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아쉬운 무승부. 그러나 김두현 전북 현대 감독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찬스를 만든 과정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 2-2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전북은 문선민의 멀티골을 앞세워 2-0 리드를 잡고도 후반 30분 이후 내리 두 골을 실점하며 승리를 놓쳤다. 김두현 감독 부임 첫 승도 날아간 채 최근 네 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늪에 빠졌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경기에서 “희망을 봤다”는 김 감독의 설명은 그래서 더 의외였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전북의 슈팅 수는 무려 18개였다. 시즌 개막전 대전하나시티즌전(20개)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슈팅 수였다. 단순히 슈팅 수만 늘어난 게 아니었다. “무조건 넣었어야 하는 골들이 많이 있었다”는 김 감독의 설명은 그만큼 결정적인 찬스까지 이어진 장면들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 이날 전북이 잡은 기회들을 돌아보면, 일찌감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난 장면만 수차례,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 땅을 치는 장면들이 많았던 탓이다. 김 감독은 그러나 결실을 맺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과정들에 더 집중했다.
전반 33분 득점 실패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이수빈의 전방 압박으로 공을 끊어낸 뒤 박재용을 거쳐 전병관의 슈팅까지 연결됐다.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지만, 김 감독은 머리 위로 박수를 쳐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수를 치는 김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자 전북 팬들의 박수도 쏟아졌다. 전북이 달라지고 있음을 김 감독도, 팬들도 느낀 장면이었다는 뜻이다.
2주의 A매치 휴식기를 통해 반등의 발판을 제대로 마련한 모습이다. 김 감독에 따르면 선수들이 이번 시즌 그 어떤 훈련보다 힘들었다고 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됐다. 여기에 전술적인 움직임과 패턴 등 공격의 다양성을 위한 작업에 몰두했다. 김두현 감독 데뷔전이었던 강원FC전 3개, 울산 HD전 8개였던 슈팅 수가 A매치 휴식기를 거쳐 18개로 급증한 건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김 감독도 “예전과는 다르게 상대를 공략하는 다양성이 나왔다”고 했다.
선수들도 김두현 감독 체제에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멀티골을 터뜨린 문선민은 “(감독님께서) 부분적인 전술이나 선수들의 역할을 집어주신다.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고, 잘 융합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선수들이)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과 김 감독이 기대하는 흐름을 탈 수 있는 '반전'의 시간이 머지 않았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흐름을 타기 위한 반전의 시간도 멀지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