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 3시간 단독 공연을 지켜보는 동안 여러 차례 놀라움을 느꼈다. 데뷔 전 마주했던 ‘신인’ 라이즈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마주한 라이즈는 그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상적인 무대들이 이어졌다. 그만큼 이들의 성장은 분명하게 체감됐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6 라이즈 콘서트 투어 [라이징 라우드] 피날레 인 서울’을 개최했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공연에는 약 3만2000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스탠딩으로 진행된 공연장 곳곳에서는 구역 뒤편까지 뛰어오르며 호응하는 팬들의 모습이 이어졌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응원 소리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7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라이징 라우드’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전 세계 21개 지역을 돌며 약 42만 명의 브리즈(팬덤명)를 만난 뒤 8개월 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선보인 월드투어의 피날레 콘서트였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사실 데뷔 전 ‘KCON LA’ 쇼케이스 무대에서 라이즈를 처음 마주한 적이 있었다. 당시 라이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으로 데뷔 전 첫 신고식을 치르는 자리였고, 멤버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모습까지 그대로 드러날 정도였다.
이후 시상식 등에서 잠깐 무대를 본 적은 있었지만 라이즈의 공연을 제대로 관람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날 공연은, 그 이후 처음으로 라이즈라는 그룹의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지켜본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의 기억이 강렬했던 탓에 노래나 라이브, 퍼포먼스, 멘트까지 큰 기대를 품고 찾은 공연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월드투어를 돌고 돌아온 그룹은 달랐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그런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백 배드 백’, ‘사이렌’, ‘잉걸’ 등 라이즈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곡들로 오프닝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무대가 시작되자마자 멤버들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등장한 점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밴드 라이브까지 더해지면서 공연의 분위기는 한층 묵직해졌다. 라이즈 특유의 베이스가 강한 음악들과 밴드 사운드가 결합되자, 음악방송 등에서 보여주던 퍼포먼스와는 확연히 다른 현장감이 느껴졌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물론 핸드마이크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곡이 100% 라이브로 진행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퍼포먼스형 그룹이 공연에서 핸드마이크를 선택했다는 사실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한 손이 마이크에 잡혀 퍼포먼스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더라도, 라이브로 무대를 채우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앵콜 전 마지막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무대가 핸드마이크로 진행됐다. 미리 세트리스트를 확인한 뒤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설마 이 곡까지 핸드마이크로 소화할까’ 싶었던 구간들까지도 모두 핸드마이크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마지막 곡 ‘플라이 업’의 뮤지컬 버전을 위해 직전에 헤드마이크로 전환했는데, 이 과정 역시 자연스러웠다. 밴드 퍼포먼스에 맞춰 멘트를 이어가며 멤버들이 세 명씩 나뉘어 헤드마이크에서 핸드마이크로 바꿔 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과거 무대 위에서 멘트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워 보이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능숙했고, 웃음을 자아낸 장면 중 하나였다.
이날 KSPO돔에서 확인한 것은 단순한 투어의 끝이 아니라 라이즈라는 팀의 다음 단계였다. 데뷔 전 긴장하던 신인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라이즈는 3시간 공연을 능숙하게 이끄는 팀으로 성장했다. “끝이 있으면 또 다른 시작이 있는 법”이라는 멤버들의 말처럼, 이들의 무대는 이제 더 큰 곳을 향하고 있다. 그렇게 라이즈는 ‘공연형 아이돌’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