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가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활동을 중단한 박나래 출연 이슈에 더해 방영 초반 고인 모독 논란으로 인해 ‘재편집’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등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지만, 이 프로그램이 남긴 잔상은 단순히 ‘맞히고 틀리는’ 예언의 영역 그 이상이었다. 점술이라는 소재를 예능의 틀 안에 끌어와 경쟁과 서사를 결합한 시도는 논란과 별개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맞히는 ‘예언’보다 위로하는 ‘공감’에 초점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모여 여러 미션을 통해 서바이벌을 펼치는 작품이다. 본질적인 재미는 서바이벌 특유의 압박감에서 오는 ‘적중률’이었으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단순한 승패를 넘어서는 메시지가 점차 부각됐다. 특히 지난 3주차에 공개된 8, 9회는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서사를 선명하게 드러낸 회차였다.
6명 중 3명이 남는 세미파이널에서 무속인과 타로 술사는 상담자의 개인 점사를 두고 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신동과 여에스더가 각각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이 공개됐다.
패널 투표 결과는 두 사람 모두 무속인의 승리였다. 그러나 실제 상담자인 신동과 여에스더는 최종적으로 타로를 선택했다. 신동은 “고민이 있을 때 정신과를 가도 되지만 점사를 보러 가는 것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거창한 미래 예언보다 현재의 고민을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방식에 현대인들이 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속이 단순한 미신을 넘어 일종의 ‘정신적 완충지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점술의 불완전성 강조…‘사람의 판단’
‘운명전쟁49’의 또 다른 미덕은 역설적이게도 ‘점술의 불완전성’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점이다. 무속인이 모든 일을 100% 맞힐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보다는, 점사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슬비와 지선도령은 서로의 점사를 볼 때 소름 끼칠 정도의 적중률을 보였지만, 두 사람이 팀을 이뤄 임산부를 맞히는 미션에서는 서로 다른 인물을 선택했다. 높은 적중 장면과 동시에 빗나가는 결과를 함께 제시하며, 결국 인간의 판단이기에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
또 가수 MC몽에 대한 예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소빈 역시 “(자신이 모시는)할머니가 퇴근하셨다”며 팀전에서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능력을 인정받은 무속인이라 할지라도 예외와 확률이 공존하는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낸 대목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K-점술, 음지에서 양지로…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운명전쟁49’에 출연한 운명술사들의 스타성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방송에서 높은 적중률을 보인 이소빈, 지선도령 등은 종영을 앞두고 점사 상담 예약이 폭주하는 상황이다. 이소빈은 현재 2029년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돼 신규 상담 예약을 중단한 상태다. 노슬비 역시 대만 등 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며, 팬미팅 개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출연자들의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해당 소재가 점차 양지로 끌어올려지고 있는 가운데, ‘운명전쟁49’는 민감한 주제를 예능의 틀 안에 담아내면서도 제작진의 윤리적 고민을 병행한 사례로 남게 됐다. 이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의 시야를 넓힌 프로그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