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CCO. (사진=올마이애닉도츠 제공)
이해인은 ‘(아이)돌판’ 좀 안다는 사람들이면 모를 수 없는 존재다. 10년 전부터 끊임없이 아이돌에 문을 두드린 그는 프로젝트 그룹 아이비아이(I.B.I)로 데뷔하고 솔로 가수로도 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아픔과 상처도 있었지만 결코 꺾이지 않고 우직하게 실력을 키워온 그는 제작 파트에서 자신의 커리어에 꽃을 피웠다.
키스오브라이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로즈 유어 아이즈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업계의 젊은 ‘미다스 손’으로 거듭난 이해인이 올해는 새 기획사 올마이애닉도츠(all my anecdotes)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워너뮤직코리아 이사를 역임한 김제이 CEO와 함께 이해인이 설립한 올마이애닉도츠는 ‘나의 모든 일화’(all my anecdotes)를 의미하며, 서사와 존재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들며 현실과 가상, 로컬과 글로벌을 넘나드는 감각 중심의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한다.
“제가 아트를 전공한 건 아니라 ‘미감’이 좋다는 표현은 맞지 많지만, 감각적인 부분 그리고 아티스트와 서사를 하나로 합치는 건 좋은 편이라 생각해요.”
이해인 CCO. (사진=올마이애닉도츠 제공)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이해인은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돌아보면서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의 서사가 있지 않나. 꼭 성공이 아니라도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 생각들이 담긴 진짜 자기만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고 새 기획사의 비전을 설명했다.
올마이애닉도츠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팀은 오는 23일 데뷔하는 5인조 버추얼 걸그룹 오위스다. 팀명 오위스는 ‘온리 웬 아이 슬립’의 약자. ‘오직 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 잃어버린 꿈을 찾아가는 소녀들의 성장 스토리를 타이틀곡 ‘뮤지엄’을 비롯한 8곡 안에 담아낸다.
김제이 올마이애닉도츠 CEO는 오위스에 대해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꿈, 그리고 자면서 꾸는 꿈. 이 두 가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며 “오위스의 음악을 통해 청자들도 각자 자신의 꿈을 되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영감이 될 수 있는 걸 주면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위스의 첫 번째 미니앨범 ‘뮤지엄’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에어플레인:132’, ‘쥬시’, ‘미싱 피스’, ‘론리 럴러바이’, ‘온리 웬 아이 슬립’, ‘포네버’ 및 타이틀곡 영어 버전까지 총 8곡이 수록된다. 타이틀곡 ‘뮤지엄’은 현실에서 누구나 소중히 간직했던 잃어버린 꿈의 조각들을 꿈속 세상에 전시한다는 서정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오위스. (사진=올마이애닉도츠 제공) 멤버들은 데뷔 앨범부터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며 남다른 내공을 보였는데 세린, 썸머, 소이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수록곡 ‘에어플레인:143’, ‘쥬시’, ‘포네버’ 등의 작사·작곡에 힘을 보태며 오위스만의 음악적 ‘추구미’를 더했다. 김 CEO는 “존재에 대한 본질이 전달되면 버추얼 여부를 넘어서 하나의 멋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업계에서 소위 ‘구르며’ 달려온 여정, 그 과정에서 체득한 모든 경험의 조각들은 지금의 이해인을 있게 한 자양분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실시간 피드백과 화제를 경험하다 보니, 생각보다 아티스트의 절대적인 능력치보다, 방향성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제가 27살까지 연습생을 했는데, 그때까지 ‘전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잘 하는 건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건 기본 소양이라 생각하고, 그걸 기본으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열 것인가, 이 순간을 통해 어떻게 매력을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요.”
하지만 이 같은 ‘방법론’보다, 제작자로서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따로 있었다.
이해인 CCO. (사진=올마이애닉도츠 제공) “어린 친구들에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근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은 무조건 온다고 생각해요. 어릴 땐 재능 있는 친구가 빛나요. 물론 대단하고, 멋있는 일이죠. 하지만 서른 지나고 나면 그게 별 게 아니더라고요. 노력 자체도 재능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땐 빨리 잘 되고 싶고, 빨리 기회를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뭐든 본업을 잘 하는 게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아티스트로서의 본질이 빛 발하는 시기는 무조건 옵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단기전 아닌 장기전이라 생각하고 해줬으면 해요.”
여기에 더해 그가 강조한 또 한 가지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제가 종교는 없지만 ‘믿음이 이끌어준다’는 게 좌우명 중 하나에요. 스스로 자신을 믿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믿음이 흔들릴 것 같으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많이 쌓을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하고, 그런 신뢰가 있는 사람을 곁에 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저 역시 힘들 때 주위 사람들의 좋은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죠. 좋은 사람이 많은 건 정말 복이에요. 지금은 받은 만큼, 제가 그런 사람이 돼 주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오위스 론칭과 별개로 클로즈 유어 아이즈 프로듀싱 작업도 계속된다. 똑같은 24시간을 살지만 업무가 더 많아진 만큼 하루 중 대다수의 시간은 일을 하며 보내고 있지만 “일과 놀이를 같이 하고 있는 느낌”이라 미소 지은 그는 “워라벨이 내 라이프스타일과 맞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일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똑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 힘 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