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의 홈런이 터져 나온 순간, 삼성 라이온즈의 '구심점' 구자욱은 소리를 질렀다. 강민호가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구자욱은 박진만 감독과 정대현 수석코치를 어깨동무하며 그를 환하게 맞았다. 구자욱은 "(강)민호 형을 믿고 있었다"면서도 울컥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삼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구자욱은 이날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지난 15일 2차전 도중 부상(왼 무릎 내측 인대 미세손상)을 입은 그는 일본 이지마 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왔지만, 출전까지는 힘들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내며 선수들을 북돋았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경기에 못 나가게 됐는데, (동료들을 응원하면서) 심장이 엄청 떨렸다"며 "승리하고 선수들이 눈물도 많이 흘렸다. 감동적인 순간이 되게 많았던 시리즈였다"라고 돌아봤다.
감독 및 코치와 어깨동무를 한 장면에 대해선 "우리가 득점을 냈고 분위기를 띄우고 싶었다"라면서도 "사실 내가 긴장이 많이 돼서 감독님과 코치님 곁에서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구자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KS 무대를 밟는다. 이에 그는 "무릎이 빨리 괜찮아져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다"며 "당시는 어렸고 긴장도 많이 됐다. 선배들을 따라가기 바빴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과 함께 해보려는 마음이 더 있다"라고 전했다.
PO에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던 마음의 짐이 남아있다. 구자욱은 "무릎이 빨리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며 "(휴식일 동안) 최대한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밤마다 얼음 찜질도 하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2위에서 올라가는 만큼, 더 패기 있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KIA를 만나기까지 충분한 경기(4경기)를 적당히 치렀다. 경기력이 조금 떨어져 있지만, (KS에서는) 선수들이 더 자신 있는 스윙과 투구를 할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KS 필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