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부당 지원한 HDC에 시정명령과 함께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HDC 소속 지주사인 HDC㈜가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이하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HDC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이파크몰은 지난 2005년 상권 미형성과 대외 환경 악화로 입점률이 68%에 그치며 경영난에 빠졌다. 당시 아이파크몰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누적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도달하는 등 사실상 시장 퇴출 위기에 처해 있었다.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던 아이파크몰은 약 36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는데 자체 조달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지주사인 HDC는 2006년 3월 아이파크몰의 일부 매장을 임차하는 보증금 360억원 규모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 계약이 사실상 자금 대여를 위한 '우회로'였다는 점이다. HDC는 임대차 계약과 동시에 해당 매장의 운영권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맡기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파크몰이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 배분액은 연평균 이자율로 환산 시 0.3%에 불과했다. 사실상 무이자나 다름없는 저금리로 거액을 빌려준 셈이다.
이런 지원 행위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약 14년간 이어졌으며, 이후 국세청으로부터 우회적 자금 대여라는 판단을 받은 뒤에도 2023년까지 저금리 대여가 지속됐다. 17년이 넘는 장기 지원 덕분에 아이파크몰은 시장 퇴출 위기를 모면하고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를 장기간 지원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한 사례를 적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공정위 측은 "앞으로도 형식이나 명칭에 관계없이 부당지원행위에 악용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 행위 확인 시 엄중히 제재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