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드리블_(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6.6.12 ondol@yna.co.kr
'은사'와 재회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웃으며 인사를 나눌 여유가 없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25)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전환점을 안겨준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과 월드컵 무대에서 적으로 만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 벤치에는 아기레 감독이 있다. 이강인과 특별한 인연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소년팀이 길러낸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기대만큼 중용 받지 못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내부 혼란에도 엮였다. 결국 2021년 여름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마요르카에서도 첫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전환점은 2022년 3월 아기레 감독의 부임이었다. 강등권 탈출이라는 중책을 안고 팀을 맡은 아기레 감독은 어린 이강인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맡긴 것이다. 이강인은 감독의 신뢰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2022~23시즌 리그 6골 6도움을 기록한 그는 라리가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성장했고, 결국 세계적 명문 PSG 이적까지 이뤄냈다. 아기레 감독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강인도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아기레 감독은 자신이 키운 제자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지난 12일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이강인의 가치는 다시 한번 입증됐다.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2분 상대 수비 사이를 정확히 꿰뚫는 패스로 황인범의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수비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 공간을 찌르는 이강인의 왼발 패스는 현재 대표팀 공격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멕시코전에서도 이강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멕시코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나설 때 손흥민·황희찬 등 공격수들이 활용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 그 틈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결정적인 패스를 공급할 선수가 이강인이다.
아기레 감독은 누구보다 이강인의 장점과 약점을 잘 안다. 이강인 역시 아기레 감독의 축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한때 스승과 제자였던 두 사람이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상대로 만났다. 기자회견 하는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