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16일 경기 종료 후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사인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KOVO
"이렇게 많이 오실 줄 알았다."
마이크를 든 김연경(37·흥국생명)이 특유의 입담으로 솔직하게 말했다. 그의 은퇴 발표 후 첫 경기에는 예상대로 구름 관중이 몰렸다.
흥국생명은 16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12, 25-20)로 승리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전은 김연경이 지난 13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힌 뒤 치른 첫 경기였다. 화성실내체육관 전경. 사진=KOVO 김연경은 앞서 은퇴 의사를 전하면서 "많은 경기가 남지 않았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달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실제 이날 화성실내체육관에는 만원 관중(3929명)이 찾아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를 지켜봤다.
IBK기업은행은 화성실내체육관에서의 마지막 원정 경기에 나선 김연경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사인을 담은 특별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경기 후에는 김연경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김연경은 "작은 은퇴식을 마련해준 IBK기업은행 구단과 관계자, 그리고 IBK기업은행 팬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당분간 흥국생명의 원정 경기에는 이처럼 김연경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KOVO '배구 여제'의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복귀 후 3시즌(2021~22시즌 중국 상하이 소속 제외)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지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경험하진 못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승점 70을 기록, 2위 현대건설(승점 57)과 격차를 더욱 벌려 정규시즌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김연경은 "(기량이) 좋을 때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든 걸 쏟아내려고 한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결과(우승)를 떠나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마무리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KOVO 김연경은 자칫 자신의 은퇴 발표가 우승 도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는 "(오늘 IBK기업은행전에서) 최대한 감정적인 면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경기에만 집중했다"라며 "우승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줄곧 은퇴 이야기가 거론돼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둔 흥국생명이 최근 9연승의 상승세를 이어 나간다면 6라운드 초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