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영 기수가 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9회 코리안더비를 마치고 사인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경마 황태자' 문세영 기수(45)가 현역 생활을 마치고 조교사로 인생 2막을 연다.
문세영 기수는 지난 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9회 코리안더비를 자신의 현역 마지막 경주로 택했다. 코리안더비는 한국 경마서 가장 권위 있는 무대다. 그는 이번 대회 경주마 '머스킷클리버'와 함께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세영 기수는 그의 아내 김려진 아나운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수로서 하루하루 후회 없는 경주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에게 정신 차리고 경주에 임해야 한다는 압박감만 줬지, 칭찬해준 적이 없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정말 열심히 달렸고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교 시절 내내 태권도복을 입은 문세영 기수는 우연한 권유로 한국 경마에 발을 내디뎠다. 그 우연이 한국 경마의 역사를 바꿔놓았다는 평이다.
2001년 경주로에 처음 선 문세영 기수는 데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 2003년 최단기간 100승, 2008년 연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특히 2014년엔 박태종 기수의 최단 1000승 기록이 10년 만에 깨졌다. 박 기수가 데뷔 6150일 만에 이룬 기록을, 문세영 기수는 4789일 만에 달성했다.
문세영 기수는 지난 2020년 한국경마 98년 역사 속 15번째 영예기수로 헌액됐다. 15년 경력·800승의 기본 조건 위에, 조교사·동료 기수·심판·팬이 함께 평가하는 다면적 품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자리였다. 성적만이 아닌 사람됨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헌액 당시 그는 "영예기수는 기수로서 마지막 관문이라 생각한다. 기수로서 성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경마계 관계자들은 그에게 '황태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문세영 기수는 지난해 3월 29일 하루 4승을 몰아치며 한국 경마 역사상 두 번째 통산 2000승 고지를 밟았다. 수차례 새 역사를 쓴 그의 통산 성적은 9615전 2055승이다. 이는 역대 최다승 보유자 박태종 기수(2249승)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문 기수는 대상경주 48회 우승, 최우수 기수 10회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끝난 제29회 코리안더비서 마지막 경주를 마치고 들어오는 문세영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문세영 기수는 '지금이순간', '청담도끼', '문학치프', '어마어마', ‘심장의고동’, ‘라온더파이터’ 등 명마들과 함께 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22년 코리아 스프린트 대회는 특별하다. 문세영 기수는 '어마어마'와 함께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국 기수 최초의 국제등급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문세영 기수는 지난해 12월 경주 중 연쇄 낙마 사고로 흉추 골절 진단을 받았다. 치료 후 재활을 준비했지만 긴 고민 끝에 스스로 채찍을 내려놓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경마 인생은 끝이 아니다. 오는 7월 신인 조교사로 다시 경마장에 선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6월 공식 은퇴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끝난 제29회 코리안더비서 마지막 경주를 마친 문세영 기수가 동료들이 준비한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