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18일 열린 이 행사에서 두산 베어스의 2024년 신인 투수 김택연은 남자 고교 부문 ‘우수 선수상’을 수상했다. 스포츠서울 올해의 아마추어 상,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아마 특별상에 이어 세 번째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날 그는 두산 유니폼이 아닌 가슴에 ‘1895 인천고교’가 새겨진 고등학교 유니폼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인천고 소속으로 활약해 아마추어 상을 받은 만큼 고교 유니폼이 당연했지만, 그에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김택연은 “학생으로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상이라 이 유니폼을 입고 나오고 싶었다. 학교 유니폼을 입고 상을 받아서 더 뜻깊다”라고 말했다.
김택연에게 2023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인천고에서 고교야구 13경기에 출전해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64⅓이닝 8자책점) 97삼진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 활약에 힘입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김택연은 9월엔 청소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출전해 6경기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8(16이닝 2자책점)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7일 등판 5연투, 8일간 247구라는 혹사 논란이 뒤따랐지만 김택연은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며 한국의 3위를 이끌어 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김택연은 시즌 후 열린 시상식 단골손님이 됐다. 아마추어 상은 거의 다 김택연이 쓸어 담았다. “당연하지만 야구 인생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해가 될 것 같다”라며 웃은 그는 “올해가 있었기에 프로 지명도 받았고,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많이 경험하고 내가 부족한 점을 알게 된 해였다. 앞으로 야구 인생에 있어 올해는 TOP3에 들 만큼의 중요한 한 해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고교야구 시즌 종료 후 김택연은 두산의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프로 적응 단계를 거쳤다. 고교야구와 국제대회에서 많은 공을 던진 만큼 이승엽 감독의 ‘휴식령’이 떨어졌고, 김택연은 푹 쉬면서 떨어진 체력을 보충했다. 그는 “이천 캠프에 합류했을 때부터 캐치볼을 시작했다. 캐치볼만 해도 충분히 감각 유지는 된다고 생각해서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웨이트 훈련과 체력 보강 위주의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이 원하는 보직을 잘 수행해 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그는 내년 시즌 목표로 ‘신인상’을 꼽았다. 김택연은 “야구하면서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 아닌가. 욕심이 난다. 문동주(한화 이글스) 선배를 시상식에서 뵀는데, 신인상 받는 모습을 보니까 멋있더라. 꼭 받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