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지난 24일 개막 시리즈 2차전을 시작으로 6연승을 이어갔다. 개막 후 4연승을 이어가던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해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화가 단독 선두에 오른 건 10년 만이다. 사실 10년 전 1위는 큰 의미가 없었다. 2014년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리했는데, 앞서 개막전이 취소된 터라 다른 팀들과 달리 1승 1패가 아닌 1승이라 1위에 올랐다. 7경기를 치르고 오른 1위라 의미가 다르다.
6승 1패도 드문 일이다. 한화는 앞서 구단 유일 우승을 거둔 1999년 개막 후 5승 2패를 거둔 바 있고, 그보다 1년 전인 1998년 개막 7경기에서 승패승승승승승을 기록한 바 있다. 무려 26년 만에 맛본 호성적이다.
연승 기간 내내 그랬듯 30일 KT전에서도 투·타의 조화가 빛을 발했다. 선발 투수 펠릭스 페냐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2경기 만에 2승을 가져왔다. 타선에서는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이 홈런포를 터뜨렸고, 리드오프 문현빈은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3번 타자 채은성, 4번 타자 노시환 등 상위 타자들이 고른 활약으로 타선의 연쇄 폭발을 이끌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이즈 오버'를 외쳤다. 지난해까지 하위권에 머물면서 유망주들을 키웠으나 선수 육성이 진행됐고 외부 보강이 탄탄해진 올해는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문구였다.
'아직 이르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일단 시즌 초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단순 승률의 문제는 아니다. 한화는 30일 기준 OPS(출루율+장타율) 0.802(3위) 평균자책점 3.19(3위)로 공수 조화가 뛰어나다. 득점(40점)과 실점(22점)의 차이도 LG 트윈스에 이어 2위다. 6연승 기간 한 점 차 접전이 29일 KT전이 전부였다.
연승 기간 불안 요소가 적다는 것도 기대요소다. 개막전 부진(5실점)했던 류현진은 29일 6이닝 2실점 9탈삼진 호투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시범경기 구속이 떨어져 우려를 샀던 문동주는 28일 첫 등판에서 최고 158.8㎞/h(트랙맨 기준) 강속구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했던 리카르도 산체스도 27일 등판서 호투했다. 김민우가 31일 등판을 걸러 신인 황준서가 데뷔하는 게 변수라면 유일한 변수다.
불펜진에 검증된 투수는 적으나 구위는 다른 9개 팀 누구도 부럽지 않다. 박상원, 주현상, 한승혁, 김범수 등 강속구 투수들을 다수 배치한 결과다.
타선 역시 깜짝 활약이라고 할만한 건 페라자의 활약 정도다. 페라자는 7경기 동안 타율 0.520 3홈런 5타점 8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타율 2위, 홈런 공동 3위, 득점 2위, 출루율 2위, 장타율 1위 등 시즌 초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페라자의 페이스는 떨어지겠지만, 행운의 활약이 아니라 빼어난 타구 질을 바탕으로 한 맹타라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