 좀비”라며 마지막 인사도 잊지 않았다.
UFC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땡큐, 좀비”라는 제하의 특집 기사를 다뤘다. UFC는 정찬성의 WEC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돌아봤다. 마크 호미닉을 7초 만에 KO 시킨 장면 등을 묘사하며 정찬성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UFC는 기사 말미에 “우리는 그가 토요일(지난달 27일) 옥타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작별을 고한 후 에디 차 코치, 그의 아내와 강렬하고 감정적인 포옹을 나누는 모습에서 이 스포츠, 이 커리어가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고 짚었다.
정찬성은 지난달 27일 UFC 페더급 랭킹 1위 맥스 할로웨이(미국)와 맞대결에서 3라운드 KO 패했다. 1, 2라운드 타격에서 밀린 정찬성은 3라운드 시작과 동시 펀치 러시로 승부를 걸었다. 할로웨이의 카운터가 정찬성 안면에 먼저 닿으면서 승부가 갈렸다. 정찬성 입장에서는 아쉬울 만했지만, ‘좀비다운 경기를 펼쳤다’는 세간의 호평이 자자하다.
지난해 4월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와 타이틀전에 이어 또 한 번 쓴잔을 든 정찬성은 “그만하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옥타곤에 오픈 핑거 글러브를 벗어 두고 한참이나 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이후 에디 차 코치와 포옹하고 아내인 박선영 씨와 경기장을 떠났다. 현장에 모인 팬들은 “좀비”를 연호하며 마지막을 함께했다.
UFC도 레전드 예우를 제대로 했다. 정찬성의 파이터 일대기를 조명한 UFC는 “그의 존재와 수년 동안 우리에게 준 모든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그가 알기를 바랄 뿐”이라며 “땡큐, 좀비”라며 글을 마쳤다.
정찬성은 종전보다 두 계단 떨어진 UFC 페더급 랭킹 10위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최고 랭킹은 2013년 조제 알도(브라질)와 챔피언전을 치를 당시 기록한 3위. 고대하던 UFC 챔피언 벨트는 두르지 못했지만, 정찬성은 16년 파이터 인생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UFC 라이트급 랭킹 6위 라파엘 피지에프(아제르바이잔)는 정찬성에 관해 “그가 챔피언이 된 적은 없지만, 몇 년 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었는가? 팬들이 그를 어떻게 사랑하는지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한) 모습을 보라. 그것은 모두 그가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렀고, 정말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모든 사람에게 그럴 자격이 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이외 많은 파이터가 ‘끝’을 외친 정찬성에게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