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 열기는 그라운드 밖 숙소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삼성은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짝을 지어 방을 배정했다. 덕분에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후배 간 끊임없이 야구에 대한 질문과 조언을 주고받으며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등 쏠쏠한 '룸메이트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조합은 '좌완 불펜 듀오' 이승민(26)과 배찬승(20)이다. 이번 캠프에서 체인지업 장착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배찬승은 "사실 고등학교 시절 (이)승민이 형이 체인지업을 알려준 적이 있다"며 "이번에 룸메이트가 되면서 더 많이 물어보고 있다. 같은 왼손 투수라 더 구체적으로 배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과거 선배 이승민의 모교(대구고) 재능기부로 맺어진 인연이 올해 스프링캠프 룸메이트로까지 이어져 그 의미를 더한다.
사자 군단의 내야 뎁스를 책임질 이재현(23)과 심재훈(20)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팀의 주축 유격수로 자리 잡은 이재현과 차기 주전 2루수 유망주인 심재훈이 만났다. "캠프에서 (이)재현이 형에게 수비를 많이 배우고 싶다"던 심재훈은 롤모델 선배와 한 방을 쓰며 그 소원을 이뤘다. 이재현은 "내가 누굴 가르쳐 줄 위치는 아니지만, 재훈이가 물어보면 성심껏 알려주려 한다"며 "방에서도 야구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서로 궁금한 걸 격의 없이 묻고 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젊은 내야수들이 스스럼없는 소통으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삼성 심재훈-이재현. 삼성 제공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꼽히는 김영웅(23)과 함수호(20)의 조합 역시 흥미롭다. 두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리며 중심 타자로 도약한 김영웅은 이제 막 타격 재능에 눈을 뜬 2년 차 함수호에게 가장 훌륭한 롤모델이자 멘토다. 함수호는 캠프 전 "(김)영웅이 형이 배트 헤드를 정말 잘 쓰신다. (내외야로) 수비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번 캠프에서 타격에 관해 많이 묻고 배우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운 바 있다. 자신과 비슷한 거포 유형의 선배를 곁에 두고 타격 메커니즘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겠다는 각오다.
삼성 캠프 숙소는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넘어, 각자의 '결'에 맞춘 전략적 룸메이트 배치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멘토링 창구로 십분 활용되고 있다. 밤낮없이 야구 고민을 나누며 쑥쑥 성장하고 있는 삼성 영건들의 '룸메이트 효과'가 올 시즌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