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곡을 찌르는 명대사의 향연이다. ‘모자무싸’ 속 구교환과 고윤정의 간절한 외침이 시청자의 마음에 ‘초록불’을 밝혔다.
구교환, 고윤정이 주연을 맡은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이야기로 지난 18일 첫 방송했다. 시청률은 1, 2회 모두 2.2%를 기록해 다소 아쉬운 수치지만, SNS에서는 작품을 본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극중 구교환은 20년째 감독 데뷔 준비 중인 황동만 역을, 고윤정은 영화사 PD 변은아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한 마디로 영화계에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들이다. 황동만은 모두가 형편없다고 말하는 대본을 20년째 포기하지 못하며 주류에서 밀려났고, 변은아는 그런 황동만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미는 존재로 영화계에서 함께 겉돈다.
사진=JTBC
구교환과 고윤정은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멸시당하는 개인의 비애와 울분을 그늘진 표정, 애써 웃어보려고 노력하는 처절함으로 그려내면서 시청자를 감응시켰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던 구교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캐릭터와 일체화된 연기를 펼쳐내며 지질하고 애잔한 캐릭터를 구현했다. 시크하거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고윤정은 이번 작품에서 상처받은 내면을 깊이 있는 연기로 풀어냈다.
완벽하게 캐릭터를 입어낸 두 사람은 ‘모자무싸’ 속 본질을 꿰뚫어 보는 대사들로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1회 말미 황동만이 자신의 대본을 보고 악평을 늘어놓는 영화사 대표를 향해 “내 인생이 왜 네 맘에 들어야 하는데요?”라고 말하거나, 2회에서 황동만에 대해 영화 감독인데 영화를 못만든다고 뒷말하는 동료에게 변은아가 “인간인데 인간적이지 않으면 그게 최고 무능한 거 아닌가요?”라고 일침을 날리는 장면 등이다. 이 장면들은 SNS상에서 클립으로 공유되면서 “인생 드라마를 만났다”,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 깊이 남는다”는 반응을 얻었다.
연출을 맡은 차영훈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오늘의 좌절, 실패, 부끄러움, 자괴감이 너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며 “캐스팅을 놓고 왈가왈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 배우가 정말 잘 표현해 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