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첫 승리를 따낸 프로 2년 차 김태형(20·KIA 타이거즈)이 한 말이다.
이날 김태형은 6이닝 무실점 쾌투로 KBO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 안우진(4이닝 1피안타 무실점)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통산 17번째 등판(선발 9경기) 만에 신고한 값진 첫 승이었다. 무엇보다 투구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6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1회와 3회 허용한 볼넷 2개가 허용한 출루의 전부였다. 그는 경기 뒤 "작년부터 하고 싶었던 승리인데 운도 따르지 않고 부진하면서 오래 걸린 거 같다. 앞으로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26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프로 통산 첫 승리를 따낸 김태형. KIA 제공
노히트노런에 대한 생각은 없었을까. KIA 벤치는 81구에서 김태형을 교체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 92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 수가 88구라는 걸 고려한 결정이었다. 6회까지 2-0으로 앞선 KIA는 7회 초 터진 김도영의 3타점 2루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김태형은 "(6회 말 수비를 마친 뒤) 코치님이 투구 수가 81개로 점수 차도 별로 안 나나니까 '여기까지만 하자'고 하시더라. '알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점수 차가 벌어져 좀 더 던지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용기를 내서 말하지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을 상대한 김태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인데 (의식하면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딱히 크게 신경 안 썼다. SNS(소셜미디어)에 안우진과 김태형이 붙으니까, 안우진이 이기겠다는 걸 너무 많이 봐서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을 새로 잡고 좀 더 강한 마음을 먹고 던졌다"며 "(더그아웃에서) 160㎞/h 가까이 던지는 걸 보고 대단하더라. 저렇게 던지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 오히려 안 될 거 같아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안우진의 이날 최고 구속은 159㎞/h/h. 이어 그는 "마음가짐은 비슷한데 (1군과 2군에서) 조금씩 경험하면서 침착해지는 법도 배운 거 같다"고 말했다.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통산 첫 승리를 따낸 김태형. KIA 제공
김태형은 26일 키움전 1회 선두타자 서건창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빠르게 영점을 잡아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차곡차곡 아웃카운트를 쌓아 올렸다. 그는 “(1회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보내) 당황했다. 올해 선두타자 스트레이크 볼넷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 침착하게 막으려고 했다”며 “매일 코치님이나 형들로부터 ‘침착하라’는 얘길 너무 많이 들어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덕수고를 졸업한 김태형은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출신. 구단 역사상 처음(리그 7호)으로 데뷔 첫 승을 '무피안타 선발승'으로 장식하며 이름을 남겼다. 그는 "노히트노런으로 첫 승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좀 더 욕심을 냈다면 더 갈 수 있었지만 그건 지난 일이다. 너무 잘 던진 거 같아서 기분 좋다"며 웃었다.
26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김태형이 호수비가 나오자 감사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KIA 제공26일 고척 키움전에서 투구하는 김태형의 모습. KI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