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의 제주 애플망고빙수.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특급호텔의 대표적인 여름 디저트인 애플망고빙수 가격이 올해도 줄줄이 인상되며 15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여름 한정 럭셔리 디저트의 '센터' 격인 애플망고빙수가 어김없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풍성하게 올린 애플망고와 화려한 플레이팅, 여기에 한정 판매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며 매년 이 시기 호텔 빙수의 가격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다.
올해 주요 특급호텔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책정한 곳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로 파악됐다. 포시즌스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14만 9000원으로 가격을 동결했으나, 여전히 주요 호텔 중 최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망고빙수 신드롬의 원조인 서울신라호텔은 라운지 바 '더 라이브러리'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지난해 11만원에서 올해 13만원으로 2만원 인상했다. 시그니엘 서울 역시 지난해 13만원에서 올해 13만 5000원으로 가격을 높였으며, 롯데호텔 서울은 R 사이즈 기준 지난해 11만 원에서 올해 12만원으로 조정했다.
이외에도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이 제주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으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워커힐 호텔 또한 지난해보다 1만원 오른 9만 5000원으로, JW 메리어트 동대문도 7만8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가격을 높였다. 호텔업계는 제주산 애플망고 등 고급 과일 가격 상승과 인건비, 임차료, 서비스 비용 부담을 가격 인상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고가의 프리미엄 빙수들 사이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목받는 곳도 있다. 르메르디앙 명동은 애플망고빙수를 4만 2000원에 내놓으며 다른 특급호텔 대비 뛰어난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 불황과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인 '스몰 럭셔리'와 실속을 챙기는 '가성비' 트렌드가 맞물리며 나타난 소비 양극화의 단면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텔업계가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배경에는 여전히 고급 외식에 대한 욕구가 버티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호텔 빙수나 뷔페는 단순 식사가 아니라 호텔의 서비스나 계절적 경험을 함께 소비하는 복합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은 탓에, 가격이 올라도 기념일과 가정의 달 같은 이벤트성 수요가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애플망고빙수는 제주신라호텔에서 시작돼 지난 2011년 서울신라호텔로 판매가 확대됐는데, 당시 가격이 2만7000원이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과일이라는 계절성 식재료를 활용하는 만큼 그 비용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보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호텔 빙수는 소비자들이 매일 구매하는 상품이 아닌 만큼, 체감 물가가 올랐어도 소비에 대한 허들이 높아지진 않는다"고 진단했다.