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로서 더 많은 이닝을 막아내고 싶다. 나균안의 올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8·롯데 자이언츠)은 올 시즌 첫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이 부문 국내 선발 투수 1위를 지켰다. 2승 4패에 그치며, 개막 12연속 무승에 그쳤던 지난 시즌처럼 '승운'이 부족했지만,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26일 롯데의 홈(부산 사직구장)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나균안은 평균자책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평균자책점은 시즌이 끝난 뒤 나오는 기록으로 '내가 괜찮았구나, 그게 아니구나'라는 판단을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그 기록(평균자책점)은 야수진 도움을 받는 기록이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이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균안은 이 인터뷰 뒤 바로 이어진 5월 27일 LG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7점을 내줬다. 구원 투수 홍민기가 7회 초 2사 2·3루에서 적시 3루타를 허용하며 그의 기출루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롯데도 6-8로 패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에 패전 투수까지 기록했고 팀까지 패배까지 당한 경기였지만, 나균안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미 6회까지 5점을 내준 상황에서 다시 7회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벤치에서는 구원진을 바로 투입하는 것보다 나균안에게 1이닝, 최소 아웃카운트 1개라도 더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지만.
나균안은 첫 9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4번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비교해 많지 않았다. 나균안도 6이닝 이상 막아낸 4번보다 그렇지 못한 5번 등판에 더 시선을 뒀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닝이었다.
나균안은 5와 3분의 1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한 5월 21일 한화 이글스전을 돌아보며 "공 1개가 너무 아쉬웠다"라고 했다. 5회 말 무사 1루에서 김태연에게 유도한 내야 땅볼을 유격수 전민재가 포구 실책을 범했고, 나균안은 이어진 황영묵과의 승부에서 좌익수 뜬공을 유도한 뒤 심우준을 상대하다가 4구째 폭투를 범해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심우준에게 적시타, 후속 이진영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6회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아냈지만, 강백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현도훈과 교체됐다.
나균안은 "야수 실책보다 내가 이후 폭투를 내준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 공 1개가 QS를 하지 못한 이유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6회 이후에도 감독님이 나를 투입할 수 있도록 내가 신뢰를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올 시즌 QS를 한 경기는 그전에도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도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닝이터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나균안에게 롤모델은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다. 그는 지난 시즌(2025) QS 부문 1위(23번)였다. 올 시즌도 5월까지 유일하게 10번을 채웠다. 나균안은 "후라도 투수는 초반에 실점을 하더라도, 결국 6·7이닝을 막아낸다. 벤치에 신뢰를 줄 수 있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했다.
나균안이 평균자책점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세부 기록이 좋아도,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가 부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1일 현재 이 부문 전체 14위(57과 3분의 1), 국내 투수 4위에 올라 있어도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가장 최근 등판은 비록 최다 실점을 했지만, 벤치가 자신을 믿어줬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다음 목표는 부응하는 것이다. 나균안은 롯데의 6월 첫 경기인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